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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중국인이 한자음으로 우리말 남겨

등록 2009-04-26 20:51

이재운의 우리말 탄생과 진화
이재운의 우리말 탄생과 진화




이재운의 우리말 탄생과 진화 /
[난이도 수준-중2~고1]

18. 궁궐 담을 넘어온 ‘고상한’ 말들 ②

19. 송나라 사람이 기록한 고려시대 우리말

20. 한자 발음, 그 첫 단추를 잘못 꿰어 생긴 혼란

우리 선조들은 어떤 말을 쓰며 살았을까?


불과 백년 전의 문학 작품만 해도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고, 수백년 전의 한글 기록을 읽으려 해도 굉장히 어렵다.

그런데 시대를 더 내려가 한글 창제 이전의 고려시대나 삼국시대에 이르면 말할 것도 없다. 국어학자들이 아무리 애를 써도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처럼 아득하기만 하다.

그런 중에 고려어를 한자로 기록한 책이 남아 있어 지금까지 전해온다. <계림유사>(鷄林類事)다. 송나라 사람 손목(孫穆)이 사신을 따라 고려에 왔다가 보고 들은 고려어를 고려 발음 그대로 적은 귀한 책이요, 고마운 책이다.

왜 남의 나라 사람은 고려어를 적어 기록으로 남기는데 정작 우리 조상들은 그러지 못했는지 참 아쉽다.

손목이 고려에 온 게 1103년이니 900년 전, 그때 우리 조상들이 쓰던 말이 생생하다. 한글이 없을 때라 한자와 반절 기법으로 적어 아주 분명하게 읽히지는 않지만, 그나마 천만다행이다. 당시 송나라 발음만 알면 거의 음가를 구해낼 수 있으니 말이다.

왼쪽의 문자는 송나라 한자이고, 오른쪽 한자는 손목이 송나라식 발음으로 우리말을 옮겨적은 것이다. 괄호 속에 우리말로 뜻을 적었는데 왼쪽은 고려 발음이고, 오른쪽이 현대 발음이다.

참고로 우리말에 해당하는 송나라 발음을 적은 한자 끝에 붙은 ‘切’이란 반절(反切)로서 앞에 나온 두 글자 중 앞에서 머리를 따고, 뒤에서 꼬리를 따라는 의미다. 즉 해를 가리키는 ‘黑隘切’이란 곧 흑에서 ㅎ, 애에서 ㅐ를 따 ‘해’라는 한 글자가 된다는 의미다.

한글이 없던 시절에 이렇게라도 지혜를 써준 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이재운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어원 500가지> 대표 저자·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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