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미의 창의적 읽기
임성미의 창의적 읽기 /
[난이도 수준-중2~고1] 40. 영화 읽기
41. 뮤직비디오와 대중가요 읽기
42. 만화 읽기 “내게 와 가까이 와 봐. 오늘 준비된 날 놓치지 마 Love tonight 그만하면 됐어! 이젠 나를 가져도 돼. 겁내지 말고.” “왜 이 여자 옆에 누워있니 도대체 몇 번째 이 짓을 해봐야 정신을 차릴는지” “오늘 밤 자꾸 밀어낼 필요 없어 벌써 넌 내 주문에 걸려버렸어 I got you.” 선정성 시비가 있는 대중가요의 일부 가사들이다. 사실 대중가요를 일상에서 밥 먹듯이 소비하는 청소년들에게 대중음악은 억압된 욕구를 발산하는 최대의 분출구이기도 하다. 어디 청소년뿐이겠는가. 라디오 방송에서 노래방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은 마치 즉석 상품을 소비하듯 대중가요를 쉽게 소비한다. 오늘날 대중가요는 이윤을 남기기 위한 음악 산업 구조 속에서 생산된다. 대중의 마음을 움직여서 이익을 얻으려는 기획사의 치밀한 마케팅 전략 아래 대중가요 스타가 만들어지고 관리된다. 대중의 마음을 사기 위한 그들의 노력은 눈물겨울(?) 정도이다. 몇 분 안 되는 짧은 영상 안에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다 보니 점점 더 자극적인 가사와 영상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잡으려고 한다. 그래서 선정성과 폭력성 문제가 끊이지 않는다. 대중가요는 그 어떤 매체보다도 손쉽게 사람들의 정서적 동조를 이끌어낼 수 있는 매체이다. 그런 이유 때문에 역사 속에서 대중가요는 역사의 중요한 한 획을 긋기도 했으며, 군사정권에 의해 통제 또는 이용되기도 했다. 너무나 일상적이고 익숙하게 젖어드는 속성으로 인해 자기도 모르게 길들여지게 되는 대중가요, 이 역시 다른 매체와 마찬가지로 ‘읽기’의 대상이다. ‘대중가요를 읽는다’는 것은 먼저 자신이 어떻게 대중가요를 즐기고 있는지를 돌아보는 데서 시작한다.
우선, 자신이 최근 몇 년 사이에 즐기던 대중가요의 제목과 주요 가사를 찾아보자. 그런 다음 어떤 점이 마음에 와 닿았는지, 왜 좋았는지, 노래를 들으면서 느꼈던 감정이나 이미지는 무엇인지 자유롭게 적어본다. 일종의 음악 감상 노트이다. 이런 작업을 하다 보면 자신이 어떤 경로로 그 노래를 골랐으며, 그 노래의 무엇에 끌렸는지를 인식할 수 있다. 즉 가수의 외모나 춤, 스타일 등 이미지에 끌렸는지, 아니면 가사와 곡에 매료되었는지 등을 돌아볼 수 있다. 또 자신이 평소 음악채널의 인기순위에 얼마나 영향을 받는지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대중음악 감상태도를 성찰해보는 과정이다. 이번에는 가장 즐겨 듣는 가요 하나를 골라 노래 가사에 담긴 의미를 추론해 보자. 예를 들어 동방신기의 ‘허그’를 분석한다면, 동방신기 그룹의 인기 요인은 무엇이고, 왜 이름이 동방신기인지부터 생각한다. 그리고 침대, 일기장, 고양이, 애인 등 가사에서 표현되는 낱말의 이미지와 자신이 생각하는 이미지를 비교한다. 이런 낱말 속에 성적으로 사용되는 이미지는 없는지도 따져볼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되고 싶은 상징을 그려보거나, 내가 되고 싶은 사물이나 상징으로 노래 가사를 직접 만들어 보는 것도 즐거운 작업이다. 뮤직비디오를 감상한다면, 음향을 끄고 영상만 감상하거나, 가사만 보고 영상을 상상한 뒤에 진짜 영상과 서로 비교하는 것도 좋다. 또 노래의 곡, 가사, 음색, 가수의 용모, 연기, 춤, 특수효과, 독창성, 스토리, 의상, 분장, 영상과 음악의 조화 등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점수를 매겨본다. 선정성, 폭력성뿐만 아니라, 부와 가난, 성차별, 권력의 지배, 사랑과 로맨스, 행복, 삶의 가치 등을 어떻게 표현했는지도 찾아서 비판할 수 있다. 이 밖에 트로트, 힙합, 록, 포크, 발라드 등 대중음악의 다양한 갈래에 대해 알아보면서, 대중음악의 역사와 문화를 탐구할 수도 있다. 즐기면서도 성찰하고 비판할 때 주체적인 수용자가 된다. 임성미 <책벌레 선생님의 아주 특별한 도서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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