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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시대를 넘어 지속되는 사회 불평등을 탐구하라

등록 2009-01-11 17:09수정 2009-01-11 17:13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작가 조세희(오른쪽에서 두번째)씨가 지난해 11월 서울 인사동에서 열린 발간 30돌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책에 얽힌 추억을 회고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A href="mailto:jijae@hani.co.kr">jijae@hani.co.kr</A>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작가 조세희(오른쪽에서 두번째)씨가 지난해 11월 서울 인사동에서 열린 발간 30돌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책에 얽힌 추억을 회고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우리말 논술
과목별 논술교과서 / 2. 국어 교과서로 논술 접근하기

논점 1.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을 사회적 관계에서 접근하기
[난이도 수준-중2~고1]

■ 교과서 읽기


1. 줄거리

난장이인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와 영수·영호·영희는 산업화 시대에서 소외된 낙원구 행복동이라는 곳의 가난한 가족이다. 그들은 희망을 잃지 않으며 살아가려 노력하지만 통장으로부터 재개발 사업으로 인한 철거 계고장을 받는 순간 위기에 처한다. (서술자 - 영수)

영수네 동네인 낙원구 행복동 주민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어느 날, 철거는 간단하게 끝나 버리고 그들의 손에 아파트 딱지만 주어진다. 입주권이 있어도 입주비가 없는 행복동 주민들은 시(市)에서 주겠다는 이주 보조금보다 약간을 더 받고 거간꾼들에게 입주권을 판다. 결국 난장이 가족도 끝내 입주권을 팔지만, 빚을 갚고 난 뒤 돈이 없는 그들은 결국 거리로 나서야 할 처지가 된다. (서술자 - 영호)

영희는 집을 나간다. 영희는 승용차를 타고 온 그 투기업자 사무실에서 일하며 함께 생활하게 된다. 그러다가 그 투기업자에게 순결을 빼앗긴 영희는 그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가방 속에 있는 입주권과 돈을 가지고 행복동 동사무소로 향한다. 서류 신청을 마치고 가족을 찾으러 이웃에 살던 신애 아주머니를 찾아간다. 아버지가 벽돌 공장 굴뚝에서 자살했음을 알게 된 영희는 사회에 대해 절규한다. (서술자 - 영희)

2. 작품 이해의 실마리

이 작품은 같은 제목의 연작 소설집에 실린 단편 열두 편 중 네 번째에 해당하는 중편 소설로, 실제로는 행복과는 거리가 먼 ‘낙원구 행복동’의 소외 계층을 대표하는 난쟁이 가족의 삶을 통해 도시 재개발 뒤에 가려진 빈민들의 아픔을 그리고 있다. 이 작품을 통해 작가는 1970년대 사회가 안고 있던 노동 문제와 경제적 불평등을 적나라하게 폭로하고 있다. 이 작품이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읽힌 것은 바로 이 소설에서 제기한 문제들이 특정 시대의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렇게 사회 고발적 성격을 띠면서도 낭만적 서정성을 놓치지 않았다는 점 역시 이 작품의 중요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 18종 가운데 12종에서 이 작품을 다루고 있다. 그것은 이 작품의 중요도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게 해 준다. 하지만 작품에 나타난 복잡한 상징과 사회적 의미는 학생들이 작품에 접근하기 어렵게 하기도 한다. 또한 현재 학생들이 처한 상황과 작품 속의 상황이 이질적인 경우가 많다는 점도 있다. 따라서 이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사회 불평등 및 인간 소외 현상에 대한 사회과학적 지식을 배경지식으로 쌓고, 그것을 바탕으로 등장인물의 정서를 느끼며 읽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 교과 심화

소설에 나타난 사회·문화적 배경(1970년대)

1970년대는 외형적으로는 산업화 시대가 본격화되어 근대화가 급진전되는 시기였지만 독재정권이 장기화되고 부정부패가 극심해지는 가운데 대외적으로는 외채가 누적되고 해외의존도가 커지면서 위기감이 고조된 시기이다. 급격한 근대화 과정에서 빈부 격차로 인한 계층 간의 양극화 현상이 일어나고 농촌과 도시 간의 소득 격차도 커지게 되면서 사회·경제적으로 모순과 갈등이 심화되었다. 산업화로 인한 소외 현상이 심각해지고 기존의 질서와 가치가 무너지는 등 갖가지 사회 변화 속에서 현실 문제에 대한 문학적 관심이 높아졌다. 이 시대의 문학은 전례 없이 현실적 삶과 민족의식에 대한 치열한 탐구를 보여주었다. 이러한 일련의 흐름 속에서 나온 것이 바로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다.

작품과 관련된 논제 - 사회 불평등

사회 불평등은 모든 유형의 인간 사회에서 존재한다. 심지어 재산의 차이가 거의 없었던 가장 단순한 원시 사회에서조차도 사회 구성원들 간에 남성과 여성 간의 불평등으로 존재했다. ‘모든 인간은 평등하고 존엄하다.’는 민주주의 기본 가치가 근대 이후의 기본적 원리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불평등은 어떠한 형태로 존재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그러면 어느 시기, 어느 사회에서나 왜 사회 불평등이 존재하는 것일까? 한 사회에는 부, 권력, 위신 등과 같이 모든 사람들이 소유하고 싶어 하는 자원이 있다. 그런데 이러한 자원들은 모든 사회 성원들에게 공평하게 분배되지는 않는다. 사회적 자원이 개인 간이나 집단 간에 불평등하게 분배됨으로써 개인이나 집단 간에 수직적인 위계가 형성되고 사회문제가 발생한다. - 고등학교 <사회·문화>

관련 도서

조세희, <뫼비우스의 띠> 이 작품은 조세희의 연작 소설집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맨 앞에 수록돼 있는 작품으로 ‘뫼비우스의 띠’라는 상징물을 통해 1970년대 사회가 지닌 모순을 독립된 두 개의 이야기로 보여 주고 있다.

수학 교사의 우화를 통한 질문과 뫼비우스의 띠라는 수학적 개념에 이어서, 꼽추와 앉은뱅이가 자신들에게 피해를 입힌 부동산 업자에게 강도 행각을 통해 자신들의 권리를 되찾는 이야기가 이어지고, 마지막에서 다시 수학 교사가 등장해 작품을 마무리하는 구조로 돼 있다.

이 이야기는 현재에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단지 산업화 시대의 소외된 사람들의 아픔을 전할 뿐만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올바른 시각에 대해서도 알려주는 것이다. 표면적으로 꼽추와 앉은뱅이는 강도짓을 한 범죄자다. 하지만 그들은 사회에 의해서 버림받은 일종의 피해자라고 할 수도 있다. 또 부동산 업자도 한편으로는 강도를 당한 피해자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들을 거리에 내몬 가해자인 것이다. 결국 겉으로 드러난 현상만으로는 누가 가해자이고 피해자인지 가려낼 수 없는 것이다.


■ 논제 해결

해결방안과 더불어 파생되는 부작용도 고려를

제시문 (가)를 바탕으로 하여 제시문 (나)를 분석하고, (나)에 나타난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서술하시오.<건국대 기출 변형>

(가) 사회 불평등은 모든 유형의 인간 사회에서 존재한다. 심지어 재산의 차이가 거의 없었던 가장 단순한 원시사회에서조차도 사회 구성원들 간에 남성과 여성 간의 불평등으로 존재하였다. ‘모든 인간은 평등하고 존엄하다’는 민주주의 기본 가치가 근대 이후의 기본적 원리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불평등은 어떠한 형태로 존재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그러면 어느 시기, 어느 사회에서나 왜 사회 불평등이 존재하는 것일까? 한 사회에는 부, 권력, 위신 등과 같이 모든 사람들이 소유하고 싶어 하는 자원이 있다. 그런데 이러한 자원들은 모든 사회 성원들에게 공평하게 분배되지는 않는다. 사회적 자원이 개인 간이나 집단 간에 불평등하게 분배됨으로써 개인이나 집단 간에 수직적인 위계가 형성되고 사회문제가 발생한다.

(나) 사람들은 아버지를 난장이라고 불렀다. 사람들은 옳게 보았다. 아버지는 난장이였다. 불행하게도 사람들은 아버지를 보는 것 하나만 옳았다. 그 밖의 것들은 하나도 옳지 않았다. 나는 아버지·어머니·영호·영희, 그리고 나를 포함한 다섯 식구의 모든 것을 걸고 그들이 옳지 않다는 것을 언제나 말할 수 있다. 나의 ‘모든 것’이라는 표현에는 ‘다섯 식구의 목숨’이 포함되어 있다. 천국에 사는 사람들은 지옥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우리 다섯 식구는 지옥에 살면서 천국을 생각했다. 단 하루도 천국을 생각해보지 않은 날이 없다. 하루하루의 생활이 지겨웠기 때문이다. 우리의 생활은 전쟁과 같았다. 우리는 그 전쟁에서 날마다 지기만 했다. 그런데도 어머니는 모든 것을 잘 참았다. 그러나 그날 아침 일만은 참기 어려웠던 것 같다.

“통장이 이걸 가져왔어요.”

내가 말했다. 어머니는 조각마루 끝에 앉아 아침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게 뭐냐?”

“철거 계고장예요.”

“기어코 왔구나.”

어머니가 말했다.

“그러니까 집을 헐라는 거지? 우리가 꼭 받아야 할 것 중의 하나가 이제 나온 셈이구나!” (중략)

“우린 못 떠나. 갈 곳이 없어. 그렇지 큰오빠?”

“어떤 놈이든 집을 헐러 오는 놈은 그냥 놔두지 않을 테야.”

영호가 말했다.

“그만둬.”

내가 말했다.

“그들 옆엔 법이 있다.”

⊙ 해결 방향

현대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불평등은 필연적이다. 그것은 꼭 경제적 지위뿐만 아니라 인종, 성별, 생김새 등 다양한 형태로 파생되어 나타난다. 먼저 이러한 불평등 현상의 원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제시문 (가)에 나타난 바와 같이 한정된 자원을 다수의 사람이 분배하는 과정에서 불평등이 발생한다는 데 착안해 논지를 전개한다.

제시문 (나)에 나타난 문제점은 바로 제시문 (가)에 나타난 사회 불평등이 구체적으로 형상화된 예이다. 이러한 갈등 내지 사회문제를 어떻게 발전적으로 해결해 사회체계의 바람직한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인가를 풀어내는 방식으로 논의가 구성돼야 할 것이다. 여기서 이끌어낼 수 있는 해결 방안은 다양하다. 쉽게는 복지정책의 강화, 법 정비부터 더 나아가 사회 구성원들의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여러 창의적인 시스템까지 가능하다. 무엇보다 현실적으로 타당한 것인지가 고려돼야 할 것이고, 그것이 파생하는 또 다른 불평등이나 부작용은 없는지까지 고려해야 할 것이다.

⊙ 자료 검색

조세희 조세희는 1942년 경기도 가평에서 태어났다. 1953년 서울로 올라온 그는 서라벌예대 문창과에 들어갔다가 다시 경희대 국문과에 들어갔다. 1965년 조세희는 스물세 살의 나이로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소설 <돛대없는 장선>이 당선돼 등단했다. 하지만 생계를 위해 출판사에서 직장 생활을 하게 되었고 1974년부터 다시 글을 쓰게 되었다. 그러던 1975년 말에 <문학 사상>에 <칼날>을 연재하며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연작을 시작했다. 그 외 작품으로는 <시간여행>, <침묵의 뿌리> 등이 있다.

작가의 말 (전략) 이백 자 원고 용지로 계산해 마흔 몇 장 짧은 것들로부터 이백오십 장을 넘지 않는 조금 긴 것에 이르기까지 모두 열두 편으로 이루어진 ‘난장이 연작’은, 하나하나를 따로 놓고 보면, 분열된 힘들에 지나지 않았다. 나에게, 책은 분열된 힘들을 모아 통합하는 마당이었다. 나는 작은 노트 몇 권에 나뉘어 씌어져 그동안 작은 싸움에 참가한 적이 있는, 그러나 누구에게도 아직 분명한 정체를 잡혀보지 않은 소부대들을 불러모았다. (중략)

내 ‘난장이’는 십만 백만의 한계를 가졌다. 어떤 사람은 이 작품에 빨간 밑줄을 그어 체제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불온서적이기 때문에 그냥 두어서는 절대 안 된다고 거듭 기관에 올렸다. 또 다른 어떤 사람은 누구나 쉽게 말할 구조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난장이’는 읽을 필요가 없는 작품이라고 아주 간단히 말했다. 따져보면 이 모든 말이 옳았다. 내가 바로 그렇게 쓴 사람이었다. 말이 아닌 ‘비언어’로 우리를 괴롭히고 모독하는 철저한 제3세계형 파괴자들을 ‘언어’로 상대하겠다는 마음으로 책상 앞에 앉아 며칠 밤을 새우고도 제대로 된 문장 하나 못 써 절망에 빠졌던 것도 바로 나였다. 나의 이 ‘난장이 연작’은 발간 뒤 몇 번의 위기를 맞았었지만 내가 처음 다짐했던 대로 ‘죽지 않고’ 살아 독자들에게 전해졌다. 이 작품은 그동안 이어져온 독자들에 의해 완성에 다가가고 있다는 것을 나는 느낀다. 이 점만 생각하면 나는 행복한 ‘작가’일 수도 있다. 그러나 지난 일을 이야기하며 나는 아직도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혁명이 필요할 때 우리는 혁명을 겪지 못했다. 그래서 우리는 자라지 못하고 있다.

⊙ 관점 넓히기

<인간불평등 기원론> 계몽시대 활동했던 프랑스의 사상가인 장 자크 루소(1712∼1778)의 저서. 루소는 1755년 발간한 <인간 불평등 기원론>에서 인간 불평등의 기원은 사유재산 제도에 있다고 하였다.

자연 상태에서 인간은 자기보존의 본능에 맡겨져 서로 고립되어 생활하고, 그 육체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전념하였다. 자연인은 미덕도 악덕도 모르고, 신체적 불평등을 제외하고는 거의 평등하였다.

그러나 사유(私有)와 함께 평등은 사라졌다. 이윽고 부자의 횡령과 빈자의 약탈이 시작돼 무서운 전쟁 상태에 이른다. 부자는 자기 이익을 지키기 위해 계약에 의한 여러 가지 불평등, 부자와 빈자, 강자와 약자, 주인과 노예의 상태를 제도화한다. 따라서 기존의 법, 정치제도는 모두 사유재산제를 보호하도록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변혁돼야 한다고 했으며, 당시의 절대왕제를 비판했다.

루소는 자연 상태의 인간을 ‘자연인’이라 하며 자유로운 주체자의 자질과 자기완성의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이것은 자연 상태가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war of each against all)이라는 홉스의 견해를 부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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