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논술 21. 세계지리 교과서로 논술 접근하기
과목별 논술교과서 / [난이도 수준-중2~고1]
■ 교과서 읽기
논점 1. 지리를 통한 지구촌 이해 1. 지역 정보의 특성 “세아는 겨울방학을 맞이하여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배낭여행을 가려고 한다. 여행 준비물로는 어떤 것을 챙겨야 할까? 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재우의 삼촌은 국내의 인건비가 자꾸 올라 외국으로 공장을 옮기려고 한다. 어느 지역이 좋을까?” 지역 정보란 지표 공간상의 모든 정보를 말하는 것으로, 지표의 자연적·인문적 현상들이 공간상에 어떻게 분포하고 배열되어 있으며, 또 그것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조직되어 있는가에 대한 지식으로 세계 각 지역을 이해하는 기초가 된다. 지역 정보는 자연 현상으로부터 인문 현상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또한 지역 정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한다. 과거에는 이들 정보를 백과사전식으로 나열하고 암기하였으나 정보의 양이 빠르게 늘어나는 정보화 시대에 와서는 그 의미가 상당히 퇴색되어 있다. -고등학교 <세계지리>(대한교과서)
2. 지리를 통하여 세계를 본다. 지리는 세계 모든 나라의 위치를 알려주는 지도로 시작해서 지도로 끝나는 단순한 학문이 아니다. 지리는 ‘우리가 누구이고 어떤 경로를 거쳐서 오늘에 이르게 되었는가’라는 흥미로운 질문을 던지는 한편, 그 질문에 대한 답변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지리를 염두에 두지 않고는 역사, 국제 정치, 세계 경제, 종교, 철학, 문학의 유형도 이해할 수 없다. 지리는 다른 학문과 과학이 방사상으로 뻗어 나오는 중심원으로 학문의 주맥이다. 따라서, 세계와 우주를 총체적으로 알차게 이해하려는 사람은 필수적으로 지리에 대한 탄탄한 이해를 갖고 출발해야 한다. -데이브스, 교과서에서 배우지 못한 세계지리 고등학교 <세계지리>(대한교과서)
■ 교과 심화 지금 여기, 일상의 지리학─일상 공간을 매개로 삶과 교감하다 피시방, 패스트푸드점, 현금 지급기 같은 공간이 일상 곳곳에 자리하게 된 것은 사실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이동 수단인 지하철이라는 공간에서 예전에는 사람들이 단순히 책이나 신문을 읽었지만, 이제 휴대전화나 디엠비(DMB) 같은 각종 기기들을 사용해 다른 공간의 사람들과 소통을 하거나 실시간으로 영상물을 감상한다. 또 오랜 세월 고단한 서민의 삶을 위로해온 종로 피맛골이 첨단 상가로 탈바꿈하기 위해 철거를 앞두고 있는 것처럼, 친숙한 공간이 어느 날 사라지기도 한다. 우리가 매일같이 경험하는 일상 공간의 풍경에는 이처럼 공간의 변화와 더불어 삶의 변화가 스며 있고, 보통 사람의 일상과 시대의 공기가 반영되어 있다. 일상 공간은 인간과 함께 계속 변화하며 새로운 경관을 생산하고 있고, 지금 이곳의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뿐 아니라 사회 변화, 역사의 맥락까지 두루 투영하는 총체적인 세계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일상 공간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며, 그 안에 퇴적된 의미의 지층을 발견하지 못한다. 공간과 위치에 관한 학문인 지리학조차도 공간이 우리 삶과 어떤 관련을 맺고 있는지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채 인간과 공간 속에서 기능적이고 과학적인 시선으로 법칙이나 원리를 발견하는 데에만 천착해왔다. 지리학의 영역을 확장시켜 연구해온 박승규 교수(춘천교육대학교)의 신간 <일상의 지리학─인간과 공간의 관계를 묻다>(책세상문고/우리시대 121)는 이런 기존의 지리학을 해체하고 일상 공간을 통해 인간과 공간의 관계를 탐색함으로써 삶과 교감하는 일상의 지리학을 제안한다. 낯익은 공간을 낯설게 바라보는 데서 출발하는 일상의 지리학은 단순한 지역간 차이의 구분에서 벗어나 시선의 차이에 주목하고(다름의 지리학), 획일적인 경관에서 공간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며(같음의 지리학), 공간 배치의 미세한 의미 체계를 해석하고(배치의 지리학), 공간을 매개로 사회 현상을 설명함(리좀의 지리학)으로써 지리학을 재영토화하려 한다. 맥도날드, 고속도로, 아파트, 화장실, 성당 등의 일상 공간과 더불어 2002년 월드컵과 2008년 촛불 집회, 5·18 광주민주항쟁 같은 사회현상과 역사적 사건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삶과 공간을 연관 지어 분석한 이 책은 결국 공간을 통해 인간과 소통하고 세상과 소통하며 삶을 성찰하는 인간학으로서의 지리학을 꿈꾼다. 이 책의 모색을 통해 우리는 그동안의 관성적인 삶의 이해에서 벗어나 지금 여기의 우리 삶의 양태와 변화에 대해 더 깊이 사유하고 이해할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서평 중 발췌 지리학을 통해 세계를 해석하다 무슬림 지역 여러 학교의 지리 교실 벽에는 과거와 현재를 통틀어 이슬람의 지배 아래 놓인 적이 있는 모든 지역을 표시한 지도가 걸려 있다. 서아프리카에서 중앙아시아, 동유럽에서 방글라데시, 그리고 동남아시아까지 이른다. 여기에는 스페인과 포르투갈, 헝가리, 루마니아, 불가리아, 그리스의 대부분과 인도의 상당 부분, 중국 서부의 일부분까지 포함된다. 이 지도를 보면 이슬람 세력이 미친 세계적 범위는 물론, 과거 이슬람이 유럽을 훨씬 뛰어넘는 영광을 누렸던 기억을 상기시킨다. 무슬림은 이 지도를 보면서 그들의 잃은 땅과 사람들을 매일같이 떠올린다. 그리고 2001년 9월11일 이들의 서구에 대한 가장 강력한 위협이 있었고, 그후 런던에서는 ‘셰이크 오마르’(Sheik Omar)라는 한 유명한 무슬림 성직자가 수백명의 신도를 모아 놓고 대형 스크린에 세계무역센터가 무너지는 영상을 비추자, 청중들은 이를 보고 일제히 “알라 아크바르”(신은 위대하시다)라고 외쳤다. 이 사례를 보면 마크 먼모니어(Mark Monmonier)가 언급한 “지도는 힘을 품고 있다”는 명제를 체감할 수 있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지리를 통해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계를 분석할 수 있는 현명한 도구 하나를 쥐여준다. 지리적 교양이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문제라는 점, 그래서 우리의 빈약한 지리 지식은 점점 경쟁이 치열해져가는 이 세계에서 심각하고 중대한 결함으로 작용한다. -하름데블레이의 <분노의 지리학>에 대한 서평 중 발췌
◎ 관점 넓히기 한양의 관문이며 서울의 상징물로서 600년 동안 그 자리에 있던 숭례문은 차라리 불탄 채로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의 자존심이 불탔다”는 인수위의 반응처럼 국가주의를 발동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한국 사회의 반문화적 성격을 말해주기 위해서다. 앙상하게 남은 그 처절한 모습으로 경제동물의 사회에서 말하는 실용주의란 곧 반문화주의임을 증언해야 한다. 한양 도읍지가 있은 뒤에 한강과 북한산이 생긴 게 아니라 한강과 북한산이 있어 한양 도읍지가 생겼다. 다시 말해, 강과 산의 ‘지리’가 있은 뒤에 사람이 살고 숭례문이 세워지고 역사를 피워낸 것이다. 우리가 흔히 쓰는 ‘인문-지리’라는 말은 사람 중심의 사고가 낳은 잘못으로 ‘지리-인문’으로 수정되어야 한다. 초등학생들도 고개를 끄덕일 얘기지만 영어몰입교육 주장을 펴는 우리 사회 지배층의 인문적 소양으로는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일 듯싶기도 하다. 사람이 있어 한반도가 있는 게 아니라 한반도가 있어 사람이 있음에도 한반도를 파헤쳐 바꾸는 대운하를 발상하고 밀어붙이려는 것도, 우리가 한국어로 말하고 한국어로 생각하기에 한국인임을 헤아리지 못하는 그 수준이나 경지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겠는가.(중략) 고등학교까지 우리 교육이란 결국 서열화된 대학체제에 편입시키는 줄 세우기를 위함이다. 학벌사회에서 그 줄 세우기는 구성원 모두에게서 객관적 타당성을 인정받아야 한다. 본디 정답이 없는 인문사회과목을 정답이 있는 과목으로 축소시킨 배경이다. 우리는 인간과 사회에 관한 나의 생각과 느낌을 풍요로우면서 정교히 하고 그것을 표현하는 공부를 하지 못하고 작자의 이름과 연대 외우기를 할 뿐이다. 숭례문에 담긴 역사적 의미와 그 숨결을 느끼는 공부를 하지 못하고 “다음 문화재 중에서 국보 1호는? 1)흥인지문 2) 숭례문 3) 광화문 4)대한문”이라는 물음에 답할 뿐이다. 일등부터 꼴등까지 줄 세우기를 강요하는 대학서열 체제를 극복하고 다만 합격/불합격으로 나누는 대학평준화의 길이 고통의 늪에 빠진 학생과 학부모를 구하는 길일 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의 사회문화적 소양을 높이는 길임을 암기능력만으로 지배층에 오른 사람일지라도 알아야 하지 않을까? 그래도 생각하는 동물이라면. -홍세화, <한겨레> 2008년 2월18일치
■ 논제 해결 지역정보의 인문학적 재해석 제시 자료 (가)는 중학생의 오세아니아 지역에 대한 마인드맵이다. 제시문 (나)와 (다)를 참고하여 마인드맵에 담긴 지역 정보를 지리적 개념과 원리를 활용하여 종합적으로 평가하시오.(800자 안팎)
(나) 지구상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같은 민족이라 하더라도 지방에 따라 성격이나 기질에 큰 차이가 난다. 이 같은 이유는 지리적 풍토가 다르기 때문이다. 유럽에서 남방인과 북방인의 성격을 비교해 보면, 남방인들은 비교적 명랑하지만, 조금 게으르다. 또한, 북방인들은 밝음이 결여되어 있으니 둔중한 감이 있고 끈기가 대단하다. 이러한 남방인과 북방인의 성격 차이는 일사량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고등학교 <세계지리>(대한교과서)
(다) 사막이 형성되는 여러 가지 원인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바다로부터의 수분 공급이 적은 지역 2. 탁월풍의 바람그늘 지역
3. 대기 대순환의 아열대 고압대 지역 4. 중위도 대륙 서안의 한류 연안 지역
◎ 해결 방향 지리는 공간이라는 관점을 토대로 인문 환경과 자연 환경을 해석하려는 사회과학이다. 즉, 지구촌에 존재하고 발생하는 다양한 사건들을 과학적 분석과 인문적 성찰을 통해 파악하려는 종합학문적인 성격을 지닌다. 따라서 지리적 사고를 경시할 경우에는 지역에 대한 이해의 정확도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가)와 같이 지리 학습이 단편적인 지명이나 위치, 분포 자원 등의 사실을 암기하는 수준에서 머무르게 될 경우, 지역에 대한 종합적 접근이 제한될 수 있다. 그러므로 (나)와 같이 인문 현상을 과학적으로 전개해나갈 수 있는 지리적 원리의 이해가 일차적으로 필요하다. 또 (다)의 기후학적 고찰을 통해 오스트레일리아의 사막 형성 원인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가 가능하다. 지리적 논제를 해결해야 할 때는 자료 해석을 위한 지리학적 현상에 대한 이해가 전제돼야 한다. 하지만 논술은 자료에 대한 정확한 분석 결과를 논리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자신만의 독창적인 사고가 포함돼야 한다. 왜냐하면 논술은 정답을 요구하지 않는 개방된 글쓰기이기 때문이다. 단편적인 사실의 기술과 설명으로 제한된다면 고득점 논술 답안을 작성하기 어렵다. 제시문과 자료에 대한 분석에서 지리적 개념과 원리를 적절히 활용하고, 이런 현상들이 궁극적으로 인간의 삶에 던지는 의미를 발굴해내야 한다.
◎ 자료 검색 마인드맵이란? 마인드맵의 핵심 사항은 자신의 생각이나 아이디어를 적절한 시각적 효과와 함께 정리하는 것이다. 키워드와 그림(형상화)을 통하여 전체 생각을 한눈에 정리함으로써, 개인의 생각을 효과적으로 정리, 기억할 수 있게 해준다. 또 마인드맵 구성 요소들의 결합·분리를 통해 부분에서 전체로 또는 전체에서 부분으로 생각을 쉽게 재구성할 수 있다. 이런 마인드맵의 응용 분야는 아이디어 정리, 일의 계획, 진행상태 점검, 회의 진행, 시간 관리, 독서평 등 업무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의 각 분야에 퍼져 있다. 마인드맵 작성은 간단한 준비로도 가능하다. 우선, 순간순간의 메모를 합해 최종적으로 완성될 수 있으므로, 효과적인 메모의 기술이 매우 중요하게 된다. 그리고 종이·펜 등의 단순한 도구와 백지 몇 장이면 충분하다. 오세아니아 넓은 의미로는 아시아와 아메리카 사이에 있는 섬 지역 전체를 가리키며, 흔히 류큐(琉球)제도, 쿠릴 열도, 알류샨 열도, 일본 군도는 제외된다. 오세아니아의 범위를 정할 때 대체로 인도네시아·타이완·필리핀은 제외되는데, 이 섬들이 문화와 인종에 있어 역사적으로 아시아 본토와 매우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좀더 좁은 의미의 오세아니아는 1만여개의 섬을 말하는데, 오스트레일리아를 제외한 섬의 총면적이 약 82만1000㎢에 이른다. 오세아니아의 수역 면적은 약 7000만㎢이다. 오세아니아는 전통적으로 오스트랄라시아(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멜라네시아·미크로네시아·폴리네시아의 4부분으로 나누어진다. 대부분의 섬들이 남회귀선과 북회귀선 사이에 분포되어 있어서 열대기후 지역에 속하는데, 적도 북쪽 지역은 북동무역풍의 영향을 받고, 남쪽 지역은 남동무역풍의 영향을 받아서 강우량의 차이가 심하다. 2만 년 전만 하더라도 오스트랄라시아를 제외하고는 이 지역에 사람이 살지 않았다. 인종으로는 미크로네시아인·멜라네시아인·폴리네시아인 외에 유럽인·중국인·인도인·일본인 등이 있고, 이외에 혼혈인 등이 상당수 거주한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섬 사람들의 조상이 동남아시아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학설을 지지한다. 1990년경에 이르러 약 940만명에 이르는 섬 사람들이 오스트레일리아를 제외한 오세아니아에 살고 있으며, 토착문화의 상당 부분이 서구 여러 곳에서 이주해온 비(非)오세아니아인들과의 빈번한 접촉으로 크게 변화되었다. 인구 2600만명(1990년, 오스트레일리아 포함). -브리태니커
논점 1. 지리를 통한 지구촌 이해 1. 지역 정보의 특성 “세아는 겨울방학을 맞이하여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배낭여행을 가려고 한다. 여행 준비물로는 어떤 것을 챙겨야 할까? 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재우의 삼촌은 국내의 인건비가 자꾸 올라 외국으로 공장을 옮기려고 한다. 어느 지역이 좋을까?” 지역 정보란 지표 공간상의 모든 정보를 말하는 것으로, 지표의 자연적·인문적 현상들이 공간상에 어떻게 분포하고 배열되어 있으며, 또 그것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조직되어 있는가에 대한 지식으로 세계 각 지역을 이해하는 기초가 된다. 지역 정보는 자연 현상으로부터 인문 현상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또한 지역 정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한다. 과거에는 이들 정보를 백과사전식으로 나열하고 암기하였으나 정보의 양이 빠르게 늘어나는 정보화 시대에 와서는 그 의미가 상당히 퇴색되어 있다. -고등학교 <세계지리>(대한교과서)
2. 지리를 통하여 세계를 본다. 지리는 세계 모든 나라의 위치를 알려주는 지도로 시작해서 지도로 끝나는 단순한 학문이 아니다. 지리는 ‘우리가 누구이고 어떤 경로를 거쳐서 오늘에 이르게 되었는가’라는 흥미로운 질문을 던지는 한편, 그 질문에 대한 답변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지리를 염두에 두지 않고는 역사, 국제 정치, 세계 경제, 종교, 철학, 문학의 유형도 이해할 수 없다. 지리는 다른 학문과 과학이 방사상으로 뻗어 나오는 중심원으로 학문의 주맥이다. 따라서, 세계와 우주를 총체적으로 알차게 이해하려는 사람은 필수적으로 지리에 대한 탄탄한 이해를 갖고 출발해야 한다. -데이브스, 교과서에서 배우지 못한 세계지리 고등학교 <세계지리>(대한교과서)
■ 교과 심화 지금 여기, 일상의 지리학─일상 공간을 매개로 삶과 교감하다 피시방, 패스트푸드점, 현금 지급기 같은 공간이 일상 곳곳에 자리하게 된 것은 사실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이동 수단인 지하철이라는 공간에서 예전에는 사람들이 단순히 책이나 신문을 읽었지만, 이제 휴대전화나 디엠비(DMB) 같은 각종 기기들을 사용해 다른 공간의 사람들과 소통을 하거나 실시간으로 영상물을 감상한다. 또 오랜 세월 고단한 서민의 삶을 위로해온 종로 피맛골이 첨단 상가로 탈바꿈하기 위해 철거를 앞두고 있는 것처럼, 친숙한 공간이 어느 날 사라지기도 한다. 우리가 매일같이 경험하는 일상 공간의 풍경에는 이처럼 공간의 변화와 더불어 삶의 변화가 스며 있고, 보통 사람의 일상과 시대의 공기가 반영되어 있다. 일상 공간은 인간과 함께 계속 변화하며 새로운 경관을 생산하고 있고, 지금 이곳의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뿐 아니라 사회 변화, 역사의 맥락까지 두루 투영하는 총체적인 세계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일상 공간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며, 그 안에 퇴적된 의미의 지층을 발견하지 못한다. 공간과 위치에 관한 학문인 지리학조차도 공간이 우리 삶과 어떤 관련을 맺고 있는지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채 인간과 공간 속에서 기능적이고 과학적인 시선으로 법칙이나 원리를 발견하는 데에만 천착해왔다. 지리학의 영역을 확장시켜 연구해온 박승규 교수(춘천교육대학교)의 신간 <일상의 지리학─인간과 공간의 관계를 묻다>(책세상문고/우리시대 121)는 이런 기존의 지리학을 해체하고 일상 공간을 통해 인간과 공간의 관계를 탐색함으로써 삶과 교감하는 일상의 지리학을 제안한다. 낯익은 공간을 낯설게 바라보는 데서 출발하는 일상의 지리학은 단순한 지역간 차이의 구분에서 벗어나 시선의 차이에 주목하고(다름의 지리학), 획일적인 경관에서 공간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며(같음의 지리학), 공간 배치의 미세한 의미 체계를 해석하고(배치의 지리학), 공간을 매개로 사회 현상을 설명함(리좀의 지리학)으로써 지리학을 재영토화하려 한다. 맥도날드, 고속도로, 아파트, 화장실, 성당 등의 일상 공간과 더불어 2002년 월드컵과 2008년 촛불 집회, 5·18 광주민주항쟁 같은 사회현상과 역사적 사건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삶과 공간을 연관 지어 분석한 이 책은 결국 공간을 통해 인간과 소통하고 세상과 소통하며 삶을 성찰하는 인간학으로서의 지리학을 꿈꾼다. 이 책의 모색을 통해 우리는 그동안의 관성적인 삶의 이해에서 벗어나 지금 여기의 우리 삶의 양태와 변화에 대해 더 깊이 사유하고 이해할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서평 중 발췌 지리학을 통해 세계를 해석하다 무슬림 지역 여러 학교의 지리 교실 벽에는 과거와 현재를 통틀어 이슬람의 지배 아래 놓인 적이 있는 모든 지역을 표시한 지도가 걸려 있다. 서아프리카에서 중앙아시아, 동유럽에서 방글라데시, 그리고 동남아시아까지 이른다. 여기에는 스페인과 포르투갈, 헝가리, 루마니아, 불가리아, 그리스의 대부분과 인도의 상당 부분, 중국 서부의 일부분까지 포함된다. 이 지도를 보면 이슬람 세력이 미친 세계적 범위는 물론, 과거 이슬람이 유럽을 훨씬 뛰어넘는 영광을 누렸던 기억을 상기시킨다. 무슬림은 이 지도를 보면서 그들의 잃은 땅과 사람들을 매일같이 떠올린다. 그리고 2001년 9월11일 이들의 서구에 대한 가장 강력한 위협이 있었고, 그후 런던에서는 ‘셰이크 오마르’(Sheik Omar)라는 한 유명한 무슬림 성직자가 수백명의 신도를 모아 놓고 대형 스크린에 세계무역센터가 무너지는 영상을 비추자, 청중들은 이를 보고 일제히 “알라 아크바르”(신은 위대하시다)라고 외쳤다. 이 사례를 보면 마크 먼모니어(Mark Monmonier)가 언급한 “지도는 힘을 품고 있다”는 명제를 체감할 수 있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지리를 통해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계를 분석할 수 있는 현명한 도구 하나를 쥐여준다. 지리적 교양이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문제라는 점, 그래서 우리의 빈약한 지리 지식은 점점 경쟁이 치열해져가는 이 세계에서 심각하고 중대한 결함으로 작용한다. -하름데블레이의 <분노의 지리학>에 대한 서평 중 발췌
◎ 관점 넓히기 한양의 관문이며 서울의 상징물로서 600년 동안 그 자리에 있던 숭례문은 차라리 불탄 채로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의 자존심이 불탔다”는 인수위의 반응처럼 국가주의를 발동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한국 사회의 반문화적 성격을 말해주기 위해서다. 앙상하게 남은 그 처절한 모습으로 경제동물의 사회에서 말하는 실용주의란 곧 반문화주의임을 증언해야 한다. 한양 도읍지가 있은 뒤에 한강과 북한산이 생긴 게 아니라 한강과 북한산이 있어 한양 도읍지가 생겼다. 다시 말해, 강과 산의 ‘지리’가 있은 뒤에 사람이 살고 숭례문이 세워지고 역사를 피워낸 것이다. 우리가 흔히 쓰는 ‘인문-지리’라는 말은 사람 중심의 사고가 낳은 잘못으로 ‘지리-인문’으로 수정되어야 한다. 초등학생들도 고개를 끄덕일 얘기지만 영어몰입교육 주장을 펴는 우리 사회 지배층의 인문적 소양으로는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일 듯싶기도 하다. 사람이 있어 한반도가 있는 게 아니라 한반도가 있어 사람이 있음에도 한반도를 파헤쳐 바꾸는 대운하를 발상하고 밀어붙이려는 것도, 우리가 한국어로 말하고 한국어로 생각하기에 한국인임을 헤아리지 못하는 그 수준이나 경지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겠는가.(중략) 고등학교까지 우리 교육이란 결국 서열화된 대학체제에 편입시키는 줄 세우기를 위함이다. 학벌사회에서 그 줄 세우기는 구성원 모두에게서 객관적 타당성을 인정받아야 한다. 본디 정답이 없는 인문사회과목을 정답이 있는 과목으로 축소시킨 배경이다. 우리는 인간과 사회에 관한 나의 생각과 느낌을 풍요로우면서 정교히 하고 그것을 표현하는 공부를 하지 못하고 작자의 이름과 연대 외우기를 할 뿐이다. 숭례문에 담긴 역사적 의미와 그 숨결을 느끼는 공부를 하지 못하고 “다음 문화재 중에서 국보 1호는? 1)흥인지문 2) 숭례문 3) 광화문 4)대한문”이라는 물음에 답할 뿐이다. 일등부터 꼴등까지 줄 세우기를 강요하는 대학서열 체제를 극복하고 다만 합격/불합격으로 나누는 대학평준화의 길이 고통의 늪에 빠진 학생과 학부모를 구하는 길일 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의 사회문화적 소양을 높이는 길임을 암기능력만으로 지배층에 오른 사람일지라도 알아야 하지 않을까? 그래도 생각하는 동물이라면. -홍세화, <한겨레> 2008년 2월18일치
■ 논제 해결 지역정보의 인문학적 재해석 제시 자료 (가)는 중학생의 오세아니아 지역에 대한 마인드맵이다. 제시문 (나)와 (다)를 참고하여 마인드맵에 담긴 지역 정보를 지리적 개념과 원리를 활용하여 종합적으로 평가하시오.(800자 안팎)
◎ 해결 방향 지리는 공간이라는 관점을 토대로 인문 환경과 자연 환경을 해석하려는 사회과학이다. 즉, 지구촌에 존재하고 발생하는 다양한 사건들을 과학적 분석과 인문적 성찰을 통해 파악하려는 종합학문적인 성격을 지닌다. 따라서 지리적 사고를 경시할 경우에는 지역에 대한 이해의 정확도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가)와 같이 지리 학습이 단편적인 지명이나 위치, 분포 자원 등의 사실을 암기하는 수준에서 머무르게 될 경우, 지역에 대한 종합적 접근이 제한될 수 있다. 그러므로 (나)와 같이 인문 현상을 과학적으로 전개해나갈 수 있는 지리적 원리의 이해가 일차적으로 필요하다. 또 (다)의 기후학적 고찰을 통해 오스트레일리아의 사막 형성 원인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가 가능하다. 지리적 논제를 해결해야 할 때는 자료 해석을 위한 지리학적 현상에 대한 이해가 전제돼야 한다. 하지만 논술은 자료에 대한 정확한 분석 결과를 논리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자신만의 독창적인 사고가 포함돼야 한다. 왜냐하면 논술은 정답을 요구하지 않는 개방된 글쓰기이기 때문이다. 단편적인 사실의 기술과 설명으로 제한된다면 고득점 논술 답안을 작성하기 어렵다. 제시문과 자료에 대한 분석에서 지리적 개념과 원리를 적절히 활용하고, 이런 현상들이 궁극적으로 인간의 삶에 던지는 의미를 발굴해내야 한다.
◎ 자료 검색 마인드맵이란? 마인드맵의 핵심 사항은 자신의 생각이나 아이디어를 적절한 시각적 효과와 함께 정리하는 것이다. 키워드와 그림(형상화)을 통하여 전체 생각을 한눈에 정리함으로써, 개인의 생각을 효과적으로 정리, 기억할 수 있게 해준다. 또 마인드맵 구성 요소들의 결합·분리를 통해 부분에서 전체로 또는 전체에서 부분으로 생각을 쉽게 재구성할 수 있다. 이런 마인드맵의 응용 분야는 아이디어 정리, 일의 계획, 진행상태 점검, 회의 진행, 시간 관리, 독서평 등 업무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의 각 분야에 퍼져 있다. 마인드맵 작성은 간단한 준비로도 가능하다. 우선, 순간순간의 메모를 합해 최종적으로 완성될 수 있으므로, 효과적인 메모의 기술이 매우 중요하게 된다. 그리고 종이·펜 등의 단순한 도구와 백지 몇 장이면 충분하다. 오세아니아 넓은 의미로는 아시아와 아메리카 사이에 있는 섬 지역 전체를 가리키며, 흔히 류큐(琉球)제도, 쿠릴 열도, 알류샨 열도, 일본 군도는 제외된다. 오세아니아의 범위를 정할 때 대체로 인도네시아·타이완·필리핀은 제외되는데, 이 섬들이 문화와 인종에 있어 역사적으로 아시아 본토와 매우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좀더 좁은 의미의 오세아니아는 1만여개의 섬을 말하는데, 오스트레일리아를 제외한 섬의 총면적이 약 82만1000㎢에 이른다. 오세아니아의 수역 면적은 약 7000만㎢이다. 오세아니아는 전통적으로 오스트랄라시아(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멜라네시아·미크로네시아·폴리네시아의 4부분으로 나누어진다. 대부분의 섬들이 남회귀선과 북회귀선 사이에 분포되어 있어서 열대기후 지역에 속하는데, 적도 북쪽 지역은 북동무역풍의 영향을 받고, 남쪽 지역은 남동무역풍의 영향을 받아서 강우량의 차이가 심하다. 2만 년 전만 하더라도 오스트랄라시아를 제외하고는 이 지역에 사람이 살지 않았다. 인종으로는 미크로네시아인·멜라네시아인·폴리네시아인 외에 유럽인·중국인·인도인·일본인 등이 있고, 이외에 혼혈인 등이 상당수 거주한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섬 사람들의 조상이 동남아시아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학설을 지지한다. 1990년경에 이르러 약 940만명에 이르는 섬 사람들이 오스트레일리아를 제외한 오세아니아에 살고 있으며, 토착문화의 상당 부분이 서구 여러 곳에서 이주해온 비(非)오세아니아인들과의 빈번한 접촉으로 크게 변화되었다. 인구 2600만명(1990년, 오스트레일리아 포함). -브리태니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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