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랑의 미래직업탐방 / 정보시스템감리원
집을 다 지으면 그 집을 잘 지었는지를 관리하고 감독하는 ‘건축감리기술자’라는 직업이 있다. 이와 비슷하게 정보시스템이 잘 구축되었는지를 감리하는 사람들을 ‘정보시스템감리원’이라고 한다. 감리 업무를 위해서는 사업 단계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기술과 지식이 필요하다. 2002년 ‘정보시스템감리사’ 자격을 취득하고, 한국정보시스템감리협회장을 지낸 강원대학교 컴퓨터학부 권호열(49·사진) 교수에게 ‘정보시스템감리원’의 업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약 10년 전, 어떤 기관의 정보화사업 심사에 참여했을 때입니다. 개발자가 작업한 산출물의 품질을 평가하다 보니, 정확히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방안까지 조언하려면 정보시스템 감리에 대한 체계적인 지식과 높은 전문성이 필요함을 깨닫게 되었지요. 그래서 즉시 필요한 공부를 시작하였고 ‘정보시스템감리사’ 자격도 따게 되었습니다.”
정보시스템감리원은 정보시스템이 원래 계획된 기능을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할 수 있는지를 점검하고, 문제점을 찾아 개선을 권고하는 일을 한다. 높은 수준의 전문성과 현장 경험이 요구되는 직업인 만큼, 청소년이나 대학생이 학부를 졸업하자마자 당장 자격증을 취득해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하지만 권 교수는 “이공계 기피 현상이 만연해 있는 요즘, 이공계 전공을 생각하는 친구들에게는 경력을 쌓아 전문가가 되려고 할 때 고려해볼 만한 분야”라고 강조했다. “정보기술과 국가경제 수준이 발전할수록 프로그래밍 등 비교적 단순한 구현 단계는 외국의 저렴한 기술 인력을 이용하게 되는 반면, 정보시스템의 부가가치를 좌우하고 품질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분석·설계 및 시험·감리 단계는 고급 인력을 더욱 필요로 하게 될 겁니다.”
정보시스템감리원이 되기 위해서는 정보시스템감리사 또는 기술사 시험을 통과하거나 시아이에스에이(CISA) 등 관련 자격이 있어야 한다. 권교수는 “학생들은 우선 정보처리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고 현장에서 실무 경험을 쌓으면서 차근차근 감리 능력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정보시스템감리원으로 일하는 사람들은 컴퓨터공학 관련 전공자들이 대부분이며, 산업공학이나 경영학 전공자도 있다. 대학에서 프로그래밍, 소프트웨어공학, 데이터베이스, 응용시스템, 아키텍처, 정보보호 등과 함께 사업관리, 품질관리 등을 체계적으로 공부하면 감리원으로 활동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현재 정보시스템은 교육, 경영, 의료, 금융, 행정, 국방 등 여러 분야에서 이용되고 있으며, 모든 업무에서 정보시스템에 대한 의존율은 계속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보시스템의 효과성, 효율성, 안전성을 최종적으로 점검하는 정보시스템감리원은 고급 정보기술(IT) 전문가로 앞으로 더욱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고용정보원 직업연구센터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