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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94학년도 ‘본고사 부활’때 9개대만 참여

등록 2009-03-22 22:02

90년대 본고사 부활 일지
90년대 본고사 부활 일지
본고사는 이미 부활했었다. 1991년 노태우 전 대통령이 새해 기자회견에서 “대입 자율화의 능력이 있는 대학에는 94학년도부터 입시를 완전 자율에 맡기겠다”고 밝힌 뒤의 일이다. 그로부터 94학년도 입시를 치르기까지 3년 동안 본고사를 둘러싸고 벌어진 일은 2012학년도 부활을 꿈꾸는 본고사 논란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94학년도 대학입시의 골격은 크게 내신, 대학수학능력시험, 대학별 고사였다. 정부의 대입 자율화 계획에 따라 전형 요소의 반영 비율과 대학별 고사의 형태는 각 대학의 자율에 맡겨졌다. 국어, 영어, 수학 등의 고난도 지식을 묻는 지필고사 형태의 70년대 본고사가 대학들의 유일한 대학별고사 경험이었던 점에 비추면 이때 본고사가 부활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70년대 본고사의 폐해를 몸으로 겪은 고교가 가만히 있지 않았다. 1992년 서울 시내 공사립 고교 242곳의 교장들이 “국어, 영어, 수학 등 기본 도구 과목을 지양하고 계열별, 학과별 특성을 최대한 살리는 관련 과목으로 본고사 과목을 정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일부 국립대는 본고사를 객관식이 아닌 논술고사 형태로 치르기로 약속했고 본고사를 아예 치르지 않겠다는 대학도 상당수였다. 결국 1992년 4월, 94학년도 입시요강을 확정 발표한 118곳의 대학 가운데 본고사를 치르지 않겠다고 밝힌 곳이 92곳이었다.

물론 고려대, 서강대, 서울대, 연세대 등 우리나라 입시를 좌우하는 대학 40곳은 본고사를 치른다는 방침을 지켰다. 더구나 이들 대학은 본고사를 몇 달 앞두고 본고사 출제 방향에 대해 “대학별 고사는 고교 교육의 정상화를 유도할 수 있도록 출제돼야 하지만 이는 꼭 고등학교 교과서 내에서 출제돼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1993년 2월19일. 전성연 고려대 고사출제위원장)라고 밝히는 등 수험생을 불안에 떨게 했다.

황당한 사실은 그로부터 닷새 뒤 단국대, 조선대 등이 본고사를 보지 않겠다고 밝힌 것을 시작으로 4월에는 이화여대, 숙명여대, 한국외국어대, 한양대, 건국대 등이 본고사를 보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점이다. 연세대는 본고사를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가 불과 하루 만에 서울캠퍼스만 치르기로 하는 등 혼란이 극에 달했다. 결국 94학년도에 본고사를 치른 곳은 9곳뿐이다. 성태제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최근 일부 대학이 국·영·수 위주의 본고사 부활을 발표하는 등 구태를 답습하는 것은 시대에 맞는 대학 자율화와는 거리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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