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논술 18. 문학 교과서로 논술 접근하기
과목별 논술교과서 / [난이도 수준-중2~고1]
■ 교과서 읽기
논점 2. <신부>에 반영된 여인의 정절 신부는 초록 저고리 다홍치마로 겨우 귀밑머리만 풀리운 채 신랑하고 첫날밤을 아직 앉아 있었는데, 신랑이 그만 오줌이 급해져서 냉큼 일어나 달려가는 바람에 옷자락이 문 돌쩌귀에 걸렸습니다. 그것을 신랑은 생각이 또 급해서 제 신부가 음탕해서 그새를 못 참아서 뒤에서 손으로 잡아당기는 거라고, 그렇게만 알곤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가 버렸습니다. 문 돌쩌귀에 걸린 옷자락이 찢어진 채로 오줌 누곤 못쓰겠다며 달아나 버렸습니다. 그러고 나서 40년인가 50년이 지나간 뒤에 뜻밖에 딴 볼일이 생겨 이 신부네 집 옆을 지나가다가 그래도 잠시 궁금해서 신부방 문을 열고 들여다보니 신부는 귀밑머리만 풀린 첫날밤 모양 그대로 초록 저고리 다홍치마로 아직도 고스란히 앉아 있었습니다. 안쓰러운 생각이 들어 그 어깨를 가서 어루만지니 그때서야 매운 재가 되어 폭삭 내려앉아 버렸습니다. 초록 재와 다홍 재로 내려앉아 버렸습니다. - 고등학교, <문학> 어떻게 읽을까 이 시는 혼인 첫날밤에 생긴 오해로 인해 신부가 40~50년 동안 첫날밤 모습 그대로 앉아 있다가, 신랑의 손길이 닿은 뒤에야 재가 되어 내려앉았다는 전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시인은 이 전설을 마치 이야기꾼이 옛이야기를 전달해 주듯 독자들에게 들려준다. 그러나 이 작품은 우리가 알고 있는 전설과는 또다른 즐거움과 감동을 준다. 그것은 시인이 이 전설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나름대로 새롭게 재창조해 냈기 때문이다.
원래 전설에서는 신부의 정절만이 주된 관심사였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그것을 소재로 하면서도, 적절한 생략과 암시를 통해 신부의 정절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를 이중적으로 그려 내고 있다. 즉, 우리가 알고 있는 전설에서는 ‘일부종사의 덕목’을 목숨을 걸고 지켜 낸 여인이라는 유교적 교훈이 강조되었으나, 이 작품에서는 그 정절이 신랑에 대한 ‘반항’의 의미로도 읽히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절이 왜 비판적으로 해석됐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 정절이 오로지 여인에게만 강조되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여인은 평생 한 남자를 섬기게 되어 있기 때문에 신랑이 설령 죽음을 맞이하더라도 재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엄격하게 정절을 지킬 것을 강요받았던 것이다. 결국은 이것이 작가로 하여금 사소한 오해로 평생을 홀로 있어야 했던 여인의 한을 ‘매운 재’, ‘초록 재와 다홍 재’ 등으로 형상화하도록 한 원동력의 하나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내용적 요소와 더불어 작품의 형식적 요소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시의 시적 화자는 ‘이야기꾼’으로 설정돼 있다. 화자가 신부가 아닌 이야기꾼으로 설정된 것은 시 자체가 마치 옛날이야기처럼 독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기도 하고, 신부가 재로 변한 비현실적인 상황을 진실인 것처럼 믿도록 하기 위한 신비감을 주기 위한 장치라고도 할 수 있다. 또한 시적 화자의 담담한 어투는 제3자의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보게 함으로써 오히려 더욱 신부의 ‘한’을 부각하는 구실을 하기도 한다. 논술에서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여인의 정절’을 비판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정절이란 과연 정당한 것인지, 그리고 시에서와 같이 불합리하게 적용되지 않고 긍정적으로 작용하려면 어떻게 변화돼야 하는지를 토의·토론해야 한다. 또 현대사회에서 부부 관계는 어떻게 설정돼야 하는지 윤리 교과와 연계해 심화 수업을 할 수도 있다. ■ 논제 해결 소통과 믿음이 필요한 부부관계 제시문 (가)와 (나)를 ‘바람직한 부부 관계’라는 기준에서 비교·분석하고, 이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다)를 참고하여 서술하시오.(500자 내외) (가) 위 교과서 읽기의 <신부> (나) 흥부 부부가 박덩이를 사이 하고 가르기 전에 건넨 웃음살을 헤아려 보라. 금이 문제리. 황금 벼이삭이 문제리, 웃음의 물살이 반짝이며 정갈하던 그것이 확실히 문제다. 없는 떡방아 소리도 있는 듯이 들어 내고 손발 닿는 처지끼리 같이 웃어 비추던 거울면들아. 웃다가 서로 불쌍해 서로 구슬을 나누었으리. 그러다 금시 절로 면에 온 구슬까지를 서로 부끄리며 먼 물살이 가다가 소스라쳐 반짝이듯 서로 소스라쳐 본웃음 물살을 지었다고 헤아려 보라. 그것은 확실히 문제다. - 고등학교 문학 (다) 전통적인 가족제도에서 부부는 개인과 개인의 결합이기보다는 두 가문의 결합이라는 의미가 강했다. 부부의 결합이 자녀의 생산과 양육을 통해 가문의 발전으로 이어진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서는 개인주의적 성향이 짙어지면서 이혼율의 증가 등에 따라 가족 공동체가 해체되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그렇다면 21세기 바람직한 부부상은 어떠해야 하는지 살펴보기로 하자. 첫째, 각 개인의 자아의식과 가족 공동체 의식을 조화시켜야 할 것이다. 개인으로서 자신의 존재를 살리기 위해서 부부 각자의 주체성을 유지하면서도, 가정이라는 공동체에 대한 사랑과 협동심을 지니면 될 것이다. 즉, 부부는 각자의 개인적 자유와 주체성을 존중하는 가운데, 가족 공동체로서의 우리를 유지하기 위해 서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둘째, 부부는 결혼 생활을 통해 상호 발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부부 관계는 각자 독립적인 인격과 기능을 유지하면서 개인 수준을 넘어 새로운 인격을 탄생시키는 관계이기도 하다. 남편과 아내는 삶의 동반자로서 상호 갈등이 있을 때에는 서로 대화로 해결하도록 노력하고, 양자의 주장을 함께 수용할 수 있는 최대 공약수를 찾아야 하며, 집안일에 대해서는 서로 협력하고 공동으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 고등학교 전통윤리 ■ 해결 방향 논제를 해결하려면 먼저 ‘바람직한 부부 관계’라는 틀 안에서 제시문 (가)와 (나)의 주제를 파악해야 한다. (가)에는 신랑의 사소한 오해로 평생을 외롭게 살아야 했던 신부의 이야기가 나와 있다. ‘바람직한 부부 관계’라는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한쪽 측면만을 생각하고 신부를 거부했던 신랑을 우선적으로 비판할 수 있다. 특히 신랑이 신부와 대화도 없이 집을 뛰쳐나간 것은 경솔한 행동이다. 하지만 신부에게도 잘못은 있다. 자신의 잘못이 아닌 것으로 오해를 받았다면 그것을 적극적으로 해명했어야 하는 것이다. 결국 (가)의 부부는 ‘소통’이 부족했다는 측면에서 비판할 수 있다. (나)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에 직면했지만 사랑으로 이를 극복하는 부부의 모습이 나와 있다. 이 부부는 비록 없는 떡방아 소리를 들어야 할 정도로 가난한 삶을 살고 있지만, 힘들 때마다 웃음을 나누고 슬픔을 나누며 이를 극복하는 것이다. 특히 박을 가르기 전이라는 상황이 주어졌다는 것은 그들이 추구하는 것이 물질적 행복이 아닌 정신적 행복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의 부부에게는 없고 (나)의 부부에게 있는 것은 서로간의 소통과 믿음이다. 따라서 이러한 부분을 중심으로 논지를 전개하면 된다. 그리고 `바람직한 부부 관계’에 대하여 (가), (나)를 분석한 결과와 (다)의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의 견해를 서술하면 된다.
논점 2. <신부>에 반영된 여인의 정절 신부는 초록 저고리 다홍치마로 겨우 귀밑머리만 풀리운 채 신랑하고 첫날밤을 아직 앉아 있었는데, 신랑이 그만 오줌이 급해져서 냉큼 일어나 달려가는 바람에 옷자락이 문 돌쩌귀에 걸렸습니다. 그것을 신랑은 생각이 또 급해서 제 신부가 음탕해서 그새를 못 참아서 뒤에서 손으로 잡아당기는 거라고, 그렇게만 알곤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가 버렸습니다. 문 돌쩌귀에 걸린 옷자락이 찢어진 채로 오줌 누곤 못쓰겠다며 달아나 버렸습니다. 그러고 나서 40년인가 50년이 지나간 뒤에 뜻밖에 딴 볼일이 생겨 이 신부네 집 옆을 지나가다가 그래도 잠시 궁금해서 신부방 문을 열고 들여다보니 신부는 귀밑머리만 풀린 첫날밤 모양 그대로 초록 저고리 다홍치마로 아직도 고스란히 앉아 있었습니다. 안쓰러운 생각이 들어 그 어깨를 가서 어루만지니 그때서야 매운 재가 되어 폭삭 내려앉아 버렸습니다. 초록 재와 다홍 재로 내려앉아 버렸습니다. - 고등학교, <문학> 어떻게 읽을까 이 시는 혼인 첫날밤에 생긴 오해로 인해 신부가 40~50년 동안 첫날밤 모습 그대로 앉아 있다가, 신랑의 손길이 닿은 뒤에야 재가 되어 내려앉았다는 전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시인은 이 전설을 마치 이야기꾼이 옛이야기를 전달해 주듯 독자들에게 들려준다. 그러나 이 작품은 우리가 알고 있는 전설과는 또다른 즐거움과 감동을 준다. 그것은 시인이 이 전설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나름대로 새롭게 재창조해 냈기 때문이다.
원래 전설에서는 신부의 정절만이 주된 관심사였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는 그것을 소재로 하면서도, 적절한 생략과 암시를 통해 신부의 정절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를 이중적으로 그려 내고 있다. 즉, 우리가 알고 있는 전설에서는 ‘일부종사의 덕목’을 목숨을 걸고 지켜 낸 여인이라는 유교적 교훈이 강조되었으나, 이 작품에서는 그 정절이 신랑에 대한 ‘반항’의 의미로도 읽히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절이 왜 비판적으로 해석됐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 정절이 오로지 여인에게만 강조되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여인은 평생 한 남자를 섬기게 되어 있기 때문에 신랑이 설령 죽음을 맞이하더라도 재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엄격하게 정절을 지킬 것을 강요받았던 것이다. 결국은 이것이 작가로 하여금 사소한 오해로 평생을 홀로 있어야 했던 여인의 한을 ‘매운 재’, ‘초록 재와 다홍 재’ 등으로 형상화하도록 한 원동력의 하나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내용적 요소와 더불어 작품의 형식적 요소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시의 시적 화자는 ‘이야기꾼’으로 설정돼 있다. 화자가 신부가 아닌 이야기꾼으로 설정된 것은 시 자체가 마치 옛날이야기처럼 독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기도 하고, 신부가 재로 변한 비현실적인 상황을 진실인 것처럼 믿도록 하기 위한 신비감을 주기 위한 장치라고도 할 수 있다. 또한 시적 화자의 담담한 어투는 제3자의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보게 함으로써 오히려 더욱 신부의 ‘한’을 부각하는 구실을 하기도 한다. 논술에서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여인의 정절’을 비판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정절이란 과연 정당한 것인지, 그리고 시에서와 같이 불합리하게 적용되지 않고 긍정적으로 작용하려면 어떻게 변화돼야 하는지를 토의·토론해야 한다. 또 현대사회에서 부부 관계는 어떻게 설정돼야 하는지 윤리 교과와 연계해 심화 수업을 할 수도 있다. ■ 논제 해결 소통과 믿음이 필요한 부부관계 제시문 (가)와 (나)를 ‘바람직한 부부 관계’라는 기준에서 비교·분석하고, 이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다)를 참고하여 서술하시오.(500자 내외) (가) 위 교과서 읽기의 <신부> (나) 흥부 부부가 박덩이를 사이 하고 가르기 전에 건넨 웃음살을 헤아려 보라. 금이 문제리. 황금 벼이삭이 문제리, 웃음의 물살이 반짝이며 정갈하던 그것이 확실히 문제다. 없는 떡방아 소리도 있는 듯이 들어 내고 손발 닿는 처지끼리 같이 웃어 비추던 거울면들아. 웃다가 서로 불쌍해 서로 구슬을 나누었으리. 그러다 금시 절로 면에 온 구슬까지를 서로 부끄리며 먼 물살이 가다가 소스라쳐 반짝이듯 서로 소스라쳐 본웃음 물살을 지었다고 헤아려 보라. 그것은 확실히 문제다. - 고등학교 문학 (다) 전통적인 가족제도에서 부부는 개인과 개인의 결합이기보다는 두 가문의 결합이라는 의미가 강했다. 부부의 결합이 자녀의 생산과 양육을 통해 가문의 발전으로 이어진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서는 개인주의적 성향이 짙어지면서 이혼율의 증가 등에 따라 가족 공동체가 해체되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그렇다면 21세기 바람직한 부부상은 어떠해야 하는지 살펴보기로 하자. 첫째, 각 개인의 자아의식과 가족 공동체 의식을 조화시켜야 할 것이다. 개인으로서 자신의 존재를 살리기 위해서 부부 각자의 주체성을 유지하면서도, 가정이라는 공동체에 대한 사랑과 협동심을 지니면 될 것이다. 즉, 부부는 각자의 개인적 자유와 주체성을 존중하는 가운데, 가족 공동체로서의 우리를 유지하기 위해 서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둘째, 부부는 결혼 생활을 통해 상호 발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부부 관계는 각자 독립적인 인격과 기능을 유지하면서 개인 수준을 넘어 새로운 인격을 탄생시키는 관계이기도 하다. 남편과 아내는 삶의 동반자로서 상호 갈등이 있을 때에는 서로 대화로 해결하도록 노력하고, 양자의 주장을 함께 수용할 수 있는 최대 공약수를 찾아야 하며, 집안일에 대해서는 서로 협력하고 공동으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 고등학교 전통윤리 ■ 해결 방향 논제를 해결하려면 먼저 ‘바람직한 부부 관계’라는 틀 안에서 제시문 (가)와 (나)의 주제를 파악해야 한다. (가)에는 신랑의 사소한 오해로 평생을 외롭게 살아야 했던 신부의 이야기가 나와 있다. ‘바람직한 부부 관계’라는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한쪽 측면만을 생각하고 신부를 거부했던 신랑을 우선적으로 비판할 수 있다. 특히 신랑이 신부와 대화도 없이 집을 뛰쳐나간 것은 경솔한 행동이다. 하지만 신부에게도 잘못은 있다. 자신의 잘못이 아닌 것으로 오해를 받았다면 그것을 적극적으로 해명했어야 하는 것이다. 결국 (가)의 부부는 ‘소통’이 부족했다는 측면에서 비판할 수 있다. (나)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에 직면했지만 사랑으로 이를 극복하는 부부의 모습이 나와 있다. 이 부부는 비록 없는 떡방아 소리를 들어야 할 정도로 가난한 삶을 살고 있지만, 힘들 때마다 웃음을 나누고 슬픔을 나누며 이를 극복하는 것이다. 특히 박을 가르기 전이라는 상황이 주어졌다는 것은 그들이 추구하는 것이 물질적 행복이 아닌 정신적 행복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의 부부에게는 없고 (나)의 부부에게 있는 것은 서로간의 소통과 믿음이다. 따라서 이러한 부분을 중심으로 논지를 전개하면 된다. 그리고 `바람직한 부부 관계’에 대하여 (가), (나)를 분석한 결과와 (다)의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의 견해를 서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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