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문학 교과서로 논술 접근하기
과목별 논술교과서 / [난이도 수준-중2~고1]
논점 2. <박씨전>에 반영된 역사 의식
■ 교과서 읽기
조선 인조 때(이본에 따라 다름) 박 처사는 딸을 둘 두었는데, 둘째 딸 배필이 병조 판서 이득춘의 아들 이시백임을 알고 청혼한다. 남편은 박씨가 얼굴이 박색임을 알고 대면조차 하지 않았는데, 박씨는 시아버지에게 청하여 후원에 피화당을 짓고 시비(몸종) 계화와 지내며 기이한 도술로 남편을 장원 급제시킨다. 박씨는 3년 뒤 액운을 벗고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어 화목하게 잘 살게 된다. 그 뒤 중국의 용골대 형제가 3만의 병사를 이끌고 조선을 침략하게 되었을 때, 박씨는 남자보다 뛰어난 기상으로 오랑캐의 침입을 막아 낸다.
마침내 호병의 침공으로 사직이 위태로워지자 왕은 남한산성으로 피난하지만 결국 항복하겠다는 글을 보낸다. 많은 사람이 잡혀 죽었으나 오직 박씨의 피화당에 모인 부녀자들만은 무사하였다. 이를 안 적장 용홀대(龍忽大)가 피화당에 침입하자 박씨는 그를 죽이고, 복수하러 온 그의 동생 용골대도 크게 혼을 내준다. 용골대는 인질들을 데리고 퇴군하다가 의주에서 임경업에게 또 한번 대패한다. 왕은 박씨의 말을 듣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서 박씨를 충렬부인에 봉한다. - 고등학교 <문학>(천재)
어떻게 읽을까 이 작품은 병자호란이라는 전쟁을 배경으로 한 군담소설의 일종이다. 이 작품의 특징은 주인공이 여성인 박씨라는 가공의 인물로 설정되었다는 것과 인조, 이시백, 임경업 등 실재 인물이 다수 등장하여 작품의 사실감을 높여준다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작품의 배경인 병자호란이 어떤 전쟁이었고 우리 민족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실재 역사와 <박씨전> 속에 반영된 역사를 비교해보고, 어떠한 부분이 변했는지를 파악함으로써 작가의 주제의식을 분석할 수 있다. 이 외에 다른 군담소설과는 다르게 이 작품에서 여성을 주인공으로 설정함으로써 얻는 효과와 한계는 무엇인지를 파악해봄으로써 작품의 주제에 좀 더 심도 있게 다가갈 수 있다. 최종적으로는 <임진록>, <임경업전> 등의 다른 소설과의 비교·분석을 통해 역사군담소설이 내세우는 주제의식과 가치는 무엇인지, 그것의 문학사적 의의는 무엇인지 탐구해 볼 수 있다.
■ 논제 해결 상처입은 자존심에 대한 보상 제시문 (가)는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고 (나)는 이에 대한 역사적 서술이다. 제시문 (가)에서 ‘박씨부인’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설정함으로써 (나)의 역사적 서술과 비교하여 어떠한 내용상의 차이가 발생하는지를 분석하고, 이것의 의의와 한계를 함께 서술하시오. (500자 안팎) (가) 소설 <박씨전> (나) 정묘약조(1627) 이후 조선은 후금의 요구에 따라 중강과 회령에서 각각 후금에게 세폐(공물)를 보내고 약간의 필수품을 공급하였다. 하지만 후금은 당초의 맹약을 깨트리고 식량을 공급해줄 것을 강요하고 병선 및 군사적인 지원을 요구해왔다. 뿐만 아니라 후금군은 수시로 압록강을 건너 변경 민가를 약탈하기도 했다. 그러자 조선 내에서는 군사를 일으켜 후금을 치자는 여론이 비등해지기 시작했다. 조선에 대한 후금의 압박과 횡포는 날로 심해져 1636년부터 정묘약조 때 맺은 ‘형제의 맹약’을 ‘군신 관계’로 개약하자고 하면서 황금과 백금 1만 냥, 전마 3천 필 등 종전보다 더 무거운 세폐를 요구하고, 정병 3만을 지원해달라고 요구해왔다. 이때 후금은 만주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만리장성을 넘어 명의 북경 부근을 위협하고 있었다.(중략) 청은 황제 대관식에 참석한 조선 사신에게 왕자를 볼모로 보내서 사죄하지 않으면 대군을 일으켜 조선을 공격하겠다고 협박을 가한다. 하지만 청에 대한 감정이 악화되어 있던 조선 조정은 그들의 제의를 묵살해버린다. 그해 11월 청은 다시 왕자와 대신 및 척화론을 내세우는 인물들을 심양으로 압송하라는 최후 통첩을 보내왔으나 이번에도 조선 조정은 이를 무시해버린다. 그해 12월 1일 청 태종은 청군 7만, 몽고군 3만, 한족 군사 2만 등 도합 12만을 이끌고 직접 압록강을 건너 쳐내려왔다. 청군은 임경업이 지키고 있는 의주 백마산성을 피해 직접 한성으로 진군하였다. 청군이 압록강을 건넜다는 도원수 김자점과 의주부윤 임경업의 장계가 중앙에 전달된 것은 12일이었다. 그리고 13일 오후 늦게 청군이 이미 평양에 도착했다는 장계가 올라왔다.(중략) 조약이 체결되자 1637년 1월 30일 인조는 세자와 함께 서문으로 나가 한강 동편 삼전도에서 청 태종에게 무릎을 꿇고 신하의 예를 갖춘 뒤 한성으로 되돌아왔다. 이로써 조선은 명과의 관계를 완전히 단절하고 청나라에 복속하게 되는데, 이 관계는 1895년 청일전쟁에서 청이 일본에게 패할 때까지 계속된다.(중략) 청군에 의한 군사적 피해 못지않게 민간의 피해도 막심했다. 청군은 도적질을 일삼은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철군하면서 50만에 달하는 조선 여자들을 끌고 갔는데, 이들의 목적은 끌고 간 여자들을 돈을 받고 조선에 되돌려주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끌려간 여자들이 대부분 빈민 출신이라 속가를 낼 만한 입장이 못 되었다. 그러나 비싼 값을 치르고 아내와 딸을 되찾아 오는 경우도 꽤나 많았는데, 되돌아온 환향녀들이 순결을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아 이혼 문제가 정치, 사회문제로 대두되기도 했다. 병자호란을 통해 이러한 굴욕적인 역사를 남기게 된 것은 당시의 집권당인 서인과 인조가 지나친 대명 사대주의에 빠져 국제 정세를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었다. 광해군의 실리주의 노선을 제대로 살렸더라면 변란은 물론이고 그동안 중국과 맺어오던 군신관계를 청산하고 국력을 신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을 것이다. - 박영규, <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 해결 방향 이번 논제를 해결하려면 제시문 (가)와 (나)의 내용을 비교·분석하고, 여기에서 ‘박씨부인’이라는 가상의 인물이 끼친 영향을 분석하여 서술하면 된다. 제시문 (가)는 고전 소설 <박씨전>이다. 이 소설은 실재했던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한 역사군담소설로서 ‘병자호란’이라는 실재했던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소설에서 묘사하는 ‘병자호란’은 전체적으로는 역사적 서술과 일치하나 부분적으로는 그것과 다르게 서술된다. 소설에서 청나라의 왕이 군대를 이끌고 조선을 침공해서 인조가 항복했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과 일치한다. 그러나 용골대가 직접 군졸을 지휘해 싸움에 나선 것이나, 박씨가 신통력을 부리는 것 등은 꾸며진 것이다. 무엇보다 조선의 일방적인 패배로 끝난 병자호란이 <박씨전>에는 부분적인 승리로 그려져 있는 점이 가장 큰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소설에서 실재 역사 서술과 다르게 서술되는 중심에는 소설의 주인공인 박씨가 있다. 박씨는 비범한 능력을 가진 인물이다. 본래는 추한 외모로 고된 시집살이를 하지만, 미인으로 탈바꿈한 뒤에는 시집의 사랑을 한 몸에 받게 되었으며, 병자호란이 터진 후에는 남편인 이시백이나 조정의 군신들보다 주도적인 위치에서 전쟁을 주도해 부분적이나마 전쟁을 승리로 이끌게 된다. 조선 시대의 수동적인 여인상과 비교하면 소설에서 묘사되는 박씨라는 여인은 남성들보다 우월한 능력을 가지고, 더 주도적인 위치에 섰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당시 병자호란에서 남성 집단인 임금을 비롯한 여러 신하들이 무능력한 모습을 보이고, 일방적인 패배를 당했다는 데서 필연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즉, 박씨라는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움으로써 지배계층의 무능력함과 남성우월주의를 신랄하게 비판했다고 할 수 있다. 동시에 이런 노력은 전쟁으로 상처 입은 자존심을 일부 회복하는 구실도 함께 수행한다고 할 수 있다. 다만 박씨가 시집에서 외모로 인정을 받았다는 것과 그녀 역시 양반 집단에 속해 있다는 점, 투쟁 과정에서 전쟁 전면에 나서지 못하고 집안으로 그 활동 반경이 한정되었다는 점 등은 <박씨전>이 가진 한계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읽을까 이 작품은 병자호란이라는 전쟁을 배경으로 한 군담소설의 일종이다. 이 작품의 특징은 주인공이 여성인 박씨라는 가공의 인물로 설정되었다는 것과 인조, 이시백, 임경업 등 실재 인물이 다수 등장하여 작품의 사실감을 높여준다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작품의 배경인 병자호란이 어떤 전쟁이었고 우리 민족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실재 역사와 <박씨전> 속에 반영된 역사를 비교해보고, 어떠한 부분이 변했는지를 파악함으로써 작가의 주제의식을 분석할 수 있다. 이 외에 다른 군담소설과는 다르게 이 작품에서 여성을 주인공으로 설정함으로써 얻는 효과와 한계는 무엇인지를 파악해봄으로써 작품의 주제에 좀 더 심도 있게 다가갈 수 있다. 최종적으로는 <임진록>, <임경업전> 등의 다른 소설과의 비교·분석을 통해 역사군담소설이 내세우는 주제의식과 가치는 무엇인지, 그것의 문학사적 의의는 무엇인지 탐구해 볼 수 있다.
■ 논제 해결 상처입은 자존심에 대한 보상 제시문 (가)는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고 (나)는 이에 대한 역사적 서술이다. 제시문 (가)에서 ‘박씨부인’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설정함으로써 (나)의 역사적 서술과 비교하여 어떠한 내용상의 차이가 발생하는지를 분석하고, 이것의 의의와 한계를 함께 서술하시오. (500자 안팎) (가) 소설 <박씨전> (나) 정묘약조(1627) 이후 조선은 후금의 요구에 따라 중강과 회령에서 각각 후금에게 세폐(공물)를 보내고 약간의 필수품을 공급하였다. 하지만 후금은 당초의 맹약을 깨트리고 식량을 공급해줄 것을 강요하고 병선 및 군사적인 지원을 요구해왔다. 뿐만 아니라 후금군은 수시로 압록강을 건너 변경 민가를 약탈하기도 했다. 그러자 조선 내에서는 군사를 일으켜 후금을 치자는 여론이 비등해지기 시작했다. 조선에 대한 후금의 압박과 횡포는 날로 심해져 1636년부터 정묘약조 때 맺은 ‘형제의 맹약’을 ‘군신 관계’로 개약하자고 하면서 황금과 백금 1만 냥, 전마 3천 필 등 종전보다 더 무거운 세폐를 요구하고, 정병 3만을 지원해달라고 요구해왔다. 이때 후금은 만주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만리장성을 넘어 명의 북경 부근을 위협하고 있었다.(중략) 청은 황제 대관식에 참석한 조선 사신에게 왕자를 볼모로 보내서 사죄하지 않으면 대군을 일으켜 조선을 공격하겠다고 협박을 가한다. 하지만 청에 대한 감정이 악화되어 있던 조선 조정은 그들의 제의를 묵살해버린다. 그해 11월 청은 다시 왕자와 대신 및 척화론을 내세우는 인물들을 심양으로 압송하라는 최후 통첩을 보내왔으나 이번에도 조선 조정은 이를 무시해버린다. 그해 12월 1일 청 태종은 청군 7만, 몽고군 3만, 한족 군사 2만 등 도합 12만을 이끌고 직접 압록강을 건너 쳐내려왔다. 청군은 임경업이 지키고 있는 의주 백마산성을 피해 직접 한성으로 진군하였다. 청군이 압록강을 건넜다는 도원수 김자점과 의주부윤 임경업의 장계가 중앙에 전달된 것은 12일이었다. 그리고 13일 오후 늦게 청군이 이미 평양에 도착했다는 장계가 올라왔다.(중략) 조약이 체결되자 1637년 1월 30일 인조는 세자와 함께 서문으로 나가 한강 동편 삼전도에서 청 태종에게 무릎을 꿇고 신하의 예를 갖춘 뒤 한성으로 되돌아왔다. 이로써 조선은 명과의 관계를 완전히 단절하고 청나라에 복속하게 되는데, 이 관계는 1895년 청일전쟁에서 청이 일본에게 패할 때까지 계속된다.(중략) 청군에 의한 군사적 피해 못지않게 민간의 피해도 막심했다. 청군은 도적질을 일삼은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철군하면서 50만에 달하는 조선 여자들을 끌고 갔는데, 이들의 목적은 끌고 간 여자들을 돈을 받고 조선에 되돌려주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끌려간 여자들이 대부분 빈민 출신이라 속가를 낼 만한 입장이 못 되었다. 그러나 비싼 값을 치르고 아내와 딸을 되찾아 오는 경우도 꽤나 많았는데, 되돌아온 환향녀들이 순결을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아 이혼 문제가 정치, 사회문제로 대두되기도 했다. 병자호란을 통해 이러한 굴욕적인 역사를 남기게 된 것은 당시의 집권당인 서인과 인조가 지나친 대명 사대주의에 빠져 국제 정세를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었다. 광해군의 실리주의 노선을 제대로 살렸더라면 변란은 물론이고 그동안 중국과 맺어오던 군신관계를 청산하고 국력을 신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을 것이다. - 박영규, <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 해결 방향 이번 논제를 해결하려면 제시문 (가)와 (나)의 내용을 비교·분석하고, 여기에서 ‘박씨부인’이라는 가상의 인물이 끼친 영향을 분석하여 서술하면 된다. 제시문 (가)는 고전 소설 <박씨전>이다. 이 소설은 실재했던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한 역사군담소설로서 ‘병자호란’이라는 실재했던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소설에서 묘사하는 ‘병자호란’은 전체적으로는 역사적 서술과 일치하나 부분적으로는 그것과 다르게 서술된다. 소설에서 청나라의 왕이 군대를 이끌고 조선을 침공해서 인조가 항복했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과 일치한다. 그러나 용골대가 직접 군졸을 지휘해 싸움에 나선 것이나, 박씨가 신통력을 부리는 것 등은 꾸며진 것이다. 무엇보다 조선의 일방적인 패배로 끝난 병자호란이 <박씨전>에는 부분적인 승리로 그려져 있는 점이 가장 큰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소설에서 실재 역사 서술과 다르게 서술되는 중심에는 소설의 주인공인 박씨가 있다. 박씨는 비범한 능력을 가진 인물이다. 본래는 추한 외모로 고된 시집살이를 하지만, 미인으로 탈바꿈한 뒤에는 시집의 사랑을 한 몸에 받게 되었으며, 병자호란이 터진 후에는 남편인 이시백이나 조정의 군신들보다 주도적인 위치에서 전쟁을 주도해 부분적이나마 전쟁을 승리로 이끌게 된다. 조선 시대의 수동적인 여인상과 비교하면 소설에서 묘사되는 박씨라는 여인은 남성들보다 우월한 능력을 가지고, 더 주도적인 위치에 섰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당시 병자호란에서 남성 집단인 임금을 비롯한 여러 신하들이 무능력한 모습을 보이고, 일방적인 패배를 당했다는 데서 필연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즉, 박씨라는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움으로써 지배계층의 무능력함과 남성우월주의를 신랄하게 비판했다고 할 수 있다. 동시에 이런 노력은 전쟁으로 상처 입은 자존심을 일부 회복하는 구실도 함께 수행한다고 할 수 있다. 다만 박씨가 시집에서 외모로 인정을 받았다는 것과 그녀 역시 양반 집단에 속해 있다는 점, 투쟁 과정에서 전쟁 전면에 나서지 못하고 집안으로 그 활동 반경이 한정되었다는 점 등은 <박씨전>이 가진 한계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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