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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학원 시간도 줄인채 학교에 대입을 묻다

등록 2009-06-28 19:17

학원 시간도 줄인채 학교에 대입을 묻다. kimyh@hani.co.kr
학원 시간도 줄인채 학교에 대입을 묻다. kimyh@hani.co.kr
[커버스토리] ‘입학사정관제’ 준비하는 고1·2 학생들
서울 송곡여고는 올해 공부방법 컨설팅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신청자를 받았다. 지난해와 똑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한 것이었는데 반응은 완전히 달랐다. 지원자가 40명에 그쳤던 지난해에 견줘 올해는 지원자가 130여 명으로 세 배나 늘었다. 하는 수 없이 진단평가를 거쳐 38명을 뽑았다. 이 학교 이정수 교사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학생들이 학원 때문에 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없다는 말을 당연하게 했는데 올해는 학원 시간을 조정해서라도 참여한다”며 “특히 학생부 비교과 영역에 기재된다는 단서가 붙으면 반응이 폭발적”이라고 말했다.

학생부 비중에 교내 프로그램 참여 활발
진로에 맞춰 비교과 활동 전략적 접근
창의적 수업참여와 자기주도 학습도 필수

학교가 입시 경쟁력을 회복하고 있다. 입학사정관제 덕분이다. 입학사정관들은 내신 성적을 비롯한 다양한 학교 교육 활동을 기록한 학생부를 가장 중요한 전형자료로 평가한다. 학교의 ‘선전’은 계속될 전망이다. 서울대는 지난 9일 2011학년도에 입학사정관제로 뽑는 인원을 전체 모집 정원의 38%로 늘린다고 밝혔다. 지난달 22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2011학년도 대학입학전형 기본사항(시안)’에서 입학사정관제와 맥락을 같이하는 ‘선진형 대입전형’을 대학 입학 전형의 기본 방향과 원칙으로 정하기로 했다. 입학사정관제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학생들의 입시 전략이 학교를 중심으로 개편돼야 하는 이유다.

■ 꿈을 꾸는 게 최고의 전략이다

2009학년도에 입학사정관제로 합격한 학생들의 공통점은 하나다. 그들은 꿈이 있다. 진로에 대한 확고한 결심이 있는 그들은 전공 선택의 이유도 뚜렷하다. 이런 학생들이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대학들이 ‘전공 적합도’를 중요한 평가요소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로와 관련없이 학교가 억지로 만들어 주거나 막무가내로 쌓는 실적은 쓸모가 없다. 김재원 부산 남성여고 교사는 “입학사정관한테 호소력 있는 활동은 자기가 세워놓은 꿈이나 목표에 부합하는 활동”이라며 “교육감이 주는 봉사상을 받는다고 해도 전후로 꾸준한 봉사활동이 있어야 평가를 받을 수 있지, 봉사상만 하나 받아서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제 대입 전략의 최우선순위는 자기 진로를 정하는 일이다. 진로를 정해야 고교 시절의 여러 활동들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김재원 교사는 “처음에는 의사가 되려고 마음먹고 무의탁 노인에 대한 봉사를 시작했는데 하다보니 사회복지 쪽으로 더 관심이 생길 수 있다”며 “진로를 결정하는 것보다 어떻게 결정하는가를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 교내 활동을 전략적으로 조직하고 기록하라

입학사정관 전형을 위한 공통 전형 요소
입학사정관 전형을 위한 공통 전형 요소
새로운 입시는 봉사활동, 동아리 활동, 자치 활동 등 학교의 다양한 교육 활동, 즉 비교과 활동을 중요한 전형자료로 본다. 물론 비교과 활동에 학교 밖의 다양한 활동도 포함될 수 있지만 교내 활동보다 무조건 더 좋게 평가받는 건 아니다. 단, 학생들은 학교 안에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진로에 맞춰 조직할 필요가 있다. 김동춘 대전 대성고 교사는 “대학이 관심을 두는 동아리는 취미 활동에 그치는 것보다 특기나 적성을 계발하는 동아리”라며 “대학에서 배우고 싶은 전공과 관련된 동아리를 선택해서 관심과 능력이 있음을 입증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또한 수상 실적에 매달리기보다는 꾸준히 구체적인 활동을 했음을 보여주는 기록물을 만들어 관리하는 게 좋다. 독서 역시 기록과 관리의 대상이다. 이정수 교사는 “대학들은 독서 이력철에 기록된 내용을 면접 등에서 검증하려고 할 것”이라며 “서류 제출이나 면접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독후감 노트를 따로 만들 것”을 권했다. 그는 또 독서에 너무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좋지 않고 진로와 관련된 책, 교과와 관련된 책, 흥미있는 책 이렇게 세 분야로 나눠서 고루 읽는 게 좋다고 했다. 어느 학교나 추천도서가 있으므로 독서를 처음 시작하는 학생들은 학교 추천도서를 참고할 수 있다.

■ 수업 태도를 바꾸라

김재원 교사는 “입학사정관제가 확대될수록 교과 성적의 중요성은 커질 것이므로 수업을 소홀히 하면서까지 비교과 활동에 매달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교과 성적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전략은 지금까지와 다르다. 김동춘 교사는 “독어독문학과를 지원하면서 독어를 선택할 수 있는데도 독어를 기피했다면 문제가 될 것”이라며 “무조건 주요과목 위주로 내신 관리를 하지 말고 자기가 좋아하는 과목에 집중하면 좋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자기가 관심 있는 과목에 대해서는 교사와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 김동춘 교사는 “때로 수업시간에 질문을 던지면 창의적인 대답을 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이런 학생들에 대해서는 교사들이 학생부에 따로 특기사항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부의 ‘교과학습 발달상황’ 항목에는 교과 성적과 더불어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을 교사가 적는 난이 있는데 이는 입학사정관이 눈여겨보는 부분이다. 일부 과목에 마니아처럼 몰입하는 학생들한테는 좋은 기회다.

■ 성적도 결과보다는 과정,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하라

입학사정관들은 의존적 학습보다 자기주도적 학습을 높게 평가한다. 결과보다 공부하는 과정을 평가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혼자 공부했다’는 사실도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김재원 교사는 “학원이 아니라 학교에서 친구들과 자발적으로 스터디 그룹을 꾸려서 공부한 기록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인외국어성적도 마찬가지다. 학원에 다녀서, 또는 해외 연수를 다녀와서 어렵지 않게 얻은 성적은 영어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갖고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한 결과로 얻은 성적보다 가치가 떨어진다. 따라서 어떻게 공인외국어성적을 얻을까를 고민하는 것도 전략이다. 박권우 인천 숭덕여고 교사는 “대학이 학생들의 공인외국어성적을 요구할 것 같다”며 “그러나 새로운 입시는 개별 평가가 아니라 종합 평가를 하므로 공인외국어성적이 의미가 있으려면 외국어에 대한 관심을 다른 다양한 활동으로도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진명선 기자 ed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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