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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공교육에서도 자유로운 생각 키워줘야죠”

등록 2008-10-05 20:11

공교육 안에서 가능한 창의력 교육에 대해 고민하고 구체적인 방법론들을 내놓고 있는 서울초등창의력교육연구회 임원들.(왼쪽부터 이봉애 사무국장, 고영택 회장)
공교육 안에서 가능한 창의력 교육에 대해 고민하고 구체적인 방법론들을 내놓고 있는 서울초등창의력교육연구회 임원들.(왼쪽부터 이봉애 사무국장, 고영택 회장)
초등교사 350여명 회원
구체적 창의 교수법 연구
연수 개설·교과서 집필도
“앞으로의 교육 환경에선 교사의 구실이 달라져야 해요. 가르치는 사람으로 남으면 안 되죠.”

서울초등창의력교육연구회(www.sec.or.kr) 임원들이 말하는 교사의 정의는 전통적인 교사상과는 다르다. 고기 잡는 법을 쉴새 없이 설명하는 시대는 갔다. 이젠 고기를 잡을 수 있는 환경에 데려가 스스로 고기를 잡아 보도록 도와야 한다. 물론 손놓고 바라만 봐서는 안 된다. 문제 해결을 돕는 안내자 구실을 제대로 해야 한다. 이들은 그동안 창의력 교수법들을 연구해 실제 수업에 적용해 왔다.

“초기엔 창의력교육학회에서 알게 된 이들로 구성됐죠. 이 학회가 97년에 발족했는데 학회 활동 중에 교사들끼리 의기투합을 해보면 어떨까 해서 모이게 됐어요. 그게 2001년도죠. 공부와 자료 공유 차원에서 시작한 건데 회원 수가 벌써 350여명이네요.”(고영택 회장, 서울 중곡초 교장)

창의적 재량활동이 나오면서 관심이 있어 찾아온 교사들도 많아졌다. 스무 명 정도 되는 주요 임원들은 두 달에 한 번꼴로 모인다. 2001년 겨울을 시작으로 매년 여름과 겨울에 열리는 전국 교사 대상 연수, 창의력 관련 자료집과 교과서 집필 등을 통해 모임은 튼실해지고 있다.

이봉애 사무국장(서울 상경초 교감)은 “관심이 있어 찾아오는 교사들 가운데도 창의적 문제 해결력에 대한 개념 정립이 안 된 분들이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지식을 주입하는 식의 교육 방법이 남아 있는 탓도 있다.

“창의적 문제해결이나 창의적 사고 등을 얘기하곤 하는데, 이건 그야말로 아이들 스스로 해 보게 하는 활동입니다. 창의성 전반에 대한 오해들도 적지 않아요. 이런 능력들이 태어날 때부터 주어지는 것이고 계발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대표적이죠.”(고영택 회장)

창의적 문제 해결력을 길러주기 위해선 안내자로서 교사의 구실이 가장 중요하다. 문제를 주고 풀어보게 한 다음 답을 알려주는 방식의 수업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유도하는 새로운 수업이 관건이다. 고 회장은 “지금까지 시도한 창의력 교육을 보면 교사가 환경을 만들어주고 유도하는 것에 따라 생각이 확장되는 게 보인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우리 학교 학생들은 아침 자율학습 시간에 동그라미가 그려진 창의력 학습지를 받고 이걸 마음껏 채우는 활동을 해요. 처음엔 대부분이 눈·코·입을 그리는데, 일주일이 지나면 그 옆에 동그라미와 관련된 다른 그림들이 나오기 시작하죠. 집을 배경으로 그리는 아이도 있고, 저마다 다 다른 배경을 만들어요. 나중에 왜 이런 그림이 나왔는지 발표하게 하면 어떤 사고를 거쳐 이걸 완성했는지 알 수 있죠.”(고영택 회장)


교사의 의지와 인내심, 그리고 애정도 필수적이다. 고 회장은 “답을 찾아가는 능력이 특별히 공부 잘하는 아이들에게만 있는 게 아니라 모든 아이들에게 잠재된 능력이란 것부터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과사전식 지식이 아니라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는 자료들을 제시할 수 있어야죠. 색종이나 신문 등 자료들은 무척 많아요. 가장 중요한 건 교사들 스스로 교육에 대한 발상 전환을 하는 겁니다.”(이봉애 사무국장)

올해 연구회가 마련한 여름 연수는 예년보다 더 빠른 마감을 기록했다. 생생한 사례가 담긴 강사진들의 강의를 만날 수 있고 자료집도 얻어 가니 교사들로서는 반가운 일이다. 사실 연구회 임원들은 일종의 ‘자원봉사’로 창의력 관련 정보들을 모으고 제공한다. 애초에 이익을 목적으로 한 게 아니기에 이들은 고민을 털어놓는 교사들이 많아질수록 더욱 신바람이 난다고 했다. 고 회장은 “공교육 안에서 이런 시도가 가능하다고 여기는 이들이 많아졌으면 한다”고 했다.

글·사진 김청연 기자 carax3@hanedui.com


독창적 방식으로 문제 푸는 힘

‘창의적 문제 해결력’이란

창의성, 창의력, 창의적 문제 해결력 등을 두고 혼란스러워하는 이들이 많다. 실제로 막연히 새로운 걸 두고 ‘창의적’이라고들 말하는 이들이 있지만 정확한 답은 아니다. 2005년 교육인적자원부에서 낸 <창의성교육 프로그램 개발 연구 보고서>에선 창의성을 “새로운 독창적 행동과 적절하며 유용한 결과를 포함하는 생각이나 행동”으로 정의하고 있다. 서울초등창의력교육연구회 이봉애 사무국장은 “창의성이 있는 학생들은 이미 알고 있거나 기억하고 있는 지식 외에 새로운 것을 계속해서 찾아보고 만들어 내려고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창의적 문제 해결력이란 무엇일까? 창의력이 완성단계에 이르러 실제 주어진 문제를 자신의 독창적인 방식으로 풀어가는 것을 말한다. 7차 교육과정에선 ‘기초 능력을 토대로 창의적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을 목표로 세워두고 이 능력을 계발하도록 강조하고 있다. 창의적 재량 활동 시간을 마련해 기존의 교과서 수업방식과는 다른 형식의 수업을 하거나 문제를 풀어보게 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창의적 문제 해결력은 우리 시대 교육의 열쇳말 가운데 하나다. 실제 이런 능력을 평가하는 문제들도 나오고 있고 당장 대학입시 관문 가운데 논술, 수능 문제 유형들도 이 능력을 평가하는 방법으로 출제된다. 하나의 답을 기계적으로 도출하는 문제가 아니라 주어진 지문들을 읽고 이를 해석하고 자신만의 해결능력을 찾는 과정을 평가하는 유형들이다. 김청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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