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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지능 낮은 아이가 대부분? 치료법 없고 회복 불가능? 약물 오래 쓰면 중독된다?

등록 2009-02-08 16:12수정 2009-02-08 16:12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토머스 에디슨,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공통점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를 지녔다는 점이다. 영화배우 톰 크루즈는 학습장애의 하나인 읽기 장애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자기 능력을 발굴할 기회를 얻지 못한 채 ‘문제아’라는 굴레를 쓰고 있을까. 사진은 한 종합병원의 소아정신과.  윤운식 기자 <A href="mailto:yws@hani.co.kr">yws@hani.co.kr</A>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토머스 에디슨,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공통점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를 지녔다는 점이다. 영화배우 톰 크루즈는 학습장애의 하나인 읽기 장애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자기 능력을 발굴할 기회를 얻지 못한 채 ‘문제아’라는 굴레를 쓰고 있을까. 사진은 한 종합병원의 소아정신과. 윤운식 기자 yws@hani.co.kr
커버스토리 / ADHD·학습장애에 대한 오해들

“산만하고 집중을 제대로 못하면 주의력결핍 및 과잉행동 장애라고 하는데 혹시 우리 아이가?”

“애들이 다 산만하고 부산스럽지 뭐. 그게 무슨 문제라고 병원까지 가 봐야 돼?”

“산만하고 집중 못하는 애들한테 처방하는 약이면 집중력을 키워주겠네. 우리 애도 한번 먹여볼까?”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수준을 알 수 있는 부모들의 오해들이다. 정확한 진단이 필요한 아이들은 갈수록 늘어나지만 아이와 함께 병원을 찾는 부모는 여전히 소수다. 전문가들은 국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 어린이 가운데 15%만이 병원을 찾는 것으로 본다. 지난 2005년 서울시 광역아동청소년정신보건센터가 서울의 초교생 1382명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5.1%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 진단을 받았다. 지금까지 단 한번도 국가적 차원의 조사가 이뤄진 적이 없는 ‘학습장애’에 대한 오해는 더 심각한 수준이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와 학습장애는 동반하는 일이 많다. 김동일 한국학습장애학회 회장(서울대 교육학과 교수)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와 학습장애는 다른 장애인데 같이 나타나기도 하는 공존장애”라고 말했다.

성격이나 지능과는 상관없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 아이들에 대한 가장 흔한 편견은 ‘문제아’라는 것이다. 안동현 한양대 의대 정신과 교수는 “이 아이들은 집중하기 어렵기 때문에 한자리에 앉아 있지 못하고 산만하며, 기분 나쁘고 싫은 것을 못 참아서 친구들과 걸핏하면 싸우는 통에 교사나 부모한테서 ‘말 안 듣는 아이’로 낙인찍히기 쉽다”고 말했다. 학습장애에 대해서는 ‘저능아’ 또는 ‘지진아’라는 편견이 많다. 김동일 교수는 “지능은 평균 이상인데 학업 능력이 그에 견줘 떨어질 때 학습장애로 진단한다”며 “지능이 낮아서 학업 능력이 떨어지는 학습부진이나 학습지진과는 다른 개념”이라고 말했다.


나아질 수 있고 회복할 수 있다

학부모들은 두 장애를 회복 불가능한 장애로 낙인찍는 사회의 시선이 가장 답답하다. 서천석 행복한아이연구소 소장은 “진료하는 아이들 가운데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를 지니고 있지만 고교에서 내내 1등만 하는 아이가 있다”고 소개했다. 안동현 교수는 “학습장애 가운데 읽기 장애를 지니고 있지만 수학이나 과학 쪽으로 비상해서 대단한 능력을 발휘하는 아이들도 있다”며 “눈이 나쁘면 안경을 써서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것처럼 두 장애 모두 적절한 치료와 교육을 통해 도와줄 수 있다”고 말했다.

진짜 심각한 문제는 정서 장애다

이처럼 충분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지닌 아이들을 문제아 또는 지진아로 만드는 것은 사회의 편견과 냉대로 인한 정신적 상처다. 김붕년 서울대 의대 소아정신과 교수는 “평균 이상의 지능을 지닌 아이들이기 때문에 초라한 자기 학업능력을 보면서 스스로 느끼는 좌절감도 굉장히 크다”며 “거기에 이런 장애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교사나 부모가 모든 실패의 결과를 아이 탓으로 돌리면 자존감이 낮아지고 시험 불안, 우울증, 공황장애 등을 동반하게 된다”고 말했다. 서천석 소장은 “진짜 심각한 문제는 몰이해와 냉대에 방치된 아이들이 2차적으로 정서 장애를 겪을 때 생긴다”고 말했다.

치료와 더불어 교육이 필요하다

따라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와 학습장애를 지닌 아이들한테는 가정과 학교에서 겪는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김동일 교수는 “학습장애는 고치는 게 아니라 교육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특수교육의 관점”이라며 “학습장애의 성격에 따라 알맞은 교육방법을 적용하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도 마찬가지다. 변기원 변한의원 원장은 “굳이 치료를 하지 않더라도 엄마의 양육태도를 조금만 바꾸면 금세 나아질 수 있는 아이들도 많다”고 말했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의 치료에 부모의 인식과 태도를 교육하는 ‘부모훈련’이 중요한 것도 같은 이유다.

약물 치료는 피해야 할 것이 아니다

신영화씨는 “교실을 돌아다니고 수업을 방해해서 왕따를 당하는 것보다 약을 먹어서라도 조용히 수업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이한테 좀 더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데 한몫을 한다는 판단으로 약을 먹였다”며 “정신과 약물치료에 대한 막연한 편견으로 무작정 거부하지 말고 약을 먹어서 아이가 얻는 이득이 많으면 신중하게 고려해 보는게 좋다”고 말했다. 서천석 소장은 “중독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는데 주사제로 만들어 많은 양을 투여하는 것이 아니고 입으로 먹는 약은 중독성이 없다는 게 학계에서 검증됐다”고 말했다.

과도한 학습 부담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서천석 소장은 “기관지가 약하게 태어난 사람은 공기 좋은 곳에서 살면 괜찮지만 오염이 심각한 도시에서는 기관지염과 천식 등을 앓는다”며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지난 2005년 조사에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로 1차 판정을 받은 아이들은 13.2%였다. 이들은 잠재된 기질이 있어 환경이 악화하면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말이다. 2차 판정을 받은 5.1%는 대개 환경적인 요인과는 무관하게 증상을 보인다고 한다.

진명선 기자 ed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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