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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능력 키우기 위한 도전에 칭찬을

등록 2009-03-29 15:46

서천석의 행복 비타민
서천석의 행복 비타민




서천석의 행복 비타민 /

아이들의 잠재능력은 고정되어 있을까? 아니면 변화하는 것일까? 적지 않은 사람들은 잠재능력이란 이미 정해진 것이며, 문제는 숨겨진 능력을 효과적으로 발휘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의 캐럴 드웩 교수는 30여년에 걸친 연구를 통해 이런 시각을 정면으로 부인하고 있다. 그는 능력이 고정돼 있다고 믿는 시각이 오히려 아이의 발전을 가로막을 수 있음을 경고한다.

그는 아이들을 두 집단으로 나눠 실험을 했다. 한 집단은 자신의 능력이 고정돼 있다고 믿는 아이들이고, 다른 집단은 능력은 노력 여하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었다. 이들은 같은 수준의 지능과 자신감을 갖고 있었다. 양 집단에 풀기 어려운 문제를 몇 가지 낸 다음,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를 연이어 내줬다. 능력이 고정돼 있다고 믿는 아이들은 어려운 문제에서 실패한 뒤 문제 풀이에 급격히 흥미를 잃었다. 그 결과 평소 같으면 쉽게 풀어낼 다음 문제들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능력의 변화를 믿는 아이들은 어려운 문제에 좀더 열심히 달려들었고 어려운 문제 풀이에 실패한 뒤에도 쉬운 문제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풀어냈다.

자신의 능력이 고정돼 있다고 믿는 아이들은 실패와 도전을 두려워한다. 반면 자신의 능력이 계속 변화한다고 믿는 아이들은 좀더 도전을 즐긴다. 어떤 아이들은 남들에게 자신이 유능하다는 것을 인정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어떤 아이들은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혀 한 걸음 나아갔다는 느낌을 얻는 것을 좋아한다. 결국 아이의 잠재능력이란 의미가 없다. 지금 이 순간의 능력, 그리고 노력과 도전으로 얻어질 미래의 능력이 의미가 있다. 능력은 계속 변화한다.

아이가 백점을 맞은 것은 자랑스러운 일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순간이 아이에게 정말 중요할까? 이미 아는 것을 다 맞는다고 해서 발전은 없다. 발전하고 싶다면 모르는 것에 도전하고 실패를 넘어서야 한다. 팔의 이두박근이 더 커지기를 바란다면 가벼운 아령을 아무리 수십 번 들어봐야 별 소용이 없다. 자신이 들기에는 조금 벅찬 아령을 이를 악물고 들어 올려야 근육이 발달한다. 이두박근이 커지듯 뇌세포의 연결은 더 조밀해질 수 있다.

드웩 교수는 아이의 유능함을 칭찬하는 행위가 오히려 아이에게 해롭다는 사실 역시 실험을 통해 보여줬다. 유능함을 칭찬할 때 아이는 앞으로도 유능함을 확인받아야 한다는 욕구나 압박감을 느끼게 된다. 이 아이들은 어려운 과제에 부딪히면 유능함을 확인받지 못할까봐 오히려 도전을 회피할 수 있다. 칭찬에 의존하는 아이들은 실패했을 때 더 많이, 더 빨리 무너져 내린다. 칭찬은 좋은 것이지만,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 결과가 아닌 노력에 대해서, 과감한 도전에 대해서 해야 한다. 결과가 아닌 과정에 집중할 때 아이는 동기가 높은 아이로 자랄 수 있다.

서천석 소아정신과 전문의·행복한아이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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