민주노총이 지난 3월 ‘세계여성의 날’을 앞두고 차별 없는 일자리 보장 등 ‘여성노동자 대정부 요구안’을 발표하고 있다.
장철규 기자 chang21@hani.co.kr
우리말 논술
유형별 논술 교과서 / 12. 도표 분석
■ 기출문제 유형 2 - 성균관대 2008학년도 정시 [난이도 수준-중2~고1]
아래 표는 가상의 임금근로자들의 성, 학력, 생산기여도 및 월평균 임금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 표의 사례들이 [문제 I]의 상반된 입장들과 어떻게 연관되는지 상세한 분석을 통해 밝히시오.
[문제 I] 아래 제시문들(1~4)은 어떤 사회·경제현상에 대한 상이한 관점을 담고 있다. 이 제시문들을 상반된 두 입장으로 분류하고, 각 입장을 요약하시오.
[제시문 1의 내용] 영국에서 최근 30년간 여성 근로자의 전문직 진출 비율이 높아졌지만, 저임금 시간제 근로 여성의 증가 또한 두드러지고 있다. 여성 노동의 열악한 실태는 개인의 능력보다는 사회구조에 따른 성별 직업 분리에 기인한다. 이러한 요소는 남녀 임금격차가 유지되는 주요한 요인 가운데 하나이다.
[제시문 2의 내용] 한국 사회에는 여성에 대한 임금 차별이 존재한다. 이 같은 성별 임금격차의 차별적 요소는 산업보다는 직종에서 두드러진다. 성별 임금격차의 요인을 조사한 결과, 전체 임금격차의 90% 이상을 설명하는 요인으로 교육, 경력, 근속연수 등 생산요소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임금격차의 주원인은 인적 자본 투자에 의한 생산성 차이라 할 수 있다.
[제시문 3의 내용] 남성의 배타적인 이익을 위해 여성에게 특정 직업이 금지되었다. 이러한 불평등의 근거를 만들기 위해 여성의 지적 능력을 폄하하고, 직무 수행의 부적절성을 제기하는 등 여성의 직업 선택에 대한 사회적 억압이 이어져 왔다. 이처럼 여성의 지적 능력을 왜곡하는 사회환경은 공동체에도 피해를 입히는 요인이 된다.
[제시문 4의 내용] 미국의 노동경제학자가 학교교육과 임금과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교육 연한과 임금이 비례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결과는 학교교육이 생산성을 높이고 이것이 임금에 반영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바탕으로 남녀 성별 간 임금격차는 두 성별 간 학력 차에 의한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직장 경력에 따른 인적자본 축적의 차이도 임금격차를 설명하는 또 하나의 요인이다.
■ 해결 전략 주어진 표에 나타난 것은 제시문 내용과 연관된 가상의 사례로, 대졸 및 고졸 남녀 각각의 월평균 임금과 생산기여도를 가상 단위로서 나타낸 것이다. 이를 [문제 I]의 상반된 입장들과 연관시키라는 것이 논제의 요구사항이다. [문제 I]에서는 네 제시문을 상반된 두 입장으로 분류해야 하는데, 제시문 1과 3, 2와 4를 묶어 설명할 수 있다. 제시문 1과 3에서는 남성 중심의 사회구조 및 여성에 대한 편견 등 사회적 인식이 성별 임금격차의 주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반면, 제시문 2와 4에서는 생산성 요인에 속하는 교육, 경력, 근속기간 등의 요인이 임금격차를 유발하는 주요인이라 설명한다. 표에 나타난 수치를 이런 입장과 연결해 설명하려면 A, B, C, D 중 어떤 것들을 서로 비교해야 하는지 결정해야 한다. 성별 임금격차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으므로, 비슷한 조건의 남자와 여자를 비교해야 할 것이다. 학력 요인에서 대졸과 고졸로 분류되므로 대졸 남녀, 고졸 남녀로 비교 대상을 정한 뒤 이들의 생산기여도와 월평균 임금의 관계를 분석해 보면, ‘학력’과 생산기여도 이외에 차별적 요소가 개입하는지 여부를 알아볼 수 있다. 고졸 남자의 경우 생산기여도는 120, 여자는 100이다. 월평균 임금은 각각 180과 150으로 생산기여도 차이에 따라 임금이 책정된 것을 알 수 있다. 즉, 생산성 요소 이외의 성차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반면, 대졸의 경우 남자의 생산기여도는 160, 여자는 150이다. 월평균 임금은 각각 250과 200으로 이들의 임금은 생산기여도와 비례하지 않는다. 이로써 고졸 학력에서는 임금 결정에 있어 학력과 생산기여도 등 생산성 요인에 따라 임금이 차등 결정되지만, 상대적으로 고학력인 대졸 학력의 경우에는 생산성 요소 이외의 차별적 요인이 개입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자료 검색 남녀 임금격차를 보는 시각차 서비스업 시대, 디지털 시대, 그리고 디자인 시대다. 굴뚝 제조업 공장으로 상징되는 무거운 경제에서 이제 정보통신 기술이 주도하는 이른바 ‘무게 없는 경제’(weightless economy)로 바뀌고 있다. 여성 친화적인 경제 환경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도 “제조업을 서비스업처럼 다루라!”고 부르짖고 있다. 이처럼 산업구조가 바뀌면서 노동시장도 지식과 감성에 바탕을 둔 노동을 요구하고 있다. 상품 디자인과 감성이 강조되면서 여성적 감성과 상상력이 상품 개발과 마케팅의 중요한 가치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남성 중심으로 돌아가던 인력 구성에서 탈피해 기업 내 의사결정 구조에 여성의 새롭고 다양한 시각을 적극 참여시켜 혁신을 추구하는 회사도 늘고 있다. ‘다양성의 힘’이다. 매킨지 보고서 등 최근의 많은 연구들은 여성 고용 비율이 높은 기업일수록 영업이익 등에서 더 높은 성과를 낸다는 실증 분석을 제시하고 있다. 관리직에 여성이 많이 진출한 기업일수록 소비자의 요구에 발빠르게 대응해 신제품을 먼저 출시하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도 있다. 이처럼 ‘기업문화’는 달라지고 있다. 그럼 여성 노동자들의 임금 수준은 어떨까? 남녀 간 임금격차가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가별·성별 임금격차 자료(2004년)에 따르면, 한국의 전체 남녀 간 임금격차는 40%(OECD 평균은 약 20%)다. 일본·미국·체코·스페인·헝가리·폴란드 등 그 어느 나라보다 훨씬 높다. 소득분위별로 보면 상위 소득 20%의 남녀 임금격차는 2006년 현재 30%를 밑돌고 있다. 바꿔 말해 중간소득 이하의 임금을 받는 계층일수록 남녀 간 임금 차이가 더 크다는 얘기다. 여성이 임금 페널티를 받는 건 ‘차이’일까, 불합리한 ‘차별’일까? 이는 노동생산성을 이용해 판단해 볼 수 있다. 임금이 생산성의 차이를 반영한다면 차이이고, 동일한 생산성을 갖고 있음에도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더 낮은 임금을 받는다면 차별이라고 할 수 있다.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교육 수준·경력·자격증·성·나이 등 인적 자본 변수들인데, 총 임금격차 가운데 생산성에 영향을 끼치는 이런 ‘관찰 가능한 변수들’이 임금 차이를 낳을 수 있다. 이런 차이 부분을 통제하고도 여전히 존재하는 ‘잔여 임금격차’는 차별로 볼 수 있다. 물론 개개인의 노동생산성이나 차별에 의한 임금격차를 정확하게 측정하기란 사실상 어렵다. 즉 ‘관찰되지 않는 생산성 차이’(근무 태도 등)에 의한 임금 차이도 있을 수 있다. 그런데 한국노동연구원의 ‘여성인력과 생산성’(2000)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성별 임금격차 가운데 38% 정도만 생산성 격차로 설명되고 나머지 62%는 설명되지 못하고 있다. 여성 차별적인 제조업이 약화되고 대신 정보통신·서비스업이 확대되면서 성별 임금격차가 완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꽤 많은 부분이 설명되지 않는 또는 성차별적인 임금격차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성인 남자의 값은 50세겔(고대 화폐단위), 여성이라면 30세겔”이라는 성경의 말씀(레위기)이 2천 년이 지난 지금도 비율 그대로(여성 임금은 남성의 60% 수준) 적용되고 있는 셈이다. 과연 여성은 생물학적으로 능력이 뒤떨어지고 생산성도 남성보다 낮은 것일까? 여성이 남성에 비해 생산성이 낮은지 아닌지에 관해 아직 합의된 정설은 없다. 일부 노동경제학자들은 남녀 간에 임금격차가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사실에 주목한다. 노동시장이 완전경쟁적이라면 여성한테 임금을 차별하는 사용자는 궁극적으로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차별이 아니라, 남녀 간의 ‘관찰할 수 없는 생산성 측면의 차이’를 반영해 임금격차가 존속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그야말로 이론적 설명일 뿐이다. 사실 설명되지 않는 62%에는 명시적인 차별뿐 아니라 관찰되지 않은 영역에서의 수많은 차별이 작용하고 있다. 승진 사다리가 ‘아주 가까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직 멀리 있는’ 이른바 유리천장 차별, 육아·가사노동에 따른 일자리 중단의 차별, 교육훈련에서의 차별 등이다. 동일한 생산성을 갖고 있음에도 여성의 생산성이 낮다는 근거 없는 편견 때문에 고용주가 여성을 불평등 대우하는 ‘통계적 차별’도 있다. 이런 편견 때문에 차별당하는 여성은 스스로 인적 자본에 투자할 의욕을 상실하게 되고, 인적 자본 격차로 인해 차별은 확대재생산되고 고착화된다. 여성 임금근로자 가운데 3분의 2는 각종 여성 보호제도를 제대로 적용받기 어려운 20인 미만 사업장에 근무하고 있다. 임금 차별을 통해 작은 이윤이라도 유지하고 있는 기업들이다. 또 여성 취업자 대다수는 임시·일용직으로, 대한민국 시장경제에서 가장 많이 잃고 있는 노동자는 ‘비정규 여성’이다. 지식기반 경제와 시장은 여성 노동자를 필요로 하면서 동시에 여성에 대한 임금 차별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 -조계완 기자, <한겨레21> 2008년 6월5일
가상의 임금근로자들의 성, 학력, 생산기여도, 월평균 임금수준
[제시문 4의 내용] 미국의 노동경제학자가 학교교육과 임금과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교육 연한과 임금이 비례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결과는 학교교육이 생산성을 높이고 이것이 임금에 반영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바탕으로 남녀 성별 간 임금격차는 두 성별 간 학력 차에 의한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직장 경력에 따른 인적자본 축적의 차이도 임금격차를 설명하는 또 하나의 요인이다.
■ 해결 전략 주어진 표에 나타난 것은 제시문 내용과 연관된 가상의 사례로, 대졸 및 고졸 남녀 각각의 월평균 임금과 생산기여도를 가상 단위로서 나타낸 것이다. 이를 [문제 I]의 상반된 입장들과 연관시키라는 것이 논제의 요구사항이다. [문제 I]에서는 네 제시문을 상반된 두 입장으로 분류해야 하는데, 제시문 1과 3, 2와 4를 묶어 설명할 수 있다. 제시문 1과 3에서는 남성 중심의 사회구조 및 여성에 대한 편견 등 사회적 인식이 성별 임금격차의 주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반면, 제시문 2와 4에서는 생산성 요인에 속하는 교육, 경력, 근속기간 등의 요인이 임금격차를 유발하는 주요인이라 설명한다. 표에 나타난 수치를 이런 입장과 연결해 설명하려면 A, B, C, D 중 어떤 것들을 서로 비교해야 하는지 결정해야 한다. 성별 임금격차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으므로, 비슷한 조건의 남자와 여자를 비교해야 할 것이다. 학력 요인에서 대졸과 고졸로 분류되므로 대졸 남녀, 고졸 남녀로 비교 대상을 정한 뒤 이들의 생산기여도와 월평균 임금의 관계를 분석해 보면, ‘학력’과 생산기여도 이외에 차별적 요소가 개입하는지 여부를 알아볼 수 있다. 고졸 남자의 경우 생산기여도는 120, 여자는 100이다. 월평균 임금은 각각 180과 150으로 생산기여도 차이에 따라 임금이 책정된 것을 알 수 있다. 즉, 생산성 요소 이외의 성차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반면, 대졸의 경우 남자의 생산기여도는 160, 여자는 150이다. 월평균 임금은 각각 250과 200으로 이들의 임금은 생산기여도와 비례하지 않는다. 이로써 고졸 학력에서는 임금 결정에 있어 학력과 생산기여도 등 생산성 요인에 따라 임금이 차등 결정되지만, 상대적으로 고학력인 대졸 학력의 경우에는 생산성 요소 이외의 차별적 요인이 개입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자료 검색 남녀 임금격차를 보는 시각차 서비스업 시대, 디지털 시대, 그리고 디자인 시대다. 굴뚝 제조업 공장으로 상징되는 무거운 경제에서 이제 정보통신 기술이 주도하는 이른바 ‘무게 없는 경제’(weightless economy)로 바뀌고 있다. 여성 친화적인 경제 환경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도 “제조업을 서비스업처럼 다루라!”고 부르짖고 있다. 이처럼 산업구조가 바뀌면서 노동시장도 지식과 감성에 바탕을 둔 노동을 요구하고 있다. 상품 디자인과 감성이 강조되면서 여성적 감성과 상상력이 상품 개발과 마케팅의 중요한 가치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남성 중심으로 돌아가던 인력 구성에서 탈피해 기업 내 의사결정 구조에 여성의 새롭고 다양한 시각을 적극 참여시켜 혁신을 추구하는 회사도 늘고 있다. ‘다양성의 힘’이다. 매킨지 보고서 등 최근의 많은 연구들은 여성 고용 비율이 높은 기업일수록 영업이익 등에서 더 높은 성과를 낸다는 실증 분석을 제시하고 있다. 관리직에 여성이 많이 진출한 기업일수록 소비자의 요구에 발빠르게 대응해 신제품을 먼저 출시하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도 있다. 이처럼 ‘기업문화’는 달라지고 있다. 그럼 여성 노동자들의 임금 수준은 어떨까? 남녀 간 임금격차가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가별·성별 임금격차 자료(2004년)에 따르면, 한국의 전체 남녀 간 임금격차는 40%(OECD 평균은 약 20%)다. 일본·미국·체코·스페인·헝가리·폴란드 등 그 어느 나라보다 훨씬 높다. 소득분위별로 보면 상위 소득 20%의 남녀 임금격차는 2006년 현재 30%를 밑돌고 있다. 바꿔 말해 중간소득 이하의 임금을 받는 계층일수록 남녀 간 임금 차이가 더 크다는 얘기다. 여성이 임금 페널티를 받는 건 ‘차이’일까, 불합리한 ‘차별’일까? 이는 노동생산성을 이용해 판단해 볼 수 있다. 임금이 생산성의 차이를 반영한다면 차이이고, 동일한 생산성을 갖고 있음에도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더 낮은 임금을 받는다면 차별이라고 할 수 있다.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교육 수준·경력·자격증·성·나이 등 인적 자본 변수들인데, 총 임금격차 가운데 생산성에 영향을 끼치는 이런 ‘관찰 가능한 변수들’이 임금 차이를 낳을 수 있다. 이런 차이 부분을 통제하고도 여전히 존재하는 ‘잔여 임금격차’는 차별로 볼 수 있다. 물론 개개인의 노동생산성이나 차별에 의한 임금격차를 정확하게 측정하기란 사실상 어렵다. 즉 ‘관찰되지 않는 생산성 차이’(근무 태도 등)에 의한 임금 차이도 있을 수 있다. 그런데 한국노동연구원의 ‘여성인력과 생산성’(2000)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성별 임금격차 가운데 38% 정도만 생산성 격차로 설명되고 나머지 62%는 설명되지 못하고 있다. 여성 차별적인 제조업이 약화되고 대신 정보통신·서비스업이 확대되면서 성별 임금격차가 완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꽤 많은 부분이 설명되지 않는 또는 성차별적인 임금격차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성인 남자의 값은 50세겔(고대 화폐단위), 여성이라면 30세겔”이라는 성경의 말씀(레위기)이 2천 년이 지난 지금도 비율 그대로(여성 임금은 남성의 60% 수준) 적용되고 있는 셈이다. 과연 여성은 생물학적으로 능력이 뒤떨어지고 생산성도 남성보다 낮은 것일까? 여성이 남성에 비해 생산성이 낮은지 아닌지에 관해 아직 합의된 정설은 없다. 일부 노동경제학자들은 남녀 간에 임금격차가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사실에 주목한다. 노동시장이 완전경쟁적이라면 여성한테 임금을 차별하는 사용자는 궁극적으로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차별이 아니라, 남녀 간의 ‘관찰할 수 없는 생산성 측면의 차이’를 반영해 임금격차가 존속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그야말로 이론적 설명일 뿐이다. 사실 설명되지 않는 62%에는 명시적인 차별뿐 아니라 관찰되지 않은 영역에서의 수많은 차별이 작용하고 있다. 승진 사다리가 ‘아주 가까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직 멀리 있는’ 이른바 유리천장 차별, 육아·가사노동에 따른 일자리 중단의 차별, 교육훈련에서의 차별 등이다. 동일한 생산성을 갖고 있음에도 여성의 생산성이 낮다는 근거 없는 편견 때문에 고용주가 여성을 불평등 대우하는 ‘통계적 차별’도 있다. 이런 편견 때문에 차별당하는 여성은 스스로 인적 자본에 투자할 의욕을 상실하게 되고, 인적 자본 격차로 인해 차별은 확대재생산되고 고착화된다. 여성 임금근로자 가운데 3분의 2는 각종 여성 보호제도를 제대로 적용받기 어려운 20인 미만 사업장에 근무하고 있다. 임금 차별을 통해 작은 이윤이라도 유지하고 있는 기업들이다. 또 여성 취업자 대다수는 임시·일용직으로, 대한민국 시장경제에서 가장 많이 잃고 있는 노동자는 ‘비정규 여성’이다. 지식기반 경제와 시장은 여성 노동자를 필요로 하면서 동시에 여성에 대한 임금 차별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 -조계완 기자, <한겨레21> 2008년 6월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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