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숙의 학부모코칭
고현숙의 학부모코칭 / 요즘 아이들 이해 못 하겠다고 푸념하는 부모, 교사, 상사들이 한둘이 아니다. 기성세대와 신세대 간의 전형적인 관점의 차이는 이런 것들이다. ‘근검 절약이 중요하다’ 대 ‘없어도 간지는 나야 된다’, ‘생산성과 효율 추구’ 대 ‘재미와 다양성 추구’, ‘전체를 위한 희생이 미덕’ 대 ‘당당한 자기 개성 표현이 미덕.’ 물론 개인의 스타일과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세대 차이를 단순 일반화하긴 어렵지만 결국 개인은 자기가 속한 문화로부터 강력한 영향을 받는다. 자기의 관점을 절대화하여 다른 문화를 좋고 나쁜 것으로 판단하는 건 촌스럽다. 그냥 호기심을 가지고 들여다볼 일이다. 과거에는 리더십의 요건에 비전 제시, 역경 극복 등이 수위를 차지했지만, 최근에는 ‘유연성’이 리더의 덕목 가운데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불확실하고 변화의 속도가 빠른 시대에는 기존 관점에서 벗어나 다양성을 포용하고 새로운 사고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일 게다. 다양성을 껴안으려면 이질적인 문화, 비주류적 사고, 서툰 신인의 색다른 점, 새로운 트렌드 등에 호기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변화하기에는 머리와 몸이 굳었다고 핑계를 대긴 해도 어른들은 지혜가 있고 통합적인 사고 능력이 있다.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열린 마음으로 수용하려는 자세를 가져 보자. 이제 와서 뭘 변화 노력을 하느냐고 묻는 분도 있을지 모르겠다. 17~18년 전쯤, 인터넷 대중화가 시작될 무렵에 30대인 친구가 그랬다. “지금까지 컴퓨터하고 담쌓고 살았는데, 뭐 … 설마 나 죽을 때까지 컴퓨터 못 한다고 무슨 일 나겠어?” 지금 생각하면 어이없는 말이 아닌가. 삼성경제연구소는 올해 설문조사를 통해 80년 이후 태어난 신세대 직장인들의 특징을 브라보 세대(BRAVO·Broad network, Reward-sensitive, Adaptable, Voice, Oriented to myself)라는 용어로 요약했다. 인간 관계와 관심사가 다양하며, 자신에 대한 평가와 보상에 민감하고, 안정성을 중시한 기성세대와 달리, 새로운 것에 대한 적응력이 강하다는 것이다. 또한 어른들이 묵묵히 일하는 것을 최고의 미덕으로 쳤다면, ‘할 말은 해야죠.’ 식으로 자기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하며, 회사보다 개인생활을 중시한다. 자잘한 생활의 기술은 어떨까? 얼마 전에 젊은 어른이 되기 위해 배워야 할 기술 목록이 있다면 뭐냐고 직원들에게 물어봤다. 첫째가 휴대폰 활용 기술이다. 문자 메시지도 잘 써야지, 문자 보냈는데 득달같이 전화를 걸어오면 당황스럽단다. 이모티콘으로 감정을 표현할 줄 아는 센스도 필요하고 디엠비(DMB), 인터넷, 블루투스 등 다양한 기능에 익숙해지라는 충고를 들었다. 둘째는 최신 유행 음악 몇 곡이다. 그들이 뜨는 데는 이유가 있단다. 랩도 들어보고 무슨 말 하는지, 왜 아이들에게 호소력 있는지 느껴 보라는 것. 셋째, 신세대 개그 코드 이해하기다. 개그 프로를 보면서 하나도 안 웃기는 데 아이가 웃고 있다면 뭔가 다른 감각이 있는 거다. 그 밖에도 퓨전 음식들과 다양한 커피와 맥주 종류를 잘 알라는 주문도 있었고, 패션 소품 활용기술도 있었다. 아, 한 가지, 기념일 챙기는 것에 대해 유치하다, 무슨 데이는 상업적인 것이라고 주장하면 ‘꼰대스러워’ 보인다니…. 좀 억울하긴 했다.
한국리더십센터 대표 helenko@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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