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학년도 수시 모집은 그 어느 때보다 전형이 다양하고 복잡해졌다. 대학보다 전형을 기준으로 수시 지원전략을 짜야 할 때다. <한겨레> 자료사진
상위권은 비교과·중위권은 적성검사
6가지 지원전략 2010학년도 입시가 코앞에 닥쳤다. 2010학년도 수시 모집을 실시하는 대학들이 9월9일부터 원서 접수를 시작한다. 수시 모집의 문은 해마다 꾸준히 넓어지는 추세다. 수시 모집 정원은 2007학년도에 전체 모집 정원의 52%였지만 2010학년도에 59%로 많아졌다. 또 대학들이 ‘일반전형’으로 뽑는 학생들의 비중을 높이면서 특기나 적성은 뚜렷하지 않지만 학생부와 대학별 고사를 착실하게 대비한 학생들이 수시 모집으로 대학 갈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 2007학년도에 전체 수시 모집 정원의 35.8%에 그쳤던 ‘일반전형’ 모집 정원은 올해 50.4%로 늘어 ‘특별전형’ 모집 정원(49.6%)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문제는 대학마다 10여개에 이르는 다양한 전형 가운데 자기한테 맞춤한 전형을 찾는 일이다. 4개 대학에 지원하면 무려 40여개에 이르는 전형을 검토해야 한다. 복잡한 입시요강의 미로에서 나한테 맞춤한 전형을 찾을 때 염두에 둬야 할 원칙을 꼽아봤다. 1. 입학사정관 전형, 옥석을 가려라 2010학년도 수시 지원에서 수험생들한테 중요한 정보는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뽑는 인원이 늘어났다는 게 아니다. 87개 대학이 무려 400여개의 다양한 전형으로 학생을 선발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입학사정관 전형에 지원하는 학생들한테는 그 가운데 나한테 맞는 전형을 찾는 일이 관건이다. 각 대학이 실시하는 입학사정관 전형은 공통점보다 차이점이 많으므로 대학의 인재상이나 지원자격, 전형방법 등을 검토해 자기한테 가장 유리한 전형을 찾아야 한다. 유성룡 이투스 입시정보실장은 “입학사정관 전형에도 봉사활동, 리더십, 외국어능력, 특기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며 “모두 같은 전형이라 단순하게 생각하지 말고 전형의 차이를 분석해 지원 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2. 중복 지원에 휘둘리지 말라 수시 모집을 실시하는 194개 대학 가운데 수시 모집을 1차, 2차 등으로 두 차례 이상 실시하는 대학은 모두 104곳이다. 이들 대학에는 여러 차례 반복해 지원이 가능하지만 지원 기회가 늘어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대개는 1차와 2차에 같은 전형이 없거나 있어도 전형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 대학에 무작정 중복 지원을 하기보다 자기한테 유리한 전형을 실시하는 차수를 골라 지원해야 한다. 유성룡 실장은 “전형요소가 같고 비율만 조금 다른 일반전형은 중복 지원할 수 있지만 아예 지원자격이나 전형요소가 다른 전형에는 반복해 지원하는 게 낭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양대는 1차 학업우수자 전형에서 학생부와 면접으로, 2차 일반우수자 전형에서는 학생부와 논술로 뽑는다. 수시 모집을 3차까지 치르는 서울시립대는 차수마다 전혀 다른 전형을 실시한다. 수시 2차 모집은 원서 접수 또는 대학별 고사를 수능 이후에 실시하는 곳이 많으므로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높은 전형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3. 상위권 대학은 비교과로 유불리를 따져라 상위권 대학 가운데 입학사정관제를 확대하면서 전형요소로 ‘서류’를 도입해 비교과 영역을 크게 반영하는 곳이 많다. 연세대는 진리·자유전형에서 1단계는 학생부 교과 100%로 2배수를 거른 뒤 2단계는 1단계 성적을 반영하지 않고 학생부 비교과와 자기소개서, 추천서 등의 서류 평가로만 모집 인원의 50%를 뽑는다. ‘서류 우선선발’인 셈이다. 나머지 50%는 구술면접을 치른다. 고려대는 교과와 비교과, 자기소개서, 추천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1단계에서 2배수를 거른 뒤 1단계 70%에 면접 30%를 반영해 뽑는다. 박권우 인천 숭덕여고 교사는 “비교과에 자신 없는 학생들은 상위권 대학에 지원할 때 비교과 반영 비율이 높은 전형을 피해 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4. 중위권 학생들은 적성검사와 학생부 선택 반영 주목하라 몇몇 중위권 대학은 학생부 교과 가운데 학생이 선택한 한두 교과의 과목들만 반영한다. 학생부 평균 등급은 낮지만 한두 교과에 자신 있는 학생들은 도전해볼 만하다. 상명대의 학생부선택교과우수자 전형은 국어, 수학, 외국어(영어) 교과 가운데 수험생이 선택한 교과의 전 과목을 반영한다. 수능 모의고사나 학생부 교과 성적 평균 등급이 3등급 이하인 학생들은 적성검사를 대비하는 것도 역전의 기회를 만드는 좋은 수다. 특히 수시 2차로 모집하며 수능이 끝난 뒤에 적성검사를 실시하는 대학은 수능을 통해 정시 모집에 대비하면서 수시를 노릴 수 있어 좋다. 가톨릭대, 경원대, 고려대 세종캠퍼스 등이 있다. 5. 학과 모집은 경쟁률을 끝까지 주시하라 올해 건국대, 고려대, 동국대, 연세대 등이 학부별 모집에서 학과별 모집으로 전환했다. 건국대는 2009학년도에 인문학부, 국제어문학부, 문화정보학부 등 세 학부로 모집했던 문과대학 신입생을 올해는 7개 학과로 뽑는다. 자연과학부도 4개 학과로 각각 선발한다. 고려대는 전형에 따라 학과별 모집과 학부별 모집을 병행하는데 지난해 학부별 모집을 했던 학생부우수자 전형을 올해 학과별 모집으로 바꿨다. 이에 따라 인문학부(7개 학과), 국제어문학부(8개 학과), 생명과학계열학부(3개 학과) 등이 올해 세부 학과로 모집한다. 박권우 교사는 “학과 모집을 하면 모집 인원이 줄기 때문에 인기 학과는 경쟁률이 크게 올라갈 수 있다”며 “인기 학과에 지원하는 수험생은 경쟁률을 끝까지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6. 추가합격을 노려라 수시 모집에는 원래 추가 합격이 없다. 중복 합격으로 인한 미등록 인원이 생기면 대개는 정시 모집 정원으로 이월되는 일이 많다. 그러나 몇몇 대학은 수시 모집에서도 추가 합격이 가능하다. 이화여대 입시요강을 보면 ‘등록 관련 유의사항’에 “중복 합격자의 합격 우선순위 선택과 조건부 합격자 가운데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저학력기준 미달로 인한 결원은 조건부 예비 순위자 중에서 충원할 수 있다”고 나와 있다. 박권우 교사는 “성균관대, 고려대 세종캠퍼스도 추가 합격이 가능하므로 수시 합격자 발표날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라”고 말했다. 진명선 기자 edu@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