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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임실 성적 조작은 정부 줄세우기 탓”

등록 2009-02-19 15:43

김용택 전 임실 덕치초교 교사 ‘학업성취 평가’ 비판
정부가 지난 16일 발표한 학업성취도 평가와 전북 임실에서의 성적 조작 사건과 관련해 지난해 8월31일 전북 임실의 덕치초등학교 교사로 정년 퇴임한 김용택 시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1970~2008년 전북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한 김 시인은 “전북 임실에서 일어난 일은 경쟁만을 강조하는 새 정부 아래서 충분히 예견된 일”이라고 말했다.

현재 교육방송의 한 프로그램 제작하기 위해 태국을 방문 중인 김 시인은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오늘 아침 인터넷을 통해 전북 임실에서 일이 난 것을 알았다”며 “교육 차원에서 볼 때 충분히 예견된 문제”라고 말했다. 김 시인은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어떻게든 경쟁해서 이기라고 하니까 그렇게 하려다가 벌어진 일”이라며 “전북 임실이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 현장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를 김 시인은 이렇게 설명했다. “정부 정책이 아이들의 줄을 세우라고 하니까 그렇게 하는데, 아이들은 물론이고 교사나 교장도 모두 꼴등을 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이런 일이 일어난다” 김 시인은 이번 사안의 본질이 경쟁만을 강조하는 정부의 철학에 있다고 지적했다. 김 시인이 보기에 “교육적 차원에서 초등학교 아이들과 학교에 등수를 매기고 그것을 공개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럴 때일수록 언론의 보도 태도가 중요하다고 김 시인은 강조했다. 학업 성적이 높고 낮은 학교만 부각하면 이 문제의 본질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김 시인은 “언론들이 이 문제를 앞다퉈 보도할 텐데, 전북 임실의 문제도 그렇고 일제고사도 그렇고 아이들과 우리 장래를 위해서 본질적인 부분을 다뤄야 한다”며 “등수만 보도하면 경쟁이 강화돼 교육은 더 황폐해진다”고 말했다.

평소 외래어를 잘 쓰지 않기로 유명한 김 시인은 ‘글로벌’과 관련해서도 한마디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요새 글로벌 교육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일제고사 봐서 학교와 아이들에게 등수 매기는 것, 정답을 정해놓고 주입하는 것, 시험 문제만 반복해서 푸는 것, 이런 것들이 정말 글로벌한 교육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도시나 시골이나 요즘 아이들에게서는 높은 이상을 갖고 가치를 추구하는 것을 발견하기 어렵게 됐다.”

김 시인이 보기에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아이들이 사람이나 자연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는 퇴임 전 2~3년 동안 진행했던 도시-농촌 교환학교 사례를 이야기했다. “1년 동안 농촌 아이들은 도시를 경험하고, 도시 아이들은 농촌에서 자연과 농사를 배우는 일이었어요. 도시 아이들이 자연이나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됐죠. 그나마 새 정부가 들어서는 할 수가 없게 돼 버렸어요.”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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