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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새 선생님은 기습질문형? 프린트물형?

등록 2009-03-01 15:13수정 2009-03-01 15:15

새학기 새로운 선생님들에게 제대로 적응하는 일은 1년의 공부를 좌우할 만큼 중요한 문제다.  이종찬 기자 <A href="mailto:rhee@hani.co.kr">rhee@hani.co.kr</A>
새학기 새로운 선생님들에게 제대로 적응하는 일은 1년의 공부를 좌우할 만큼 중요한 문제다. 이종찬 기자 rhee@hani.co.kr
이주의 교육테마 / 새학기초 수업 스타일 파악해 ‘공부전략 세우기’

#1. 중2가 되는 수정이의 취약과목은 사회이다. 지난해 본 시험마다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과목이기 때문이다. 수업 시간에 선생님의 설명은 참 재미있었다. 여러 가지 사진도 보면서 지나갔는데 시험에는 그렇게 재밌는 내용이 하나도 안 나왔다. 첫 시험을 망친 후로는 선생님의 이야기 같은 수업도 짜증이 났다. 과학 선생님처럼 유인물을 나눠 주시는 것도 아니고 판서도 칠판 여기저기에 설명을 하며 끼적이는 정도다. 도대체 어떻게 공부를 하란 말인가.

#2. 고3이 되는 재용이는 다른 친구들보다 한국지리를 잘한다. 1학년 때 한국지리를 가르쳐 준 선생님의 수업 덕이다. 수업을 시작하기 전 지난 시간에 배운 내용을 아무나 불러 질문하셨는데, 그 긴장감 때문에 매 시간 수업 내용을 복습했던 것이 큰 효과가 있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사진 자료를 자주 보여주신 것도 좋았고 그림을 그리며 설명하는 방법도 기억에 오래 남았다. 인터넷 강의나 학원수업은 전혀 듣지 않았는데도 모의고사를 보면 많이 틀려야 두 개 정도다.


2일 전국 초·중·고 학교에서 입학식과 함께 새 학기의 첫날을 시작한다. 이날 최대의 관심사는 담임선생님.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님들까지 담임선생님이 어떤 분인지, 담당 과목은 무엇인지뿐만 아니라 나이와 성별 등 모든 것에 관심이 쏠린다. 초등학생이라면 담임선생님만 잘 만나도 1년 공부와 학교생활에 큰 안심이 되지만 중고생들은 사정이 다르다. 1년 공부 농사를 잘 짓기 위해서는 담임선생님뿐 아니라 모든 과목의 선생님께 각별한 관심을 두어야 한다. 선생님마다 다른 수업 스타일, 과제 부여 방식 등을 파악해 두어야 과목별 공부 전략 세우기에 유리하다.

■ 학기 시작 후 2주, 과목별 선생님과 나의 공부 리듬을 맞추는 시기

학생마다 공부하는 스타일이 다르듯 선생님마다 수업을 이끌어가는 방식이 다르다. 수업 종이 치기 전 교무실에서 출발해 수업 종과 동시에 교실에 들어오시는 선생님이 있는가 하면 종이 친 후 5분 정도 지나 교실 전반의 분위기가 안정되었을 때에 들어오시는 선생님도 있다. 매시간 쪽지시험을 봐서 지난 시간 수업 내용을 확인하는 선생님도 있고 수업 시간 내내 무작위로 번호를 불러 질문을 던지는 방법으로 긴장감을 유지하는 선생님도 있다. 선생님의 수업 전략을 알면 그것을 나에게 유리하도록 이용할 수 있다. 학기 시작 후 2주 정도는 과목별 선생님의 수업 진행 방식을 탐색하는 기간으로 삼아야 한다. 몇 가지 예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나의 성격이나 선호하는 학습법 등을 고려해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보자.

① 칠판, 프린트물, 슬라이드 등 수업내용 제시 방법

노트, 클리어파일, 붙임종이(포스트잇) 등 수업에 필요한 것들을 준비하되, 복습과 시험공부에 유리해야 한다. 판서의 내용이 많지 않다면 교과서 여백과 붙임종이를 사용해 공부할 때에 교과서만 펼치면 되도록 하고, 프린트물을 모아두는 파일도 앞뒤가 잘 보이게 넘길 수 있는 것으로 고른다.

② 수업 시작 전 전 시간 내용을 다시 정리하는지 여부

선생님이 설명으로 요약하기도 하고 몇몇 학생에게 질문을 하기도 한다. 이때에는 전 시간 수업 자료를 보며 다시 한 번 핵심 내용을 복습해야 한다. 질문이나 쪽지시험의 형태는 요점이 간접적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③ 수업 후 다음 시간 배울 내용을 알려 주는지 여부

수업 끝 무렵 다음 시간에 읽어 올 내용이나 과제, 다음 시간의 공부 내용을 알려주는 선생님들이 있다. 예습을 한다면 선생님의 공지대로 하고, 하지 못하더라도 교과서에 표시해 두자. 모든 수업에 선생님의 의식을 따라가는 것이 좋다.

④ 수업에 학생을 참여시키는 방법

수업 중 연습문제를 풀어보게 하거나 번호 순서대로 책을 읽게 하는 등 수업에 학생을 참여시키는 방법도 선생님마다 다르다. 앞에 나가서 문제를 풀어보는 등의 수업활동에 부담을 느끼는 학생은 그 수업을 위해서라도 철저한 예습으로 학습성과를 만들어야 한다.

⑤ 수업 종 치기 전후 교실에 선생님이 들어오시는 시간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종이 치고 나서 2~3분 후에 교실에 들어온다. 이 시간은 그 수업의 예습시간으로 정해두자. 교과서와 프린트물을 미리 챙기고 지난 시간에 배운 내용을 눈으로 훑어본 뒤 다음 진도의 단원명과 굵은 글씨, 눈에 띄는 그림 정도만 보아 두어도 충분하다.

■ 수업내용 제시 방법에 따라 나의 공부 전략도 달라져야

40~50분의 수업시간은 주의집중, 지난 내용 복습, 학습목표 제시, 수업내용 제시, 수행해보기, 피드백, 수업 정리 및 과제 제시 등의 흐름으로 이어진다. 이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차지하는 것은 ‘수업내용 제시’. 학생들이 가장 집중해야 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과목의 특성이나 선생님의 성향에 따라 그 방법도 다양하니 상대자인 학생도 수업마다 다른 학습모드를 택해야 한다.

① 이야기식 수업

이야기식 설명은 역사, 사회, 윤리 과목에서 주로 등장한다. 순차적인 내용 진행보다 전체적인 조망이 필요한 과목들이기 때문인데, 과목의 특성과 상관없이 한 시간의 수업을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서 통째로 설명하는 선생님들도 있다. 단원의 흐름이나 구체적인 맥락을 놓치기 쉬우니, 교과서를 열어보며 어떤 내용을 설명하고 있는지 인식하고 있어야 하며 문제풀이, 요약정리 등의 복습이 필요하다.

② 교과서 내용 진행에 충실한 수업

수업의 진도와 흐름을 파악하기 쉽다. 특히 국어나 영어과의 수업은 교과서의 제시문을 토대로 이뤄져 필기도 교과서 위에 해야 한다. 구체적인 내용은 잘 기억할 수 있겠지만 단원간 통합이나 과목간 통합 사고에는 약해질 수 있으니 혼자 공부할 때에는 심화 문제 풀이 등에 신경을 써야 한다.

③ 교과서와 무관하게 유인물로 하는 수업

판서의 수고를 덜기 위해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이 프린트물을 사용하는 방법이다. 교과서에 구체적인 지식이 모두 담겨 있지 않기 때문인데, 수업시간에 아예 교과서를 펼치지 않는 선생님도 있다. 프린트의 내용이 곧 시험에 출제되는 내용이고 교과과정을 재구성해 놓은 것이므로 펼쳐보기 쉽도록 철해 두어야 한다.

④ 멀티미디어 교구 활용이 많은 수업

그래프, 사진 등이 많은 수업은 슬라이드, 비디오자료 등 멀티미디어 교구 활용이 많다. 보고 듣는 자극이 다양하니 이해도 잘된다. 수업 때 사용한 파일을 온라인으로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하는 선생님들도 있는데 반드시 출력해서 내 손에 들고 수업을 들어야 한다. 그림에 더해지는 추가설명과 그래프의 변화 등은 수업을 하며 함께 따라가는 것이 가장 좋다.

■ 나에게 잘 맞는 수업방식은 다른 과목에도 적용할 수 있다

선생님들은 학생들보다 교수·학습 방법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한다. ‘이 내용을 공부하기 위해 어떤 그림을 보여주고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까’ ‘이 도표를 쉽게 외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등의 고민이다. 각 선생님의 특성을 파악하고 그 수업에 차별화된 집중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수업 속에 녹아 있는 교수·학습 전략을 내것으로 만들 수 있다. 특히 나와 잘 맞고 실천하기 좋은 방법은 다른 과목에도 적용해보자.

위의 사례에서 재용군은 한국지리 수업에서 매 시간 지난 시간의 수업 내용을 기습질문으로 확인하는 선생님 덕을 보았다. 이 시간을 ‘재수 없으면 걸리는 시간’으로 생각했다면 한국지리는 언제나 혐오과목으로 남아 있지 않을까. 수업시간뿐 아니라 혼자 공부할 때에도 같은 공부 원리를 이용할 수 있다.

재용군의 경우 새로운 진도를 나가기 전 항상 지난 공부 내용을 훑어보는 공부습관을 만들면 좋다.

이지은/교육·학습법 전문가

수업 첫시간이 해당과목 1년 ‘좌우’

첫 시간에는 아예 진도를 나가지 않는 수업이 많다. 그래서 학생들은 별 생각 없이 선생님 이름이 무엇인지만 교과서에 적어두고 마는데, 첫 시간은 진도를 나가지 않는 대신 그 과목의 수업이 1년 동안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한 전체적인 개관이 이뤄지는 시간이다. 과목의 특징과 학기별로 배우게 될 내용, 수행평가의 방법과 평가기준, 매 수업시간 준비해야 할 것, 실천해야 할 것 등 수업의 핵심 내용이 모두 공개되는 시간이다. 그 수업 전반에 대한 선생님의 생각을 자세히 읽을 수 있고, 선생님의 성향도 파악할 수 있는 시간인 셈이다. 1년 동안 해당 과목의 성패 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을 놓쳐서는 안 되는 것이다.

또 선생님께 나의 첫인상을 심어주는 시간이라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사람에게 첫인상이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탐색하는 연구서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 것을 보더라도 첫인상은 인간관계를 풀어나가는 데 무척 중요하다. 능동적인 학습태도는 수업 첫날부터 시작된다. 내가 할 공부의 수업을 담당하는 선생님이 어떤 기준을 가지고 1년을 계획했는지 기억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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