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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기회균등전형 덕에 개천서 용 났죠”

등록 2009-03-01 17:24수정 2014-03-25 11:18

2010학년도 기회 균등 선발 주요 대학 선발 전형 (※ 이미지를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2010학년도 기회 균등 선발 주요 대학 선발 전형 (※ 이미지를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이화여대 합격 박금비양

사교육 받을 형편 안돼
학교수업만 충실했는데…

“이만하면 개천에서 용 난 것 아닌가요?” ‘개천에서 용 난다’는 교육의 오랜 신화가 깨졌다고 믿는 요즘, 박금비(19·사진)양이 웃으면 한 말이다. 그는 올해 첫 시행된 기회균등할당제도로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에 입학했다. 기회균등할당제도는 기초생활수급자 가정, 차상위계층 가정, 다문화 가정 등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를 대상으로 하는 전형으로 기왕의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이 확대된 것이다. 2009학년도 입시에서는 대학 80곳이 2700여명의 학생을 뽑았다.

금비양 가정은 지난해 가을 차상위계층으로 지정받았다. 고교 1학년이던 2006년에 부모님이 이혼하고 어머니 혼자 금비양과 남동생을 키운다. 어머니 김명숙(44)씨는 고속터미널에서 검표원으로 일하는데 비정규직이라 한달 소득이 100만원을 조금 넘는다. 사는 집의 월세와 공과금, 보험료를 내고 나면 남는 돈이 얼마 없어 금비양의 사교육은 엄두도 못 냈다. 김씨는 “주변에 친구들을 보면 초등학교 때부터 영어 학원에 보내서 회화를 시키는데 금비한테는 그렇게 못해주니까 불안하기도 하고 미안했다”고 말했다.

고교 1학년이 돼 3월에 처음 치른 모의고사 성적이 형편없었지만 기댈 곳은 학원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었다. 그때 언어영역 4등급, 수리영역 7등급, 외국어영역 6등급이었던 성적이 고교 3학년에 1등급, 2등급, 1등급으로 올랐다. 비결은 단순했다. 학교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스트레스 푼다 생각하고 체육 시간에도 집중했다. 학교에서 밤 10시까지 하는 자율학습 프로그램에도 빠지지 않았다. “학원에 잠깐 다녀봤지만 수강생이 많으니까 선생님이 신경도 잘 안 써주고 질문도 잘 못하겠더라고요. 저는 선생님한테 마음껏 물어보면서 배울 수 있는 학교 수업이 훨씬 재미있었어요.”

금비양의 성취를 보며 어머니 김씨는 사교육에 대한 부채감을 덜었다. “100만원을 들여 사교육을 해도 자기가 못 받아들이면 소용이 없잖아요. 많이 해주지도 못했는데 잘해 준 금비가 정말 고마워요.”

용돈 4만원을 쪼개 2만원씩 저축한 돈을 엄마 한약값으로 내놓는 살뜰함까지 갖춘 금비양은 이화여대 입학으로 어머니 김씨의 희망이자 온 집안의 자랑거리가 됐다. 김씨는 “나라에서 이런 혜택을 줘 고맙다”고 거듭 말했다.

글 진명선 기자 edu@hani.co.kr

사진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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