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도 작물유전체사업단장
최양도 작물유전체사업단장
최근 옥수수·밀·콩 등 주요 곡물가격 상승이 전세계 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인구 증가와 기후변화로 식량을 ‘자원’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겉으로 보기엔 먹거리 문제가 없어 보이는 우리나라는 실상 세계 5위의 곡물수입국이다. 2007년 기준 곡물 자급률은 약 2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 회원국 가운데 26위로 최하위권이다. 쌀을 제외한 옥수수·밀·콩 등 잡곡 자급률은 5%에도 못 미친다. ‘식량안보’란 말이 나올 정도다.
우리나라는 2001년 7월 안정적인 식량공급 기반 마련과 농산업의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해 21세기 프론티어 연구개발사업의 하나로 작물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이하 ‘작물유전체사업단’)을 출범시켰다. 지난달 16일 최양도(56·사진) 작물유전체사업단장에게 이메일로 그동안의 성과와 전망에 대해 물어봤다.
그동안 작물유전체사업단의 괄목할 만한 성과는? “지난 2007년 명지대 김주곤 교수팀이 개발한 트레할로스 벼를 인도에 기술이전한 것은 농생명공학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해외에 기술을 이전한 첫 사례였다. 또 곡물 수확량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키는 유전자를 확보해 독일 생명공학 회사 바스프(BASF Plant Science)와 손잡고 다양한 형질전환 작물의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가 생산한 농산물로 세계인의 식탁을 채우진 못하지만, 우리가 개발한 기술로 세계인의 식탁을 지켜줄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기대가 되는 연구과제가 있다면? “순수 국내 종자회사인 농우바이오 한지학 박사팀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바이러스에 저항성을 보이는 고추를 개발해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경희대 전종선 교수팀과 서울대 이용환 교수팀은 벼의 고질병으로 널리 알려진 도열병 발생 원리를 규명하고 도열병에 저항성을 가진 유전자를 발견했다. 또 서울대 황인규 교수팀은 형질전환체를 선발해 다양한 작물에 유전자를 효과적으로 이식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생명공학 연구에 대한 전망을 말해달라. “현재 생물의 특성이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개별 유전자들의 기능에 대해 실험적으로 증명된 경우는 5%에 불과하다. 생명공학 시대는 이제부터 시작인 셈이다. 생명의 신비를 이해하려는 포부와 이를 인간에게 유용하게 활용하려는 상상력이 있다면 누구나 훌륭한 학자와 유능한 엔지니어가 될 수 있다.”
조동영 기자
조동영 기자
| |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