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영의 국어능력교실
허재영의 국어능력교실 / [난이도 수준-중2~고1] 56. 국어의 전통성과 합리성
57. 우리말 어휘의 특징 알기
58. 화자의 태도가 드러나는 말
※ 다음 빨간 부분의 말과 바꾸어 쓸 때 뜻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은? 나는 박판돌의 ㉠알록달록한 남방셔츠의 등짝을 보고 산을 올라가면서 문득 어렸을 때 그의 등에 업혀 다닌 기억을 떠올렸다. 어린 나는 지리산이 온통 허연 눈덩이로 덮여 하늘이 거무스름하게 보일 정도로 눈이 오는 날이면, 그의 등에 업혀 학교엘 가곤 했었다. 할미봉에 시제를 모시러 갈 때나 읍내 외가에 갈 때도 그의 등에 업혔었다. 그때 그의 등은 지리산 노고단만큼이나 ㉡널찍한 것 같았으며, ㉢쾨쾨하게 땀 냄새 나는 그의 튼튼하고 널찍한 등에 업힌 채 ㉣깜빡깜빡 잠이 들기도 했었다. 그의 등에 업혀 ㉤깡충깡충 엉덩방아를 찧기도 했다, 그때마다 그는 엉덩방아에 맞춰 말처럼 투루투루 투투루 코를 불며 걸음을 멈추었다가 뛰곤 했다. 한 번은 그의 등에 업혀 지리산 약수제에 갔다 온 일이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아마 그날이 (살랑살랑) 바람 부는 유월인 것 같았다. 어머니와 함께 그의 등에 업혀 오다가 큰 꽃뱀을 보았었다. 무등타기 놀이를 하며 어머니보다 훨씬 빨리 앞서 온 우리들은 칠의각에서 쉬고 있었다. 그때 칠의각 옆, 물이 찌적찌적한 개울가 찔레나무 그늘에 꽃뱀 한 마리가 또아리져 구리 철사같이 날카로운 혀를 널름거리고 있었다. -문순태, <철쭉제>에서
① ㉠ : 알록알록
② ㉡ : 널따란
③ ㉢ : 쾌쾌하게
④ ㉣ : 깜박깜박
⑤ ㉤ : 강중강중
우리말 어휘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상징어나 색채어가 발달했다는 점이다. 소리를 흉내 내거나 모양을 흉내 내어 표현하는 말, 색채를 나타내는 말 등은 같은 음절이 반복되거나 유사한 음이 반복되어 느낌의 정도를 변별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의 ‘알록달록’은 ‘여러 가지 밝은 빛깔의 점이나 줄이 고르게 무늬를 이룬 모양’을 나타내며, ‘알록알록’으로 쓰기도 한다. ㉡의 ‘널찍하다’와 ‘널따랗다’는 공간을 나타내어 ‘좀 너르다’는 뜻으로 쓰인다. ㉢의 ‘쾨쾨하다’는 ‘냄새가 고약하다’는 뜻으로 쓰이는 말인 데 비해, ‘쾌쾌하다’는 한자어로 ‘밝고 유쾌함’을 뜻할 때 쓰는 말이다. 북한어에서는 ‘고리타분하다’ 또는 ‘쩨쩨하다’는 뜻으로 쓰일 때도 있다. ㉣은 ‘깜빡깜빡’과 ‘깜박깜박’이 모두 쓰이며, ㉤은 ‘강중강중’보다 느낌이 큰 말이 ‘깡충깡충’이다. ※ 아래 글의 파란부분에 해당하는 말을 아는 대로 찾아 쓰시오. 우리말 어휘에는 상징어가 발달되어 있다. 주로 소리, 동작, 형태를 모사하는 것으로서, 구체적이고 감각적인 표현 수단 가운데 하나이다. 상징어는 국어에 특히 발달되어 있고, 음상의 차이에 의해 다양하게 분화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이 음성 상징어는 음성 상징으로 끝나지 아니하고, 이에 접미사가 붙어 그 소리를 내는 사물이나 동물의 명칭을 나타내기도 하여 국어의 어휘를 더욱 풍부하게 한다. -서울대국어교육연구소, <국어>, 교육부
‘허재영의 국어능력교실’ 답안 상징어는 소리나 모양을 흉내내는 말이다. ‘깡충깡충’, ‘껑충껑충’, ‘강중강중’과 같이 자음이나 모음을 교체하여 느낌을 달리 표현하기도 한다. 이처럼 느낌이 달리 표현되는 것을 음상의 차이라고 한다. ‘기러기, 개구리, 꾀꼬리, 귀뚜라미, 매미, 뻐꾸기, 쓰르라미’ 등과 같은 말은 음성 상징어에 접미사가 붙어 생성된 말이며, 이러한 말은 <한글 맞춤법> 제23항의 다만 규정에 따라 원형을 밝혀 적지 않고 소리 나는 대로 표기한다. 허재영 단국대 교양학부 교수 hjy43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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