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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매체의 숨겨진 의도 파악해야

등록 2009-06-28 16:18수정 2009-06-28 16:30

임성미의 창의적 읽기
임성미의 창의적 읽기




임성미의 창의적 읽기 /

35. 치유를 위한 읽기
36. 매체도 책처럼 읽어야 한다
37. 신문 읽기

오늘날 대중매체에 대한 이해 없이 사회를 진단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오죽하면 매체를 마치 숨 쉬는 공기와도 같다고 했겠는가. 따라서 매체도 책을 읽듯이 잘 읽을 줄 알아야 한다. 매체를 통해 전달되는 의미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줄 알고, 나아가 그 매체를 통해 창의적으로 의미를 생산하고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하는 것이다. 매체가 만들어 내는 의미는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관점과 가치를 지닌 개인이나 집단에 의해 인위적으로 제작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상업적 의도나 정치적 의도, 더 나아가 제작자의 이데올로기가 담겨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매체를 읽는다는 것은 매체의 표면에 드러나지 않은 숨은 의도와 가치까지 읽어내는 것을 말한다.

지금 시대를 다중상징성 시대라고 한다. 상징물들이 하나의 고정된 이미지만을 지니는 것이 아니라 상황과 맥락에 따라 여러 이미지로 변용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다중성은 매체의 성격에 따라 다르게 사용되고 해석된다. 그것은 매체마다 그것을 구성하는 문법이 다르게 때문인데 이로 인해 그 의미가 전혀 다르게 전달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우리는 흔히 ‘전쟁’ 하면 비참함, 고통스러움, 죽음을 떠올리지만, 영화나 드라마, 애니메이션에서는 전쟁의 비참함보다 영웅을 부각시키는 데 힘을 쏟는다. 사악한 적군을 무찌르는 영웅의 활약에 몰입한 관객들은 전쟁이 가져오는 비참함은 잊은 채 주인공의 영웅적 모습에만 열광한다. 그리고 이러한 전쟁 영웅들은 가치 판단도 되지 않은 채 광고나 인터넷상의 상품 모델이 되어 떠다닌다.

매체를 잘 읽는 것은 책, 신문, 잡지, 라디오, 사진, 영화, 텔레비전, 인터넷 등 다양한 매체가 지닌 특성을 이해하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예를 들어 텔레비전을 이해한다는 것은 텔레비전 프로그램 내용을 아는 것만을 말하지 않는다. 텔레비전을 만든 사람은 누구이고,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목적으로 만들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먼저이다. 또 어떤 과정을 거쳐서 만들었으며, 그 프로그램이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무엇이고,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각각의 매체는 매체가 만들어지는 사회문화적 배경이 있게 마련이므로, 프로그램이 나오게 된 배경을 반드시 살펴보아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매체의 사회문화적 환경과 숨은 의도를 이해하는 데는 독서를 통한 풍부한 배경지식과 사고력이 있어야 한다. 많은 연구에서 독서를 많이 하는 시청자는 그러지 않는 시청자에 비해 비판적이었다. 유능한 독자는 책을 잘 읽는 방법을 적용하여 정보를 찾고 분석하고 평가하며 활용할 줄 알듯이, 매체를 읽을 때도 마찬가지다. 책이든 영상물이든 생각하면서 읽는 훈련은 반드시 필요하다. 많은 미디어학자들이 요즘 같은 다매체 시대에 오히려 논리 중심적 독서교육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물론 대중매체를 무조건 비판적으로만 보자는 것은 아니다. 매체가 주는 즐거움을 탐구하는 한편 매체를 통해 창의적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다. 매체는 세상을 보여주는 창이다. 우리는 매체 속에 살고 있는 ‘나’를 돌아보고, 매체를 통해 사회와 소통하고 참여하기 위해, 반드시 매체를 읽어낼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책벌레 선생님의 아주 특별한 도서관> 저자 임성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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