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소통교육모임은
교사가 체벌하는 장면을 학생이 동영상으로 찍어 인터넷에 올리는 세상이다. 이를 두고 누구는 교권의 추락을 말한다. “최근에는 학생들이 교사한테 욕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죠. 그런데 이것을 교사를 무시한다고 받아들이거나 교권 침해라고 확대해석하면 문제가 풀리지 않아요. 요즘 세대의 문화, 학생들의 억압받는 처지 등을 고려해서 상황을 객관화해야죠. 감정이 상하는 순간에도 한발 물러서 아이의 성장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게 교사의 자세지요.” 참여소통교육모임(참통)의 회장을 맡은 이범희 경기 기흥고 교사의 ‘다른’ 생각이다. 참통은 변하는 세상, 변하는 제자와 소통하고 싶은 교사들이 2006년 처음 만들었다. 학생들을 교실의 주인으로 내세우고자 머리를 맞댄 교사들이 만든 학급 운영 프로그램은 3년 사이 이름이 났다. 학생들에 대한 교사의 애정을 표현하는 종례신문, 소외되는 아이들을 칭찬하고 격려해 교실의 주체로 세우는 1인1기여, 학부모를 학급 운영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학부모 통신 등은 참통의 교사들이 지금껏 실험하고 검증한 양질의 프로그램이다. 참통 누리집(www.chamtong.org)에는 이런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와 교사들의 실천 사례, 자료 등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 그러나 프로그램이 제구실을 하려면 교사의 인식을 바꾸는 게 먼저다. 이범희 교사는 “이런 프로그램을 시도하고서 학생들 반응이 시원찮을 때 서운해하는 교사들이 있다”며 “학생과 교사는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동반자라는 생각이 없으면 어떤 프로그램도 효과를 낼 수 없다”고 말했다. 교직 경력 2년의 이명은 교사는 “다른 여러 프로그램을 알게 되고 적용할 수 있었던 것도 좋았지만 정말 나를 바꾼 것은 ‘나한테 화가 난 게 아니구나’라는 인식의 전환이었다”며 “그 뒤로 제자를 감정적으로 대하지 않게 됐고 서로 상처 주는 일이 줄었다”고 말했다. 글·사진 진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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