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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넘힘들다” →고1 반란← “이해부족”

등록 2005-05-04 19:06수정 2005-05-04 19:06


'촛불시위' 문자 폭주…일부선 “흥분 가라앉히자”
“학교정상화 긍정적” …“본고사 부활 대안안돼”

일부 고1 학생들이 내신 위주의 새 대입안에 반대하는 촛불집회 개최 움직임을 보이면서 교육계가 술렁이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교사와 교육당국은 일부 고1 학생들의 분노가 새 대입안에 대한 오해와 과장 보도로 인해 표출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 “학업 부담 너무 크다”=“[고1 전체] 현 고1 내신위주 대입제도 반대 촛불시위 5/7일 7시 광화문 앞!! 돌려.”

서울을 중심으로 고등학교 1년생들의 휴대전화에 하루에 몇차례씩 들어오는 문자메시지 내용이다. 9등급 상대평가로 바뀐 내신 평가체제 때문에 학업 부담이 너무 커져 개선책을 요구하겠다는 것이다.

부천 ㅂ여고의 정아무개(16)양은 “중간고사 문제도 너무 어려웠고 이런 시험을 3년 내내 수능 보듯이 힘들게 치를 생각을 하니 촛불집회에 동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부산 ㅎ고의 반아무개(16)군도 “내신 중심으로 가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현실이 우리 학생들에게 너무 힘들다”며 “어느 정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촛불집회를 열고자 하는 학생들의 마음이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이들의 집회와 비슷한 시간대에 ‘자살 학생들을 위한 추모제’를 계획한 ‘21세기 청소년공동체 희망’ 쪽은 추모제가 ‘내신 등급제 반대’로 변질되는 것에 대해 당황하고 있다. 이 단체의 이근미 사무국장은 “추모제는 현재 성적 문제와 학교폭력 문제로 잇따라 자살하는 학생들을 추모하고 교육에 대한 사회의 관심을 모으려는 행사일 뿐”이라며 “새 대입안과 관련된 행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오래전부터 활동하던 ‘내신 등급제 반대 추진’ 카페도 “우리는 광화문 시위를 주최하지 않는다”며 “흥분을 가라앉히고 시위에 참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공지했다.

◇ “학교교육에 긍정 요소 많아”=서울 ㄱ고 김아무개 교사는 “학생들의 학습태도가 내신으로 누적되고 이를 바탕으로 상급학교에 진학하는 방법은 현재 채택할 수 있는 가장 타당한 대입제도 가운데 하나”라며 “내신이 강화된 뒤 학생들이 수업에 더 집중하는 등 일선학교에서 교육 정상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ㄱ고 송아무개 교사도 “교사들이 수업 준비에 더 신경을 쓰는 것도 긍정적 변화의 하나”라며 “다만 학생 처지에서 보면 부담이 커진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일부 학생들은 잘못된 사실을 기초로 ‘표적 없는 분노’를 터뜨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들의 대부분은 △대학이 아직 전형계획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이고 △내신 가운데 일부 과목만 반영하고 △대학들이 내신과 함께 수능이나 논술도 주요하게 반영한다는 기초적 사실도 알지 못했다.


실제 대학들은 모집단위 특성에 따라 내신 반영 과목을 달리하고 있다. 예체능의 경우는 내신 교과 성적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 학생들은 ‘동일계열 특별전형’이 도입돼, 이 경로로 진학할 경우 내신 교과로 인한 불이익을 상쇄할 수 있다. 특목고의 하향 전학도 일부 보도와는 달리 현재 예년 수준일 뿐이다. 최근 언론에 보도된 자살 학생들도 대부분이 내신 강화가 적용되는 고1이 아니라 고3 학생들이다. 이들의 자살이 새 대입안과 관련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송아무개 교사는 “학생들의 불만 표출은 있을 수 있다”며 “문제는 이를 큰 난리라도 난 것처럼 ‘이런데도 내신을 고집할 거냐, 본고사로 가자’고 몰아가는 일부 세력”이라고 주장했다.

◇ 5월중 학업부담 경감대책 내놓겠다=윤웅섭 교육부 학교정책실장은 4일 기자회견에서 대학들이 6월까지 입학전형 계획의 원칙과 방향을 확정해 발표하고, 세부안은 9~12월 사이에 내놓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진학을 희망하는 대학이나 모집단위가 어떤 전형요소에 중점을 두는지를 파악해 적절하게 대비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이달 안으로 중간고사 이후 실태조사를 실시해, 이를 토대로 학업부담 경감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아울러 학교의 교사별 평가계획과 출제문항을 1학기부터 홈페이지 등에 공개하도록 했다. 또 수행평가가 비슷한 시기에 집중되지 않도록 사전 조정하는 방식으로 학업부담을 줄여나갈 방침이다. 논술 관련 사교육 수요를 줄이기 위해 교육방송을 통해 모두 400편의 논술프로그램도 제공하기로 했다. 강성만 이형섭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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