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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소설 속 친구들’ 만나 고민상담 해볼까

등록 2009-09-27 16:06수정 2009-09-27 16:08

〈꽃섬고개 친구들〉
〈꽃섬고개 친구들〉
도서관교사모임 ‘강추’ 성장소설




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모임의 연구분과인 ‘권장도서목록연구모임’은 올해 3월부터 학생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성장소설 목록을 선정하고 공부하는 모임을 시작했다. 여기에 실린 성장소설은 최근 2~3년 동안 출간된 도서들로, 이미 많이 알려진 작품은 제외했다. 가을을 성장의 계절로 만들어주는 책들이 될 것이다.

〈꽃섬고개 친구들〉
검둥소, 김중미 지음

<괭이부리말 아이들>, <거대한 뿌리> 등을 통해 약자 입장에서 부조리한 현실을 꼬집으며 세상에 따끔한 충고를 던져준 김중미 작가의 장편소설.

꽃섬고개라 불리는 달동네 아이들의 삶을 통해 우리 사회 곳곳에 남아 있는 차별과 편견 그리고 약자들을 향한 착취와 폭력 문제를 끊임없이 고발한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통념적으로 용인하기 힘든 미혼모, 동성애, 그리고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까지 더 이상은 감추고 덮어버릴 수 없는 소수자의 삶을 공론화한다. 우리 사회가 좀더 성숙해지고 더 나아가 전 인류가 화해와 공존의 삶을 누리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져주는 책이다. 아쉬운 점은 소설 속 학교의 모습이 편견과 차별에 내몰린 꽃섬고개 아이들을 감싸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깨지기 쉬운… 〉
〈깨지기 쉬운… 〉
〈깨지기 쉬운… 〉
바람의아이들, 김혜진 외 6인 지음

‘깨지기 쉬운, 깨지지 않을’이라는 말이 주는 의미가 마치 우리 청소년들의 삶을 대변하는 것 같아 무척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이 책에는 이 땅의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겪을 법한 내면의 고통을 그린 단편소설 7편이 실려 있다. 입시와 진로 문제로 심각하게 고민하다가 라디오 방송에 사연을 보내는 중학생(<정오의 희망곡>), 사회 현실에 눈뜨면서 가치관이 교사들과 충돌하는 고등학생(<쥐포>), 힘든 환경에서도 쿨하게 살아가는 여학생을 만나면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된 남학생(), 뭘 해도 안되는 자신을 한탄하면서도 절대로 비굴하게 살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소년(<학습된 절망>) 등 성장통을 겪으며 자신을 찾는 청소년들의 이야기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목요일, 사이프러스에서〉
〈목요일, 사이프러스에서〉
〈목요일, 사이프러스에서〉
사계절, 박채란 지음

누구나 자신을 흔들어 놓을 만큼 커다란 인생고민을 할 때가 있다. 특히 학창시절에 했던 성적, 사랑, 가족에 대한 고민은 지금 생각해봐도 그리 가볍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이 소설은 자신이 원하는 목적을 위하여 자살소동을 펼치는 세 명의 여고생과 자살을 막으려는 자칭 ‘천사’ 하빈이의 이야기다. 아빠의 사랑을 확인하고 싶은 태정이, 사랑 때문에 입은 상처로 복수심에 불타는 새롬, 언니의 죽음에 자책하는 선주 등 각자 아픔과 상처가 다른 이들은 자살소동으로 자신의 고민을 해결하려 한다. 작가는 식물박사이면서 안전요원인 하빈이란 인물과 사이프러스라는 공간을 통해 아이들의 고민을 하나둘씩 꺼내주고, 치유해준다. 삶과 죽음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산다는 것의 의미〉
〈산다는 것의 의미〉
〈산다는 것의 의미〉
양철북, 고사명 지음

재일 조선인으로서 가난과 차별, 전쟁에 휩싸여 살면서 삶의 의미에 대해 고민했던 이야기를 30년이 지난 시점에서 되돌아보는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 줄곧 어린 ‘나’의 시점에서 전개되는 이 소설에는 세상에 대한 어린아이의 생각이 있는 그대로 펼쳐진다. 어린아이의 시선에서 ‘어른’은 폭력과 무관심으로 얼룩진 나쁜 어른과 상냥함을 가르치는 좋은 어른으로 갈린다.

세상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청소년, 세상과 소통하는 법에 익숙하지 않은 청소년, 세상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청소년에게 권할 만하다. 한 재일소년의 좌충우돌 성장기를 통해 청소년들은 주변 사람들과의 충돌에 대처하는 방법과 자의식을 찾아가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게 될 것이다.


〈구라짱〉
〈구라짱〉
〈구라짱〉
시공사, 이명랑 지음

문화예술고등학교 문예창작학과라는 조금 독특한 배경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담은 소설. 입시에 대한 부담감을 갖고 있는 청소년들의 꿈과 희망을 이야기한다.

기숙사생활을 하면서 매번 놀토 때마다 집에 가지 않는 이빛나는 집에 가지 않는 사유서에 가짜 이유를 적는다. 빛나가 스스로 자신의 거짓말을 인정하기까지는 많은 아픔과 고통이 동반한다. 현실 인정, 자신의 거짓말을 시인하게 되면 자신의 아프고 슬픈 현실도 인정해 버리는 것이 되니까 말이다. 빛나가 진실과 마주할 수 있도록 손을 잡아준 한뜻, 잘난 척으로 자신의 아픔을 숨기고 있는 잘난척, 엄청난 비밀을 숨기고 있는 왕밥통, 수업시간마다 백지를 내미는 백지선생님, 과거의 아픔을 간직한 채 아이들을 돌보는 사감 할망구 등 다양한 아픔, 비밀, 개성을 가진 등장인물들 덕에 더 재미있다. 작가는 매순간 혼란스러워하는 아이들이 간절히 원하는 것은 “찾고 싶다”는 열망이라고 말한다.


〈열혈수탉 분투기〉
〈열혈수탉 분투기〉
〈열혈수탉 분투기〉
푸른숲, 창신강 지음

인간의 음식거리로 남을 암탉인 줄 알았다가 수탉으로 판명되어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수탉의 이야기다.

인간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이상한 능력을 갖고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 안주하지 않고 수탉다운 수탉이 되고자 노력하는 주인공. 수탉의 눈을 통해 바라보는 인간 세상의 모습은 이기적이고 탐욕스러우며 한편으로는 삶의 가치에 대해서는 전혀 고민하지 않고 당장의 이익에만 급급해한다. 수탉의 생존을 위한 열혈 분투, 수탉의 눈으로 그려지는 인간의 모습을 통해 청소년들이 정체성 확립에 대해 고민할 수 있을 것이다.


〈아빠와 함께…〉
〈아빠와 함께…〉
〈아빠와 함께…〉
책과콩나무, 플로랑스 티나르 지음

어느 날 갑자기 사고로 죽게 된다면? 그래서 누군가의 수호천사가 돼야 한다면? 주인공 니나는 평소와 다름없는 평범한 아침 등굣길에 아빠와 함께 차를 타고 가던 중 교통사고를 당한다. 그리고 끝인 줄 알았던 사후 세계에서 누군가의 수호천사가 돼야 한다는 제안을 받는다.

결국 학급에서 제일 싫어했던 친구의 수호천사가 되고 아빠는 투르크메니스탄의 병들고 지친 아이의 수호천사가 된다는 이야기다. 주인공 니나는 수호천사로 활동하면서 다른 사람의 입장을 배려하는 성숙한 모습으로 변하게 된다. 청소년들이 흥미로워할 주제와 쉬운 접근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이기적인 친구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학생이나 난민 및 기아, 질병에 관심있는 청소년들에게 권한다면 좋을 것 같다.


〈벼랑〉
〈벼랑〉
〈벼랑〉
푸른책들, 이금이 지음

학생들한테 인기가 많은 이금이씨의 소설. 5편의 이야기 속엔 서로 다른 인물들이 등장해서 제각기 다른 그들만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 속 아이들은 일반적인 모습이 아닌 일탈적 모습을 보여준다. 고민 끝에 ‘자살’이라는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혜림이, 의심병을 버리지 못하고 세상을 보는 우리,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옥상에서 밀어버릴 수밖에 없었던 난주 등 알고 보면 전혀 다른 이야기지만 다섯 편의 이야기 속 아이들은 모두 ‘우리들’의 내면을 얘기한다. “무슨 이야기가 이렇게 비현실적이야, 너무 극단적이야, 난 안 그래”라고 부정하면서도 ‘나와 통하는 그 무엇’을 느끼고 위로받을 수 있을 것이다.


〈라일락 피면〉
〈라일락 피면〉
〈라일락 피면〉
창비, 공선옥 외 7인 지음

이 소설은 선택의 갈림길에 놓인 청소년들의 이야기다.

여덟 명의 우리 소설가와 동화작가가 모여 10대 청소년들의 선택에 관한 이야기를 썼다. 일상생활에서 부딪히는 사소한 선택에서부터 인생을 바꿔 놓을 만한 커다란 선택까지 선택 자체보다 그러한 결정을 내리기까지의 과정이 얼마나 의미 있는지를 말한다. 아무리 사소한 선택일지라도 ‘하늘에서 뚝딱’ 떨어진 것이 아니라 청소년이란 시기와 상황이 만들어낸 최선의 결정임을 알려준다. “만약 그 일이 아니었다면 내 인생은 어떻게 되었을까?”로 시작하는 성석제의 (<내가 그린 히말라야시다 그림>)은 한순간의 선택이 아이의 미래를 바꿔 놓은 결정적인 사건이었고 그 선택이 얼마나 중요했는지를 말하고 있다. 이 책이 청소년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가장 잘 보여준다.


〈닌자걸스〉
〈닌자걸스〉
〈닌자걸스〉
비룡소, 김혜정 지음

17살 여고생 4명이 소박한 꿈을 이루기 위해 엉뚱하고 발칙한 소동을 벌이는 이야기다.

몸이 뚱뚱하여 ‘고뚱땡’이라고도 불리며 꿈이 배우인 고은비, 꽃미남을 무척 좋아하고 작가가 꿈인 지형이, 땅꼬마 소올이, S라인의 소유자 혜지는 우등반인 모란반의 폐지를 원한다. 이들이 부적 붙이기, 교육청·청와대 홈페이지에 차별에 관한 글 올리기, 귀신소동 그리고 자살소동까지 벌이면서 작은 소망을 표출한다는 내용이다. 학생들이 다양한 꿈을 꾸기에는 여전히 척박한 우리네 교육 문제를 보여주면서 그 환경에서 몸부림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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