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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보편적 가치와 특수성을 조화시켜라

등록 2009-01-04 16:52수정 2009-01-04 16:56

우리말 논술
과목별 논술교과서 / 1. 국사 교과서로 논술 접근하기

논점 2. 세계화 시대의 올바른 역사의식 [난이도 수준-중2~고1]

■ 교과서 읽기

1. 한국사의 보편성과 특수성


모든 민족의 역사에는 보편성과 특수성이 함께 존재한다. 따라서 역사를 바르게 이해한다는 것은 세계사적 보편성과 지역적 특수성을 균형 있게 파악함을 의미한다.

우리 민족은 외부 세계와 접촉이 빈번하였던 만주와 한반도에 자리 잡고 역사적 삶을 영위해 왔다. 그 후, 활동 무대가 한반도로 좁아지기는 하였지만, 국토의 자연환경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다양한 민족과 국가들과 문물을 교류하면서 내재적인 변화와 발전을 이룩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 민족은 세계의 모든 민족이 그랬던 것처럼 자유와 평등, 민주와 평화 등 전 인류의 공통된 가치를 추구해 왔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우리 역사의 보편성을 찾을 수 있다.

한편, 우리 민족은 반만 년 이상의 유구한 역사를 이어 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국가에 대한 충성, 부모에 대한 효도가 중시되고 두레, 계, 향도와 같은 공동체 조직이 발달하는 등 우리 민족의 특수성이 나타났다. 한국사의 이해는 우리 민족의 역사적 삶의 특수성을 이해하고 그 가치를 깨우치는 것이어야 한다. 우리 역사와 문화의 특수성에 대한 이해는 한국사를 바르게 인식하는 데 기초가 될 뿐만 아니라, 우리가 민족적 자존심을 잃지 않고 세계 문화에 공헌하는 데에도 필요하다.

2. 민족 문화의 이해

흔히 현대를 세계화 시대라고 한다. 이는 정보 통신 기술과 교통의 발달로 점점 긴밀해지고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세계화 시대의 역사의식은 안으로 민족 주체성을 견지하되, 밖으로는 외부 세계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개방적 민족주의에 기초해야 한다. 내 것만이 최고라는 배타적 민족주의도, 내 것을 버리고 무조건 외래의 문화만 추종하는 것도 모두 세계화 시대에는 버려야 할 닫힌 사고이다.

아울러 세계화 시대의 시대적 요청은 인류 사회의 평화와 복리 증진 등 인류 공동의 가치를 추구하려는 진취적 역사 정신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고등학교 <국사>


■ 교과 심화

한국사의 보편성과 특수성

역사의 연구는 개별성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구체적인 과거의 사실 자체에 대한 구명을 꾀하는 것이 역사적인 것이다. 가령 고구려의 한족과의 투쟁을 고구려라든가 한족이라든가 하는 구체적인 요소들을 빼 버리고, 단지 “자주적 대제국이 침략자와 투쟁했다.”고만 서술해 버린다면 그것은 한국사일 수가 없다. 요컨대 일정한 시대에 활약하던 일정한 인간 집단의 구체적 활동에 대한 서술을 빼면 그것은 역사일 수가 없는 것이다. 이것은 사회적인 현상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가령 화백회의를 설명하는 데 있어서 “귀족 회의가 있었다.”라고만 한다면 그것이 바람직한 설명일 수가 없는 것이다. 이것은 문화적인 현상에 있어서도 다를 바가 없다. 석굴암의 미술을 설명하면서, 신라의 경덕왕대라든가 김대성이라든가 조각의 기법이라든가에 대한 설명을 빼고, 그저 “우수한 미술품이 만들어졌다.”고만 한다면, 이것은 물론 무의미한 서술임이 분명하다.

그런데 이 같은 역사의 개별성이 특수성으로 이해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이 특수성은 흔히 고유성과 상통하는 것으로 생각되어 왔던 것이다. 민족주의 사학의 경우가 그러한 예에 속한다. 가령 신채호가 한국사의 성쇠를 한국의 고유 사상이었다고 생각한 ‘낭가 사상(郎家思想)’ 의 성쇠에 의하여 좌우되었다고 이해한 것은 그러한 예가 될 것이다. 또 최남선이 ‘조선 정신’에 의해서 한국사를 이해하려고 한 것도 그러한 예에 들 것이다. 전자가 ‘낭가 사상’이라는 구체성을 띤 사상 체계를 가지고 한국사를 설명하는 논리적인 일관성을 지니고 있는 데 대해서, 후자는 역사뿐만 아니라 자연 속에서까지 찾을 수 있다고 믿은 추상적인 ‘조선 정신’으로써 설명하려는 초논리적인 면을 드러내고 있다. 이 이지적인 것과 낭만적인 것과의 차이는 중요한 것이며, 신채호가 끝내 민족을 위하여 순(殉)할 수 있고 최남선이 변절을 하게 되는 분기점을 나타내 주는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특수성을 강조한다는 관점에서 볼 때에 양자는 같은 입장에 서 있었다고 하겠다. 같은 민족주의 사학자라도 박은식이나 정인보의 경우에는, 비록 그러한 표현을 쓰고 있지는 않으나, 보편성의 기초 위에서 한국사를 보고 있다. 박은식이 역사의 근본으로 생각한 ‘혼(魂)’ 혹은 정인보가 강조한 ‘얼’은 인류 공유의 것이었다. 그러므로 그것은 보편성의 성질을 띤 것이었다. 따라서 이들은 인간의 보편성을 토대로 하고 한국사를 이해하려고 한 것이다. 그러나 박은식에 의하면 혼은 민족마다 다 있지만 또 각기 다른 것이었다. 가령 중국의 혼은 문학에 의탁을 하였고, 돌궐의 혼은 종교에 의탁하는 등의 차이점이 있다고 본 것이다. 이러한 특수성이라기보다는 고유성의 강조는 일제의 침략 속에서 민족 정신을 고취하려는 것이었으며, 따라서 그럴 만한 역사적 의의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이론은 한국 민족을 인류로부터 고립시키고 한국사를 세계사로부터 유리(遊離)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또 결국은 민족의 우열론(優劣論)으로 기울어져 독일의 나치즘이나 일본의 군국주의를 자라나게 한 것과 같은 온상(溫床)을 제공해 주는 결과를 가져올 염려도 있다. 그러므로 이것은 결코 바람직한 이해 방법이라고는 할 수가 없다.

-이기백, 사학자로 한림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한국사 신론>, <민족과 역사>, <신라 정치 사회사 연구> 등이 있다.


■ 논제 해결

다음 제시문을 읽고, 우리나라가 지향해야 할 민족 문화의 방향에 대하여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동국대 기출 변형)

<제시문>

지구는 하나의 마을이 되었다. 그러나 그것은 잠재적으로 그러하다. 왜냐하면 인류 역사상 지구 전체가 국경으로 분할된 수많은 나라로 이처럼 잘게 쪼개진 적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이러한 모순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어떻게 세계화의 경향과 민족주의의 부활이 공존할 수 있는가? 왜 새로운 국가의 출현은 멈추지 않는가? 우리의 세계에는 약 3000개의 민족적·문학적·언어적 단위 가 살고 있다고 말하는데, 과연 어떤 원리로 민족국가를 지향하고자 하는 의지에 맞설 수 있을까? 아니면 우리가 몇몇 제국주의를 중심으로 한 세계의 재구성을 향해 나아갈 것인가? 세계화 또는 민족주의화, 민주적 자본주의를 중심으로 한 이념적 통일 또는 새로운 이념을 중심으로 한 소국분열주의로 나아갈 것인가? 우리는 이러한 변화들을 동시에 겪고 있다.(중략)

그러나 예측과는 달리 하나의 세계로의 통합보다는 민족국가 중심의 세계 질서가 형성되고 있다. 뉴욕은 세계의 다양한 인종들을 거의 동시에 접할 수 있는 곳으로서 세계화의 단면을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미국인들과 함께 있다가 이탈리아인들을 만나고, 푸에르토리코인들과 헤어져 한국 사람들을 만나러 갈 수 있다. 맥몽드의 수도는 우리의 미래 모습일까?

서구의 모든 대도시들은 뉴욕에서 미래의 모습을 본다. 맥몽드로 이주해온 이민자들은 자신의 문화를 타문화와 융합시키는 대신 개별적으로 유지해나간다. 이렇게 해서 각 국가의 문화, 맥몽드의 코스모폴리탄적인 문화, 그리고 수입된 민족문화들이 공존한다. 이러한 공존은 평화롭게 이루어질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뉴욕의 경우 유대인과 흑인들 간의 갈등은 평화롭지 못한 공존의 예다.

우리에게는 미국화에 대한 두려움이 존재한다. 이탈리아인 또는 독일인이 미국적 민주주의를 대신하거나 보완할 모델을 만들 거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없다. 러시아나 중국에게 그러한 것을 기대하는 사람도 없다. ‘아시아적 가치’라고 말해지는 이념은 실속이 없을 뿐 아니라 그것은 단지 중국화된 엘리트에게만 호소력이 있다. 한편 이슬람교주의자들의 이념은 이슬람교주의자 외의 사람들이 포괄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이제는 언어와 경제적 힘이라는 커다란 이점을 갖고 세계화를 열망하는 프랑스인들과 미국인들만이 남게 되었다. - 기 소르망, <열린 세계와 문명창조>

⊙ 해결 방향

제시문은 기 소르망의 세계화에 대한 진단 및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입장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열린 세계와 문명창조>에서 현재 전개되고 있는 미국 중심 세계화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제시문의 논지를 이해하고 보편성을 추구하는 세계화가 추구해야 할 방향이 획일성이 아닌 다양성임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서 다양성의 존속은 곧, 민족이나 국가의 특수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인식을 구체적인 논거를 제시하면서 서술해나가야 한다.

⊙ 자료 검색

기 소르망 (Guy Sorman) 프랑스 출신으로 모스크바대학과 미국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를 거쳐 현재 프랑스 파리정치대학 객원교수로 재직 중인 문명비평가이다. 대표작으로는 , <20세기를 움직인 사상가들>, <진보와 그의 적들>, <열린 세계와 문명창조> 등이 있다. <열린 세계와 문명창조>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 우리 시대의 중요한 물음에 대해 독특한 기행의 방법으로 해법을 제시한 저서이다. 유럽은 어디에서 멈추는가, 러시아 제국의 종말, 공자가 말한 것 등 국경을 넘나들며 세계 문화사와 현주소를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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