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위축-공교육 정상화” 전망 속
“대안 부재 등 폐지 힘들 것” 회의론도
“대안 부재 등 폐지 힘들 것” 회의론도
홍익대가 2013학년도 입시부터 미술대학의 실기고사를 폐지하기로 방침을 정해 미술계 안팎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홍익대는 서울대와 더불어 국내 미술계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으며, 특히 실기가 상대적으로 강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홍익대가 실기고사를 완전히 없앤다면 무엇보다 미술 사교육 시장의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미술계의 한 관계자는 “엄청난 수강료가 들어가는 입시학원과 미대 교수들의 변칙적인 실기 과외, 그리고 그 연장선에 있는 입시 부정 등 실기고사의 폐해가 심각했다”며 “학원 위주의 미술교육을 공교육으로 넘겨 정상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술평론가 반이정씨는 “각 대학의 미대 입시에서 실기 폐지 도미노 현상이 예상된다”며 “그에 따른 중·고교 미술교육의 변화도 뒤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술계는 홍익대의 방향 전환에 대해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서울대 미대 부학장 시절 입시방식 개선에 참여했던 서용선 전 교수는 “짧은 기간에 학원에서 반복 연습한 데생 실력으로도 통과가 가능한 실기 방식으로는 창의성 있는 학생을 선발할 수 없다”며 “서울대도 포트폴리오와 실기를 병행해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익대는 고등학교 학생부의 교과 성적과 미술 관련 비교과 활동의 평가 비중을 늘리고, 미술 전문 입학사정관 제도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실기고사 폐지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만만치 않다. 독일에서 오래 활동해 온 미술평론가 류병학씨는 “독일의 사례를 보면 미대 입시에서 실기를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입시학원의 반발이나 대안 부재 등의 이유로 완전 폐지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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