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130명으론 수요 감당못해
더 뽑자니 ‘국립대의 사립대화’
더 뽑자니 ‘국립대의 사립대화’
사립대들의 ‘경영대학 경쟁’은 서울대한테도 고민을 던져주고 있다. 경영대학 경쟁이라는 흐름과 기초학문 육성이라는 국립대 고유의 임무가 충돌하기 때문이다.
서울대 경영학부는 입학정원이 130명으로, 연세대(304명)와 고려대(320명), 성균관대(350명), 서강대(283명) 등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대신 서울대는 복수전공 허용 인원을 정원의 100%로 대폭 확대해 학생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
복수전공을 신청하는 학생들이 경영학부에 크게 몰린다는 점도 작용했다. 이번 학기 복수전공(부전공 포함)으로 경영학을 선택한 학생은 570명으로, 전체 학과 중 가장 많다. 2위인 경제학을 선택한 학생도 307명이다. 서울대 교무과 관계자는 “경영학부에는 지원자의 30% 정도만 합격한다”고 전했다. 안태식 서울대 경영대학장은 “서울대가 경영대학 정원을 더 늘리지 않으면 다른 대학에 견줘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다”며 ‘위기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경영대학 정원을 늘리면 다른 학과 정원을 줄여야 하기에 서울대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내부적으로도 찬반양론이 팽팽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명환 서울대 교무처장은 “경영대학 인원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에 일리가 있다”면서도 “국립대로서 기초학문을 지키는 기능을 해야 하고, 국립대와 사립대의 설립 목적이 달라 당장의 추세를 따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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