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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충분히 스스로…도식적 풀이 ‘그만’

등록 2009-04-12 19:07

염만숙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장
염만숙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장




수학교육 변화와 몰입의 즐거움 /

우리나라에서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12년 동안 수학 교육을 받게 된다. 그 긴 시간 동안 수학 교육을 받으며 우리는 보통 무슨 생각을 했을까? 혹시라도 수학 문제를 해결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던 기억이 있었을까?

아쉽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수학 문제 해결의 즐거움을 알지 못한 채 학창 생활을 마감한다. 그래서 수학 교육 역시 수학이라는 학문을 학생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사고과정을 통해 문제해결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해 왔다. 1990년대를 지나며 ‘문제해결력’이 강조됐고,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를 거치며 학생들이 수학을 통해 새로운 생각을 하고, 고정관념을 깰 수 있도록 하는 ‘창의성 신장’이 이슈가 됐다. 하지만 아직도 아이들은 수학이 어렵고, 힘들고, 수학 문제만 맞닥뜨리면 걱정부터 되는 ‘수학 불안증’(mathematical anxiety)에 시달리는 지경이다. 이유가 뭘까? 그것은 바로 수학에 흥미를 느끼고, 수학이라는 과제에 집착하고, 호기심을 갖고 수학의 유용성을 깨닫게 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학 교육은 수학을 ‘인간의 한 활동’이라는 관점으로 이해하고 이를 반영하려고 노력중이다. 네덜란드의 수학교육학자 프로이덴탈(1905~1990)은 결과적 지식 체계로서의 기성 수학과 ‘활동으로서의 실행 수학’을 구분하고 실행 수학을 체험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실을 수학적으로 해석해 추상화하고, 이를 다시 현실에 응용하는 과정에서 수학의 개념이 생겨나는 맥락을 이해하면 더욱 생동감 있고, 역동적으로 수학을 경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수학 교육의 변화에 맞춰 학생들의 수학 실력을 키우는 방법엔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 스스로 생각하는 것을 권장하는 환경이 중요하다. 그래야 흥미를 느끼고, 생각하는 즐거움을 알 수 있게 된다. 일반적인 수학 공부법인 ‘주어진 시간 안에 가장 빠른 정답 찾기’만 해서는 수학 사고력을 키우기 어렵다. 생각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제공하고, 한 가지 정답 제시가 아닌 다양한 논의와 해결 방법을 생각해 보는 것이 수학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공부법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반복과 공식 암기로 수학을 배우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주거나 자신의 풀이를 말로 설명하라고 하면 매우 어색해한다. 그럴 땐 정답을 해결한 뒤에도 ‘다른 방법은 없는지 생각해 볼까’와 같은 간단한 질문이 큰 효과를 발휘한다.

자신의 생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학생들의 변화는 생각보다 빨리 다가온다. 선생님의 정답과 해설을 거부하기도 하고, 한 문제를 30분 이상 생각해서 풀기도 한다. 그런 문제를 해결한 학생의 얼굴은 만족감과 뿌듯함이 넘쳐난다. 생각하는 기쁨과 몰입의 즐거움을 배웠기 때문이다.

주변의 칭찬과 격려, 기다려 주는 배려가 사고력을 차곡차곡 키울 수 있는 바탕이 된다.


염만숙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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