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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한국 학생들 왜 자꾸 ‘정답’만 묻나

등록 2009-10-11 16:22

예로머 더빗(29)
예로머 더빗(29)
‘21세기 하멜’이 본 한국
우리나라 땅에 발을 디딘 최초의 외국인은 1653년 제주도에 표류한 네덜란드인 하멜이었다. 극동의 작은 반도를 세계에 최초로 알린 사람이 하멜이다. 예로머 더빗(29·사진)은 21세기의 하멜이다. 유럽 안에서 한국학 연구의 허브 구실을 하는 네덜란드 레이던 대학교의 한국학과에 다닌다. 2002년에는 연세대 한국어학당에서 우리나라 말을 배웠으며 2006년부터는 한국외대에서 강의하며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에서 공부했다. 그의 거울에 비친 한국은 어떤 모습일까.

“대학에서 강의할 때 시험에서 네덜란드 시인의 시를 해석하라는 문제를 낸 적이 있어요. 각자의 느낌과 경험을 반영해 풍부한 해석을 한 학생들한테 모두 좋은 점수를 줬죠. 그랬더니 학생들이 저한테 ‘정답’을 자꾸 물어봤어요. 하나의 정답만을 가르치는 게 한국의 교육 방식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죠.”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곳이 대학인 만큼 더빗은 주로 우리나라 교육에 대한 문제 제기를 했다.

특히 한국 대학의 경쟁력이 세계적인 수준에 오르지 못하는 이유로 대학에 왔는데도 열심히 공부하지 않는 학생들을 꼽았다. “한국 학생들은 좋은 점수를 받는 데 엄청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없는 것 같아요. 과제로 낸 리포트의 수준이 네덜란드 고등학생들의 그것보다도 못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었으니까요. 연구를 하는 사람들도 학위를 준비할 때만 공부할 뿐 학문의 총체적인 지식이나 이론을 정립하고 있는 학생들은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는 우리나라가 중등교육 단계에서 학생들을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에 대한 철학과 방법을 고민해야 대학의 경쟁력도 높아질 수 있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더빗은 우리나라에 ‘협상의 문화’가 없다는 것을 네덜란드와 가장 큰 차이로 꼽았다. 네덜란드는 사회 문제를 다양한 이해 집단이 양보하고 협력해 풀어낸다. 경제 위기에 맞서 노조, 정부, 기업이 타협한 ‘폴더모델’(poldermodel)이 그 사례다. 더빗은 대학에서도 이해 당사자인 학생을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이뤄지는 의사 결정 과정을 지적했다. “네덜란드에서는 학교의 변화에 학생의 발언권이 상당히 중요해요. 그런데 한국의 대학은 등록금을 올리는 중요한 사안에도 참여할 수가 없더라고요.” 진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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