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랑의 미래직업탐방
이랑의 미래직업탐방 / 자유기고가 ‘직업’이라는 말에는 어쩌면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란 의미가 담겨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남에게 구속받거나 얽매이지 않고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는 ‘자유’라는 단어가 조합된다면, 조금은 역설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일을 할 때 내가 속한 조직의 생각보다 내 생각이나 철학이 자유롭게 반영되는 ‘자유’가 주어진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자유기고가 허주희(37·사진)씨 역시 일을 통해 자유를 누리는 방법을 터득했다. “자유가 주어진다고 꼭 좋은 것만은 아니에요.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아 생활이 불규칙하다는 점은 단점이 될 수 있거든요.” 자유기고가에게 원고를 마감하고 다른 취재가 있을 때까지는 온전히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남는 시간’이 된다. “이런 시간을 무료하게 보내면, 내가 백수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기 때문에 책도 보고 사색도 하면서 다음 일을 준비하기 위한 나만의 시간을 만들어 관리하죠.” 대학에서 독문학을 전공한 허씨는 처음에는 잡지기자로 일하면서 주로 사회 분야 기사를 썼다. “일을 시작할 무렵, 삼풍백화점 붕괴사건이 일어났어요. 그때 ‘아, 나도 이런 사회적인 사건, 사고에 꼭 관심을 가져야겠구나’ 하는 생각의 전환이 생겼어요. 그리고 사람들에게 감동과 깨달음을 줄 수 있는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었죠.” 자유기고가는 월간지, 사보, 웹진 등의 매체에 기획기사, 인물 인터뷰, 여행지 탐방 등 여러 분야의 글을 써서 기고한다. 다방면의 글을 쓰는 만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기회도 많다. 특히 허씨는 5년 전 수필가 고 피천득 선생님을 만난 경험을 매우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중학생 때 피천득님의 <인연>이라는 수필을 무척 좋아했어요. 그때는 장차 이 글의 작가를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상상이나 했겠어요? 일을 통해 그분을 직접 뵙고 대화를 나눈 건 제게 큰 영광이었죠. 선생님의 친필 사인이 담긴 <인연>은 지금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어요.”
자유기고가 허주희(37)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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