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미의 창의적 읽기
임성미의 창의적 읽기 /
[난이도 수준-중2~고1] 42. 만화 읽기
43. 인터넷 읽기
44. 게임 읽기 “세계 최초의 인터넷 대통령 로그온하다”(World’s first internet president logs on) 2003년 2월24일 영국의 <가디언>지가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에 앞서서 내보낸 기사 제목이다. 이 기사는 노 대통령이 세계 최초의 인터넷 대통령이며 이로써 한국은 가장 발전된 온라인 민주주의 국가임을 주장할 수 있게 되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그 당시 노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로는 처음으로 한글인터넷주소를 사용했는데, 주소창에 자신의 이름을 한글로 입력하면 바로 사이트로 연결되게 함으로써 누구나 쉽게 드나들도록 하였다. 인터넷 매체의 가장 큰 특징은 적극적인 이용자(User)에 의해 역동적인 문화가 형성된다는 점이다. 이들은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쉽게 블로그나 웹진, 개인 음악방송 등을 만들 수 있다. 어떤 마니아들은 스스로 ‘폐인’을 자처하며 자신들이 좋아하는 드라마나 사회적 인물들에 대한 잡지를 만들고 어록집을 꾸미는가 하면, 때때로 드라마를 새롭게 바꾸거나 줄거리에 대한 의사결정에 참여하기도 한다. 개인들의 관심사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이런 모임은 자발적 참여와 평등의 원리로 운영된다.
이러한 사이버 공동체의 출현, 정치 실현을 위한 공론의 장으로서 인터넷, 또 개인들이 원본을 변형시키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각종 패러디, 댓글 저널리즘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에 인터넷 매체가 가져온 변화와 그 중요성은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이다. 프랑스의 사회학자 자크 아탈리가 “21세기는 디지털 장비를 갖고 지구를 떠도는 디지털 유목민(Digital Nomad)의 시대”라고 말한 것처럼, 인터넷 시대에 사람들은 정보통신 기기를 활용하여 정보를 소비하고 생산하며, 시공간적 한계를 넘어 자유롭게 이동해 다니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소통한다. 그런데 인터넷 매체가 가져온 변화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으면서도 주체적으로 향유하고 생산해낼 줄 아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인터넷이라는 매체를 제대로 읽어낼 줄 알아야 한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실시간으로 여과 과정 없이 인터넷에 제공되는 정보들의 가치와 진위를 분별할 줄 아는 것이다. 인터넷에 제공된 글을 읽을 때에는 반드시 그 정보가 어떤 단체 혹은 조직에서 비롯된 것인지 출처를 확인해야 하며, 정보를 제공하는 홈페이지가 어떤 목적으로 만들어지고 운영되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알아야 할 것은 인터넷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이다. 우리는 인터넷으로 포털 업체들이 제공하는 이메일, 카페, 커뮤니티, 블로그, 미니홈피 등을 무료로 사용하지만, 이들 업체는 광고수익에 의존하여 회사를 운영한다. 배너광고를 클릭할 때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돈이 지불된다. 언뜻 무료인 듯 보이지만 배경 음악, 스킨, 선물 등을 통해서도 사용자들은 돈을 내고 있다. 또 상품에 대한 설문조사 등을 이유로 개인 정보가 유출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인터넷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웹 문화 콘텐츠 역시 읽기의 대상이다. 먼저 웹 사이트에 접속한 후 전체를 훑어보면서 무엇을 가장 중요한 슬로건으로 내세웠고, 어떤 것들을 소개하고 있는지, 캐릭터와 배경 그림, 이미지 등 시각적인 정보들에 담긴 의미는 무엇인지를 생각해보아야 한다. 다음으로는 웹 사이트가 방문객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실질적인 정보나 이야기는 무엇인지를 파악한다. 또 웹 콘텐츠를 통해 가장 핵심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문화 코드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놀이공원을 소개하는 웹 사이트라면 놀이의 즐거움과 가치를 가장 중요한 핵심 문화 코드로 삼고 있을 것이다. 인터넷 공간은 놀이터이고 광장이며 하나의 세계이다. 인터넷 안에서는 누구나 운영자가 되기도 하고 방문객이 되기도 한다. 독자이면서 작가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제대로 듣고 말하고 읽고 쓸 줄 알아야 한다. <책벌레 선생님의 아주 특별한 도서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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