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랑의 미래직업탐방 /
■ 성문화교육전문가
청소년의 성행동 시기가 빨라지고 위험한 성에 노출되는 사례가 빈번해지면서 성교육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성문화를 교육하는 직업이 있다? 아직까진 낯설어하는 이들이 많지만 성문화교육 전문가란 이름으로 활동하는 전문가들이 꽤 많다. 이들은 지자체를 중심으로 설립된 청소년성문화센터 등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성교육을 실시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하는 일을 한다. 또 교사와 상담자들을 대상으로 성교육 전문가를 양성하는 일도 한다.
‘아하! 청소년성문화센터’에서 성문화교육 전문가로 일하고 있는 이목소희(33·사진)씨는 6년 전, 자원 활동을 통해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대학원에서 여성학을 공부했거든요. 공부를 하면서 성별을 인지하는 어린 시절부터 성교육이 이뤄져야 하고,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됐어요. 그리고 관련 분야에서 자원봉사를 하게 됐고, 실무자로 일하게 됐죠.” 지금도 예전의 이씨처럼 대학생이나 대학원생을 중심으로 청소년 상담이나 교육 자원봉사를 하는 이들이 많다.
이씨는 “이 일을 하기 위해선 내가 얼마나 성교육에 준비된 사람인가를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확한 성지식뿐 아니라, 끊임없이 자신을 점검하고 확인하면서 자신의 성가치관을 세워야만 다른 이에게 올바른 성교육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마음가짐과 함께 성문화와 관련된 다방면의 공부도 필요하다. “학교 공부다 취업이다 해서 인문학에 대한 공부가 소홀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성문화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철학, 문학, 역사학, 미술사학 등 인문학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사회를 보는 관점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죠. 또 여름방학을 맞아 지역 청소년센터에서 실시하는 성교육캠프에 참가해보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 될 거예요.”
이씨는 “성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올바른 성교육이 이뤄지는 곳은 많지 않다. 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고, 청소년들이 자신을 긍정적이고 독특한 매력을 가진 소중한 존재로 깨닫게 한다는 점이 이 일의 장점”이라며 일에서 느끼는 보람을 이야기했다. “교육에 참가했던 한 학생은 ‘성(性)이라는 것이 이상하고 야한 것인 줄 알았는데, 행복하고 즐거운 것이고, 나를 편안하게 하는 방식으로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걸 알았다’고 하더라고요. 누구나 성적인 존재라는 걸 알았으니까 앞으로 성을 소중하게 여기고 다른 사람의 성도 존중해줄 거라며 자기성찰적인 소감을 밝히는 친구도 있었고요. 자신의 몸과 마음을 존중하고 올바른 성문화를 만들어가는 일을 하고 싶은 친구들은 우선 자신의 성가치관을 잘 확립하고, 여러 분야 책도 많이 읽어둔 다음 대학생 때 자원봉사 등을 경험하면서 이 일을 시작해보면 좋을 겁니다.”
이랑 한국고용정보원 직업연구센터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