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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디지털 기술과 ‘약한 유대’

등록 2008-09-28 16:35수정 2008-09-28 16:40

우리말 논술
유형별 논술 교과서 / 13. 문제점 설명

관련논제 해결하기 [난이도 수준-고2~고3]

■ 기출유형 1 (문제점 서술) 아래 글에서 언급한 ‘약한 유대’의 문제점을 개인과 사회 각각의 관점에서 설명하시오. (500자 내외)

유비쿼터스 시대에는 일종의 ‘치고 달리기(hit-and-run)’식 인간관계가 만연하면서 수많은 단기적 인간관계들이 양산될 것이다. 이들 인간관계의 특징은 사람들의 헌신이 필요 없거나 강요되지도, 요구되지도 않는 일회성의 단발적인, 약한 유대로 지탱된다는 것이다.

일상적인 상호작용과 대화가 곧 관계이다. 잠깐 동안 일어나는 것처럼 보이는 간단한 대화와 사소한 기호의 교환은 그 당사자가 그들 사이에 공유되는 의미를 생산한다는 점에서 관계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일상적인 행동들이 사회적 유대나 관계를 형성하는 역할을 한다. 이용자들의 자유로움과 편의성에 따른 일시적이고 즉흥적인 만남이 보편적인 사회관계로 발전하는 경우, 약한 유대 관계가 성행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전에는 많은 정보를 통해 깊은 관계를 형성했던 데 반해 적은 정보에 기초한 약한 유대 관계에 빠져드는 불안정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비록 과거처럼 깊은 유대감과 끈끈한 결속력이 있는 관계는 아니지만 그보다 더 다양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관계 구축이 가능할 수도 있다. 그래서 개인들은 정보의 가치를 더욱 높게 인식하고, 그런 정보와 연계되는 관계를 가능하게 해 주는 디지털 기술에 더욱더 집착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연결성이 강화되어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영역은 확장되었지만 개인이 향유할 수 있는 일차적 인간관계 영역은 그만큼 축소되었음을 뜻하며, 동시에 이차적 인간관계가 늘어나면서 한층 복잡한 관계망이 형성됨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관계가 많이 만들어지고 복잡해질수록 쉽게 만나고 금방 헤어지는 수많은 단기적 인간관계가 성행할 것이다. 그 결과 우리는 인간관계에 대한 감성적 만족을 갈망하면서 원초적 인간관계를 다시 그리워할지도 모른다.

-김유정, <디지털 촌수, 변화하는 인간관계>, 107~108쪽.


환경파괴가 몰고 온 재앙

■ 기출유형 2 (문제점 분석) 제시문 (가)를 바탕으로 (나)에서 지적한 현상이 초래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서술하시오. (500자 내외)

(가) 이스터 섬의 숲이 완전히 사라진 이유는 친절해 보이는 섬사람들이 예외적으로 나쁜 짓을 하거나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이 없었기 때문은 아니다. 오히려 그들은 태평양에서 환경적으로 가장 취약한 지역, 요컨대 삼림 파괴가 일어날 가능성이 가장 큰 땅에서 산 불운한 사람들이었다.

이스터 섬은 외딴 섬이었다. 그 때문에 자원의 지나친 개발로 인해 스스로 붕괴한 사회의 전형을 보여준다. 환경으로 인한 붕괴와 관련한 다섯 가지 요인이 있다. 환경 파괴, 기후 변화, 적대적인 이웃, 우호적인 무역국, 환경 문제에 대한 사회의 대응 등이다. 이스터 섬에서는 이들 요인 중 두 가지, 즉 적대적인 이웃의 공격과 우호적인 이웃의 지원이란 요인이 어떠한 역할도 하지 않았다. 이스터 섬에 인간이 정착한 이후로 섬사람들이 접촉한 적국이나 우방이 있었다는 증거는 어디에서 없다. 물론 몇 척의 카누가 우연히 이스터 섬에 상륙하기는 했겠지만 그런 접촉이 위험한 공격이나 중대한 지원으로 발전할 만큼 큰 규모는 아니었을 것이다. 기후 변화 요인에 있어서도 뚜렷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는다. 결국 이스터 섬의 붕괴를 부추긴 요인으로 두 가지가 남는다. 하나는 인간으로 인한 환경 훼손, 특히 삼림 파괴와 조류의 멸종이고, 다른 하나는 정치·사회·종교적 요인이다. 이스터 섬은 외딴 섬이어서 이주를 안전판으로 삼을 수 없었고, 각 부족들 간의 세력을 경쟁적으로 과시하는 과정에서 거대한 석상 세우기에 전념했으며, 이 과정에서 더 많은 나무와 밧줄과 식량을 필요로 했던 것이다.

삼림 파괴로 인해 이스터 인들은 먼 바다로 나갈 카누를 만들 나무를 구할 수 없었다. 이에 따라 어류와 같은 야생 식량 자원의 공급이 급속히 줄어들었다. 또 비와 바람으로 인한 토양 침식을 막아 줄 숲이 없었으므로, 농경지가 점차 줄어들게 되었고, 남은 농경지마저도 퇴비로 사용할 나뭇잎이나 열매, 작은 나뭇가지 등을 구할 수 없게 됨에 따라 급속히 황폐해졌다. 결국 곡물 생산량도 크게 줄어들었다.

살아남은 섬사람들이 구전으로 전해 준 기아의 참상은 ‘모아이 카바카바(moai kavakava)’라는 작은 석상의 확산에서 분명히 확인된다. 야윈 뺨과 갈비뼈를 선명히 드러낸 굶주린 사람의 모습이다.

-제러드 다이아몬드, <문명의 붕괴>에서 발췌.

(나) 물질과 에너지의 이동을 기준으로 계(system)는 크게 고립 계, 닫힌 계, 열린 계로 구분된다. 물질과 에너지의 이동이 모두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고립 계라고 한다. 열린 계는 반대로 물질과 에너지의 이동이 모두 가능한 상태이다. 닫힌 계는 에너지는 이동할 수 있지만, 물질 이동은 일어나지 않는 체계이다. 지구는 닫힌 계에 속한다. 지구 환경을 구성하는 기권, 수권, 암권, 생물권 등은 각각 독립되어 있지만 지구라는 닫힌 계 내에서 지속적으로 상호작용하고 있다.

지구에서 에너지의 이동은 태양에너지의 유입과 반사로 설명된다. 태양으로부터 나오는 에너지는 지구 표면을 데우고 세계의 기후를 변화시킨다. 한편 지구는 그가 받은 에너지를 우주 공간으로 반사하여 되돌려 보낸다. 그런데 대기 성분 중 수증기나 이산화탄소 같은 성분은 온실의 유리창처럼 지구가 우주로 복사시키는 열의 일부를 잡아서 지표면 쪽으로 다시 복사시킨다. 만일 이 자연적인 온실 효과가 없다면 지구의 온도는 지금의 쾌적한 +14도가 아니라 약 -18도일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현재 이 온실 효과가 순전히 자연적인 것만이 아니라는 데 있다. 오늘날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산업혁명이 시작될 무렵보다 30퍼센트나 높다. 메탄의 농도는 배로 높아졌다. 그리고 질소 산화물의 농도도 15퍼센트 높아졌다. 대기 성분의 이런 변동은 지구 대기의 열을 가두는 능력을 자연 상태보다 훨씬 높게 만들었다.

인간의 산업 활동이 가져온 또 하나의 결과는 오존 양의 감소이다. 지구의 대기는 몇 개 층으로 나뉘어 있는데 맨 아래층이 대류권으로서 지표에서부터 10킬로미터 상공까지가 이에 속한다. 그 바로 위층이 성층권으로서 지상 10킬로미터에서부터 지상 50킬로미터까지가 이에 속한다. 이 층에서 태양열의 일정 부분을 흡수하여 지구 표면에 도달하지 못하게 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이 층이 자외선을 흡수한다는 사실이다. 자외선은 몇몇 농작물과 몇몇 해양 생물을 해친다. 그리고 인간에게는 피부암과 그 밖의 의학적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 성층권에서는 오존 분자가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파괴되는 현상이 반복되는데 전체적인 오존 총량은 항상 일정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적어도 수 십 년 전까지는 그랬다. 그런데 지난 반세기 이상 동안 염화불화탄소(Chloro fluorocarbon)를 냉매나 분사제로 대량 사용한 탓에 대기 중의 오존 양을 감소시켜 지구를 보호하는 오존층에 손상을 가져왔다. 그 결과 남극 하늘에 유명한 ‘오존 구멍’이 생긴 것을 비롯하여 세계 도처에서 오존 양이 최고 10퍼센트까지 감소했다.

-브라이언 페이건, <기후는 역사를 어떻게 만들었는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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