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사교육비는 11.8%↑…월평균 17만여원
지난해 우리나라 가계의 월평균 사교육비 지출이 전년에 견줘 11.8% 늘고, 입시 및 보습학원비의 지출은 17.1%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시 근로자가구(2인 이상)에서는 사교육비 지출이 18.2%, 입시 및 보습학원비 지출이 무려 24.6%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정부가 자율형 사립고 등을 대폭 확대하기로 예고하고, 일제고사를 부활하는 등 입시경쟁을 부추기는 교육정책을 펴자 가계가 학원 교육을 중심으로 사교육 투자를 더욱 폭발적으로 늘렸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1일 통계청의 ‘2008년 가계동향’ 자료를 보면, 가계 교육비 가운데 유치원 및 학교 납입금과 교재비, 문구류 지출을 빼고 각종 학원 및 개인교습비만 나타낸 ‘기타 교육훈련비’는 가구당 월평균 17만1656원으로 2007년에 견줘 11.8% 늘어났다.
지난해 월평균 사교육비의 전년대비 증가액(월평균 1만8179원)은 가계 교육비 증가액(월평균 2만388원)의 89.1%를 차지해 사교육의 증가가 교육비 부담을 키웠음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가계 교육비 가운데 사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2007년(59.8%)보다 2.2%포인트 높아진 62.0%로 처음으로 60%대를 넘어섰다. 사교육비 증가액 가운데 70%는 입시 및 보습학원비가 차지했다.
도시 근로자가구의 경우, 가구당 월평균 사교육비 지출이 20만6934원으로 18.2% 늘어났는데, 이는 전체 교육비 증가액의 73.2%를 차지한다. 입시 및 보습학원비는 월 2만1161원 늘어 증가율이 무려 24.6%에 이르렀고, 이는 사교육비 증가액의 66.5%를 차지했다.
가계의 지난해 사교육비 지출 증가율(11.8%)은 지난달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8년 사교육비 조사’ 결과와 차이가 크다. 통계청은 사교육비 조사 결과, 초·중·고생의 사교육비 지출총액은 전년 대비 4.3% 증가에 그쳤다고 밝힌 바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교육비 조사는 초·중·고생에 대해서만 한 것이고, 가계동향 조사에는 유치원생과 대학생 및 취업준비자의 사교육비도 포함돼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계동향 조사에 나타난 입시 및 보습학원비의 폭발적 증가는 사교육 증가가 주로 초·중·고생 교육에서 일어났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사교육비 조사’ 결과의 신뢰도를 떨어뜨린다.
한편, 사교육비 가운데 4분의 1 가까이를 차지하는 개인교습비 지출은 4.7% 증가에 머물렀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한편, 사교육비 가운데 4분의 1 가까이를 차지하는 개인교습비 지출은 4.7% 증가에 머물렀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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