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5대 고민’ 한방에 날려버릴 ‘걸작영화 10선’

김준형 한국영상응용연구소 이사 (왼쪽) · 방미나 연구원 (오른쪽)

사춘기 청소년은 예민하다. 교사의 싸늘한 눈초리, 엄마의 굳은 표정, 친구의 사소한 말장난에도 상처를 입는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내는 청소년은 그만큼 마음의 구석구석 상처를 간직한다. 잊히기는 하지만 사라지지는 않는 상처를 달래주는 영화 10편을 소개한다. 치유하는 영화, 이른바 청소년을 위한 ‘힐링 시네마’(healing cinema)다. 김준형(왼쪽 사진) 한국영상응용연구소 이사와 방미나(오른쪽) 연구원이 글을 보내왔다. 다음은 영화치료사로 활동하는 두 사람이 내린 ‘영화 처방전’이다. 청소년의 5대 고민은 아하!한겨레 학생기자들이 꼽았고, 이들이 직접 영화를 보고 ‘별점’을 매겼다. 청소년들의 영화 선택을 돕기 위해 학생기자들이 직접 쓴 영화평은 아하!한겨레 누리집(ahahan.co.kr)의 ‘온라인 편집실’ 메뉴의 ‘청소년 기자실’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진명선 기자 [e-mail]

① 성적·진로

스윙걸즈 / 일본

‘사람은 좋아하는 일을 할 때 가장 잘 할 수 있다.’ 자꾸 실패하지만 다음 기회가 남겨져 있으리라는 희망이 있다. 낙제생이지만 어깨 늘어뜨리지 않는 고교생 재즈밴드의 탄생기를 만나보자.

고군분투하는 씩씩하고 당당한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며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래서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새로운 발견의 시간을 가져보자.

양성현(대원외고 3)

유쾌발랄 재미★★★★ 캐릭터 몰입도★★★

배경음악★★★★ 공감대 형성★★☆

빌리 엘리어트 / 영국

체육관에서 권투 연습을 하던 주인공 빌리는 어느날, 발레 선생님의 권유로 발레 레슨을 받게 되면서 새로운 세상을 접하게 되지만 남자가 발레를 한다는 것이 수치스러운 아버지와 형의 반대에 부닥친다. 그러나 아버지는 결국 빌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고 어려운 가정 형편에도 불구하고 빌리의 적극적인 후원자로 나선다.

부모에게 순종하는 착한 아이로, 부모가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 빌리 엘리어트는 자신들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주는 영화다.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싶은 청소년들한테 빌리는 몰입의 즐거움 속에서 자신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훌륭한 역할모델이 돼 줄 것이다.

한정민(불암고 2)감동★★★★★ 고민 해결★★★☆

음악★★★★★ 극적 구성★★★☆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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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자아·인생관

모터싸이클 다이어리 / 아르헨티나 외

‘우리는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에는 언제나 불가능한 꿈을 꾸자.’(체 게바라) 아르헨티나 의대 입학을 눈앞에 두고 여행길에서 만나는 사람과 세계를 통해 인생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한 체 게바라의 전기 영화이다. 입시 부담으로 사회적 환경에 눈 둘 겨를이 없지만 이번 방학에는, 길 위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자. 그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적 존재로서의 자기 자신을 발견해 보자. 직접 길에 나설 필요는 없다. 이 영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임유진(이일여고 2)재미★★ 감동★★★★

고민해결 ★★★★ 배우연기★★★★

장한슬(동백중 3)

재미★★★ 감동★★★★★

고민해결★★★★ 배우연기★★★★

웨일 라이더 /뉴질랜드 외

뉴질랜드의 작은 해변마을에 살고 있는 왕가라 부족들은 자신들의 선조가 수 천년 전에 고래를 탔던 ‘파이키아’라는 사람이라고 믿는다. 이 마을의 ‘파이’라 불리기도 하는 12살 소녀는 그의 마지막 후손이지만 여자아이로 태어났다는 이유로 할아버지를 계승해 부족의 지도자가 될 수 없다.

“저는 파이키아 아피라나입니다. 오랜 전통의 족장 혈통으로 태어났습니다. 그러나 저는 선조들의 전통을 끊었습니다. 그것은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닙니다”라며 울먹이는 파이. 그러나 마을에 위기가 닥쳤을 때 용기있게 맞서는 그의 모습을 보며 성적이 나빠서, 가난해서 겪는 좌절과 위기를 딛고 자기 삶을 개척할 수 있는 용기와 신념을 얻게 될 것이다.

백선주(명일여고 2)배우연기★★★★★ 감동★★★★

스토리★★★★ 재미★★★ 고민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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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친구·우정

붕대 클럽 / 일본

사춘기, ‘진정한 친구’가 없어서 고민하는가? 나의 상처, 그 상처가 무엇이든 묵묵히 그곳을 싸매주는 친구를 바라는가? 그런데 그보다 먼저, 나는 누군가에게 때로 상처를 싸매주는 붕대 같은 친구였나?

이 영화는 나만의 고민, 나만의 특별한 상처라고 생각했던 일들을 다른 친구들도 비슷하게 겪고 있다는 사실을 담담히 보여준다. 자기 세계에 빠져 친구와 소통하는 방법을 잊은 청소년들에게 ‘우정’의 본질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다.

김다영(부산국제고 2)주인공의 매력★★★★ 휴머니즘★★☆

캐릭터 몰입도★★☆ 배경음악★★★☆

영상미★★★ 재미와 감동★★ 고민해결★☆

사이먼 버치 / 캐나다

성장장애를 겪고 있는 열두살 소년, 사이먼은 야구 시합을 하던 중 자신이 친 공에 둘도 없는 친구인 조의 어머니가 맞아 즉사하는 불행을 겪는다. 이를 계기로 사이먼은 그의 운명이 조의 아버지를 찾아 주는 것이라 믿으며 조와 함께 그의 아버지를 찾아 나선다. 성탄절 연극 연습을 하던 어느 날, 아이들을 태운 버스가 눈이 쌓인 도로 위의 노루를 피하다가 미끄러져 강가에 빠지고, 사이먼은 침착하게 친구들을 구해낸다. 조로부터 “너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라는 말을 마지막 선물처럼 듣는 사이먼, 그러나 그는 삶을 접어야 한다.

영화 속 주인공 사이먼처럼 몸이 허약하거나 장애가 있는 친구와 나는 편견 없이 우정을 나눌 수 있을까?

이유진(부산백양고 2)

짜임새★★★☆ 깨달음★★★★ 훈훈함★★★★

순수한 우정★★★☆ 편견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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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성·이성교제

시간을 달리는 소녀 / 일본 ‘그때 그 시간’으로 되돌릴 수 있는 ‘타임리프’가 나에게 있다면 나는 어느 때로 돌아가고 싶나? 그리고 그때로 돌아간 나는 그 순간 무엇을 바꾸고 싶을까? 다 하지 못한 이야기, 하지 말았어야 하는 말들….

그런데 만약 그랬다면 무엇이 달라졌을까? 불완전한 시기, 무슨 일에나 서툰 사춘기 청소년은 이성 교제에도 서툴다. 이성친구 사이에 서로 상처를 내지 않는 관계의 지혜가 필요한 청소년들한테 좋은 영화다.

박건영(영신고 2)재미★★★★★ 주인공의 매력★★★★ 영화음악★★★★★ 영상미★★★☆

짜임새★★★☆ 로맨스☆ 고민해결★★☆

발레교습소 / 한국

수능을 막 끝낸 민재는 자의식이 강하고 모범생인 수진을 보는 것만이 삶의 기쁨이다. 어느날 민재는 비디오를 보기 위해 수진이를 데리고 아무도 없는 집에 온다. 비디오를 보는 동안 둘 사이에는 서먹하고 야릇한 분위기가 흐르고 집으로 가려는 수진이를 민재가 붙잡는다. 둘은 아무런 준비도 없이 순간적으로 낯선 경험을 하게 되는데…. 청소년기에 성취해야 할 발달과업 가운데 하나는 성적인 성숙이다. 그와 더불어 나이에 걸맞은 성에 대한 책임의식도 함께 키워야 한다.

제대로 된 성교육 한번 받을 수 없는 청소년들은 성에 대해 막연한 공포나 불안만을 가질 수 있는데 이성관계와 성에 대한 올바른 성찰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영화다.

한주형(재현고 3)감동★★★★ 명대사★★★★

현실성★★★ 짜임새★★ 배우 호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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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가족

미스 리틀 선샤인 / 미국

엄마니까, 아빠니까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나의 갈등과 고민이 자라는 것처럼 같은 키로 자라고 있는 부모님의 갈등과 고민을 들여다볼 수 있는 영화다. 부모님의 기대와 나의 기대는 늘 충돌하지만 어쩌면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되새겨 볼 만하다. 주인공 꼬마를 위해 온 가족이 똘똘 뭉치는 모습을 보면서 부모님이 우리한테 기대하는 게 반드시 높은 성적, 좋은 대학만은 아닐 수도 있다는 넉넉한 깨달음을 얻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장세영(군포고 3)

재미★★☆ 감동★★★★

고민해결★★★★☆ 배우연기★★★★★

마빈의 방 / 미국

현대의 가족은 이기적이다. 자신의 욕구만을 주장할 뿐 다른 가족의 욕구에는 무심하다. 이 영화는 이런 가정에서 성장하는 행크와 엄마, 리, 할아버지를 간호하고 있는 백혈병에 걸린 이모 메시의 갈등과 화해에 대해 이야기한다. 행크는 친절하게 대해주는 이모 메시가 결국에는 자신한테 장기기증을 받으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의심한다. 메시는 평생 백혈병을 앓는 할아버지를 간호하다 결국 자신까지 백혈병에 걸렸다. 그런 메시는 조카의 의심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니가 어떤 짓을 하건, 어떤 녀석이건 난 널 사랑한다. 넌 내 조카이기 때문이야.” 한번도 진실한 사랑을 느껴보지 못한 행크는 이모한테서 진실한 사랑을 배운다. 가족과 갈등을 겪는 청소년이라면 갈등의 해답이 자신한테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김민지(제주서중 3)배우★★★★ 세련미★★★

결말의 감동★★ 스토리★★★ 고민해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