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에게 들어보니
지난 9월22일에 방문한 네덜란드 헤이그 대학(The Hague University of Applied Sciences). 강의실 어디를 둘러봐도 30명을 넘는 강의는 없었다. 모든 강의실은 토론수업을 하는 것처럼 서로의 얼굴을 볼 수 있도록 의자와 책상이 배치돼 있었다.
교정 곳곳에는 삼삼오오 모인 학생들이 토론에 열중하고 있었고 어떤 모임에는 교수가 함께 참여하기도 했다. 이곳에 교환학생으로 와 있는 이유정(22·연세대 행정학과)씨는 “전체 강의의 80%는 토론하고 발표하는 수업으로 이뤄진다”며 “교환학생이지만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 좋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대학은 한 강의를 15명 안팎의 소규모로 꾸려 문제 기반 학습(Problem Based Learning)으로 진행된다. 이런 교수 학습 방법은 네덜란드 대학 경쟁력의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김영철(20·가명)씨가 네덜란드 유학을 선택한 계기도 이런 학풍 때문이었다. “고등학교 때 대학 진학한 선배들을 보니까 음주가무에, 학문을 연구하기보다 취업 준비에만 매달리는 생활을 하는데 나는 그러고 싶지 않았어요. 여러 나라 대학을 알아봤는데 네덜란드 대학이 학풍, 제도, 문화 등이 제일 맘에 들었어요.”
네덜란드 대학은 영어로 진행되는 과정을 많이 운영하므로 비영어권 국가 가운데서도 외국 유학생들이 선호한다. 대학이나 학과마다 지원 자격이나 준비할 서류가 조금씩 다르지만 공인 영어 성적, 고등학교 성적, 수능 성적, 수상 실적, 자기소개서, 추천서, 학업계획서 등이 요구된다. 지난해 서울에 문을 연 네덜란드교육진흥원(www.nesokorea.org)은 네덜란드 유학에 대한 상담을 제공하며 네덜란드어 강습도 열고 있다.
진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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