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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문학속 역사의 주관성

등록 2009-09-27 15:38수정 2009-09-27 15:38

우리말 논술 36. 근현대사 교과서로 논술 접근하기
과목별 논술교과서 / [난이도 수준-중2~고1]

논점 2. 일제 강점기 수탈에 대한 역사 서술과 문학적 표현의 비교

교과서 읽기

일제 강점기 토지 약탈

1910년 우리의 국권을 강탈한 일제는 일본인의 토지 소유를 합법화하고 한국인 소유의 토지를 빼앗아 식민 통치의 경제적 기반을 확고히 하기 위하여 이른바 토지 조사 사업을 실시하였다. 그러나 표면적으로는 근대적인 등기 제도를 실시하여 토지 소유권을 보호한다는 것을 내세우면서 토지 조사령을 제정, 공포하였다(1912).

일제는 한국인이 소유하고 있는 토지를 재조사하면 소유권이 불분명한 많은 토지를 약탈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리하여 토지 국유제를 내세워 조선 시대에 왕실과 관아가 수조권을 가지고 있던 각종 토지, 마을과 문중들의 토지 그리고 약간의 투자만으로 경작지로 이용할 수 있는 황무지나 미개간지 등을 국유지로 편입시켜 총독부 소유로 하였다.

또한 토지 조사 사업은 신고주의를 적용하여 토지 소유권을 주장하려는 사람은 필요한 서류를 구비하여 지정된 기일 내에 신고하여야 소유권을 인정하였다. 일제는 미신고 토지를 모두 차지하였을 뿐 아니라 조선 후기 이래 농민들이 누려왔던 관습상의 경작권, 도지권 등도 부정하고 단지 지주의 소유권만 인정하였다. 이로써 대다수의 우리 농민들은 기한부 계약에 의한 소작농으로 전락하였다.


일제 강점기의 문학 활동

192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문학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였다. 즉 종래의 심미적 경향에서 벗어나 일제의 식민 통치에 저항하려는 노력이 한용운, 심훈 등에 의해 항일문학으로 승화되었다. 한용운은 ‘님의 침묵’, 심훈은 ‘그날이 오면’이라는 작품을 발표하여 이 시대 민족주의 노선을 선명하게 보여 주었다.

또한 이 무렵 새로이 등장한 문학 조류는 이른바 신경향파 문학과 이것이 발전된 프로 문학이었다. 이들은 무산 계층의 경제적·민족적 항거를 문학 운동으로 대변하였다.

한편 민족주의 계열의 문인들은 프로 문학의 극단적 계급주의에 반대하여 국민 문학 운동을 전개하였다. 이 운동은 민족 의식과 민족애의 고취, 민족혼을 통한 민족 단일 사상의 확립, 국학 진흥 운동의 전개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였다. -고등학교 <근현대사>, 두산


논제 해결

감동을 주지만 환상에 빠질수도

글 (가)는 시인과 역사가의 역할에 대한 견해를 밝힌 아리스토텔레스의 글이다. 이 글의 주장이 타당한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해 글 (나)와 (다)를 활용하여 논하라. (1200자 안팎, 서강대 기출)

(가) 시인의 임무는 실제로 일어난 일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일어날 수 있는 일, 즉 개연성이나 필연성에 따라 가능한 일을 이야기하는 데 있다. 역사가와 시인의 차이는 산문으로 이야기하느냐 운문으로 이야기하느냐에 있는 것이 아니라(왜냐하면 헤로도토스의 작품은 운문으로 고쳐 쓸 수도 있을 것이나 운율이 있든 없든 간에 역시 일종의 역사임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전자는 실제로 일어난 것을 이야기하고, 후자는 일어날 수 있는 것을 이야기한다는 점에 있다. 따라서 시는 역사보다 더 철학적이고 더 진지하다.

보편적인 것을 이야기한다 함은(비록 시가 등장인물들에게 어떤 특정한 이름을 부여한다고 하더라도) 이런 또는 저런 유형의 인간이 개연적으로, 또는 필연적으로 말하거나 행할 수 있는 일을 이야기함을 의미한다. 개별적인 것을 이야기한다 함은 이를테면 알키비아데스가 무엇을 행하였으며 무엇을 경험하였는가를 이야기함을 말한다. -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중에서

(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 이상화의 시

(다) 일본은 소위 토지 조사 사업을 한국에 있어서의 토지 소유의 근대화 작업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이것은 일본의 토지 강탈이었다. 이로 인하여 일본인 대지주가 증가하였고, 한편 지난날의 양반들 중에서 지주가 되어 과거의 특권을 물려받은 자들도 있었다. 그러나 경작자인 많은 농민은 영세 소작농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이제 계약에 의한 소작인이 되었기 때문에 점차 토지소유권으로 성장해 가던 경작권을 빼앗기는 보다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되었다. 또 자작농이라 할지라도 지극히 적은 농토밖에 소유하지 못하는 영세농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였다. 그러므로 소작을 겸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지주의 수는 물론 자작농이 차지하는 비중도 극히 적었던 것이다. 즉, 1916년의 통계에 의하면 전 농가 호수 약 264만 중에서 지주가 불과 2.5%인 6.6만가량, 자작농이 20%인 53만가량인 데 비하여, 자작 겸 소작농은 40.6%인 107만가량, 순 소작농은 36.8%인 97만가량이었다. 후 양자의 합계는 204만으로 전 농가의 77.4%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의 대부분, 즉 전 농가호수의 약 60%인 150만가량이 1정보 미만의 적은 토지를 경작하고 있었다.

이렇게 전락한 영세농민들의 생활은 비참할 수밖에 없었다. 1924년의 총독부 통계에 의하더라도 전 농가 272만8921호 중에서 1년의 수지가 적자인 호수는 127만3326호로서 백분비로 하면 약 44.6%였던 것이다. 즉, 한국 농가의 약 반은 매년 빚을 져야만 살아갈 수 있었다. (중략)

소작농이 지주에게 내는 소작료는 생산량의 2분의 1이 평균으로 되어 있었다. 게다가 소작농들은 비료대, 수리 조합세, 곡물 운반비, 지세 등을 부담하였고, 또 지주에게 노동력을 제공하였다. 농민의 생활이 점점 곤란하여질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리하여 화전민이 격증하여 갔다. 즉, 1916년에 화전민 수가 24만5626이었는데, 1927년에는 69만7088로 3배 가까이 증가하였다. 또 만주나 일본으로 이주하는 사람의 수도 해를 따라 증가하였다. 1927년에는 56만가량이던 만주의 이민 수는 1936년에는 무려 89만으로 증가하였다. 또 1910년에는 250명에 지나지 않던 일본에 이민한 한국인 수는 1930년에는 30만으로, 1939년에는 96만으로 증가하였던 것이다. 만주에 가서 농업을 하거나 일본에 가서 노동을 하거나 간에 그들의 생활은 한결같이 비참한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원주민들과의 알력으로 인하여 만주에서는 만보산 사건 같은 불행한 일이 벌어졌고, 이러한 사건은 일본의 중국 침략에 악용되었다. -이기백, <한국사 신론> 중에서

해결 방향

(1) 타당하다는 입장의 서술 방향

시는 역사적 사실에 대하여 감성적인 측면을 더 드러내는 데 비해 역사는 객관적이고 개별적인 부분을 서술하기 때문에 역사보다는 시를 통해 궁극적인 진리에 다가갈 수 있다. 한국인이 일제 식민지 치하에서 토지조사사업을 통해 고통을 겪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역사가는 이런 개별적인 사실들을 사료에 바탕해 기술한다. 이런 기록을 통해 통계적·추상적 지식을 얻을 수는 있다. 그러나 당시 한국 농민의 고통이 어떠했는가를 구체적으로 체험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상화의 시를 읽을 때, 우리는 그 시대 한국 농민이 겪었던 구체적 고통을 체험할 수 있다. 시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개연성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역사에 기록된 사실에서는 얻을 수 없는 감동이나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2) 타당하지 않다는 입장의 서술 방향

아리스토텔레스는 시를 넓은 의미로 해석한 데 반해 역사를 지극히 좁은 의미로 축소하고 있다. 물론 시인이 상상력과 통찰력을 발휘해 쓴 시가 실체적인 상황을 표현할 수는 있다. 그렇지만 모든 시가 보편적인 현상을 다루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현상의 기술은 작가의 환상에 불과할 수도 있다. 따라서 시의 감상을 통해 과거나 현재를 설명하고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역사는 흔히 개별 현상을 다루고 있지만, 개별 현상의 기술에 그치는 것은 아니다. 역사가는 개별적인 현상을 종합해 보편화하는 것을 그 중요 임무 중의 하나로 삼는다. 또 역사는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 되풀이될 수도 있다는 점을 제시함으로써 보편성을 추구하고 있다. 이에 더해 역사가는 어떤 역사적 현상의 원인을 구명하려고 노력함으로써 개연성과 필연성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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