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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구술면접 준비’ 도서관이 답이다

등록 2009-11-22 16:19

구술면접을 위한 독후활동
구술면접을 위한 독후활동
교대·사대 등 지망생들
주간지·인문도서 정독
일관성 있게 입장 정리를
이주의 교육테마 /

구술면접을 왜 도서관에서 준비해야 할까? 간단한 기출문제집이나 예상질문에 대한 요약정리집을 하나 읽는다면 굳이 도서관이 필요없다. 그러나 그 정도의 준비로는 누구나 다 하는 천편일률적인 답변 이상을 벗어나기 힘들다. 요즘은 소통의 시대다. 그만큼 세대 간, 다른 세계관과 입장 간에 소통이 어렵다는 의미다. 학교의 도서관이나 근처의 공공도서관에는 다양한 입장, 진보와 보수, 좌·우·중도의 의견을 비교하며 볼 수 있다.

먼저 최근의 이슈들을 파악하기 위한 시사주간지 정독을 권한다. 한가지만 봐서는 안 된다. 최소한 <한겨레21>, <시사in>, <주간조선>, <주간동아> 등을 두루 살펴 무엇을 어떻게 다르게 보는지 꼭 비교해봐야 한다. 내가 어떤 입장을 갖더라도 다른 입장의 논리를 충분히 이해했을 때 논리적으로 반박·답변할 수 있다. 특히 구술면접이 점수로 반영되는 교대, 사대, 의대 지망생들은 양시론이나 양비론보다는 뚜렷한 나의 입장을 일관성 있게 갖는 것이 중요하다. 또 내 입장과 반대되는 의견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에 대한 나의 반론도 준비해야 한다. 그래야 말이 통하는 학생이란 인상을 줄 것이다. 이외에도 일반 상식, 취업 관련 면접 대비 도서들도 한권씩은 정독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구술이라 할지라도 논술 관련 대비책을 정독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위와 같은 준비는 사실 얄팍한 요령이다. 초조해하지 말고 아래 추천하는 책들을 한 권씩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정독하고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문, 자연 계열에서 통찰력을 제시해줄 수 있는 책을 골랐다.

최장집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인문·사회 계열 학생들에게 권하고 싶다. 특히 수능 사회탐구 영역에서 역사와 정치 등을 준비한 학생이라면 어렵게 느끼지 않을 듯. 한국 사회의 민주화에 대한 정치·경제적 분석과 역사적 연구가 돋보인다. 또한 이 책은 민주화 이후 오늘의 한국 민주주의가 위기에 직면한 것에 대한 분석과 대안도 나름대로 제시하고 있다.

예상 질문 (광우병 소고기 반대 촛불시위의 경찰에 의한 진압과 관련) 1) 국민은 시위를 할 권리가 있는가? 2) 선진적인 시위문화 정착을 위한 좋은 방안을 제시해보자.

에드워드 사이드 <오리엔탈리즘>

세계화 시대에 여전히 미국, 유럽 등의 서구적 관점과 그들만의 국가주의적 개입은 계속되고 있다. 도대체 이것이 어떻게 여전히 가능한 것일까? 그리고 향후 어떤 모습으로 세계는 재편되어야 하는 걸까? 이런 질문을 던지며 바로 우리 자신과 세계를 돌아볼 수 있는 책이다.

예상 질문 아랍권 기사로 종종 나오는 ‘명예 살인’과 ‘여성할례로 인한 사망’도 상대주의적 관점으로 바라보고 인정할 수 있을까?

캉길렘 <정상적인 것과 병리적인 것>

신종 플루라는 질병이 온 사회를 휘저으며 마치 유령처럼 배회하고 있다. 그리고 이 바이러스에 걸린 이는 격리되고 치료를 받는다. 특히 여기서 신종 플루를 다루는 문제는 정치적·사회적 윤리 그리고 권력과의 묘한 역학관계까지 파생하고 있다. 누가 의사이고 누가 환자인가, 그리고 정상과 병리적인 것의 기준은 무엇인가? <광기의 역사>로 유명한 미셸 푸코의 스승인 캉길렘에게는 질병 또한 생명의 한 규범이며 다만 어떤 의미에서 상대적으로 열등한 규범일 뿐이다. ‘철학이란 낯선 것과의 대면’이라는 명언을 남긴 그의 책을 일독해 보길 권한다.

예상 질문 인터넷에서 신종 플루 백신 괴담이란 것이 떠돌았다. 괴담 유포의 이유로 처벌받은 학생도 있는데, 백신을 맞지 않겠다는 사람을 근거를 들어 백신을 맞도록 설득해보자.

장대익 외 <종교전쟁>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와 <만들어진 신>을 얼핏이라도 들어보았거나 본 적이 있다면 이제 우리 사회 내부의 무신론자인 과학자, 불가지론자인 종교학자가 과학과 종교에 관해 주고받은 이 책에 눈을 돌려보기 바란다. 인문, 자연 계열 모두 한 번씩 볼 필요가 있는 책이다. 다윈과 신의 싸움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예상 질문 1) 일반적으로 남자보다 여자가 종교를 더 많이 믿는다고 한다. 종교를 가진 입장에서 이유를 제시한다면? 2) 일반적으로 40대보다 50대가 종교를 더 많이 믿는다고 한다. 종교를 갖지 않은 입장에서 이유를 제시한다면?

에드워드 윌슨 <인간 본성에 대하여>

차에 치일 뻔한 아이를 구해주는 우리의 따뜻한 마음이 사실은 유전자가 종족 보존을 위해 시킨 일이라면? 인문학과 자연학의 통섭을 주장하는 개미 학자가 인간 본성에 대하여 생물학적인 입장에서 말하고 있는 책이다.

예상 질문 인간은 충동, 재치, 사랑, 긍지, 분노, 희망, 근심 등과 같은 덕목을 가지고 있어 동물과 다르다는 주장을, 에드워드 윌슨과 도가사상에 근거하여 비판하라.

장하준 <나쁜 사마리아인들>

나쁜 사마리아인이란, 곤경에 빠진 사람들을 이용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무정한 사람들인데, 한마디로 부자 나라 또는 부자 나라 사람들을 비유한 것이다. 이 책은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한 비판의 글로 경제와 관련된 구술면접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예상 질문 1) 기사에 따르면 현지에서 200만원 하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 핸드백을 우리나라에서만 500만원에 판매한다고 한다. 이러한 명품 소비 현상이 갖고 있는 문제점을 비판하라. 2) 명품 소비 현상이 발생하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3) 소비와 절약 가운데 경제 발전에 더 큰 기여를 하는 것은 무엇인지 근거와 함께 설명하라.

시간이 부족한 학생은 인문계열은 <역사 속에 숨어 있는 논술>(최경석 지음), 자연계는 <한국의 교양을 읽는다 2 - 과학편>(김보일)을 읽어보기 바란다. 다양한 주제, 다양한 저서를 단기간에 접하고 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박임선/홍익대사범대부속고등학교 사서교사 한국학교도서관협의회(www.ksla.net) 회원

선생님도 추천하는 ‘동아리 수업’

“학생들 함께 시험공부 하다 보면 아는 것 모르는 것 정확하게 파악”

일본의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폐쇄 위기에 몰렸다가 일본 최고의 동물원으로 거듭난 곳이다. <창조적 디자인 경영>에서는 그 비결로 30년 동안 사육사들 사이에 지속해 온 ‘학습회’를 꼽는다. 김병선 인덕원고 교사가 기말고사 준비에 여념이 없는 학생들한테 학습동아리를 추천하는 이유다. “아이디어는 사소한 것에서 나오고 여럿이 합치면 아이디어는 샘물처럼 끝없이 솟아올라요. 협동학습의 선행연구들을 봐도 모여서 공부하면 혼자 공부할 때보다 많게는 4배까지 학습 효율이 오르죠.” 기말고사 대비를 위한 학습동아리 조직의 노하우를 협동학습연구회(www.cooper.co.kr)에 속한 교사들한테 들었다.

기말고사 대비에 학습동아리가 필요한 이유는 뭣보다 ‘상습적인 오답’을 점검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백수연 서울 중암중 교사는 “학생들이 시험 공부를 열심히 하고 학원에 다니는데도 시험을 못 보는 이유는 틀린 문제를 자꾸만 틀리기 때문”이라며 “거기서 자기 한계가 생기는데 자기 혼자 공부해서는 한계를 알아차리기도 힘들고 넘는 것은 더욱 힘들다”고 말했다. 남이형 부곡중 교사는 “여럿이 같이 공부하면 자기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 필요한 공부를 할 수 있다”며 “특히 영어 문법은 제각각 이해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같이 공부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특히 학습동아리는 상위권 학생보다 중하위권 학생들한테 유용하다. 장슬기 안산 동산고 교사는 “전교에서 300~500등 정도 하는 중3 학생 4명이 6개월 동안 매주 일요일 스터디그룹을 운영하더니 졸업할 때 전교 7등, 14등, 70등, 100등으로 크게 성적이 오르더라”며 “상위권 학생들은 당장의 시험 대비보다는 일본 공대 입학 시험을 준비하거나 논술 토론을 하면서 심화 학습을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학습동아리를 꾸릴 때는 시험 때까지 몇 번을 만나고, 만날 때마다 무엇을 할 것인지를 정하는 게 먼저다. 시험 전까지 4번을 만나는데 첫번째는 요점 정리, 두번째는 유형 정리, 세번째는 문제 풀이, 네번째는 모의시험 등으로 구체화하는 것이다. 또래들이 모이면 자칫 노는 분위기로 흐를 수가 있으니 왜 모였는지, 모임을 통해 무엇을 얻을 것인지에 대한 합의도 필요하다. 그런 뒤에 역할 분배를 한다. 백수연 교사는 “교사의 수업에서 시험 예상 문제를 기막히게 잘 뽑아내는 아이들이 있는데 이런 아이들은 예상문제를 만들어 오도록 하면 된다”며 “각자의 특기나 장기를 살려서 역할을 분배하면 좋다”고 말했다.

모여서 함께 공부할 때는 플래시카드, 짝 점검 등 협동학습의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다. 플래시카드는 앞에는 단어나 공식, 개념, 문제를 쓰고 뒤에는 뜻이나 답을 적어 친구들과 문답을 하기 좋다. 남이형 교사는 “친구를 답으로 유도하기 위해서 문제를 낸 친구가 이런저런 힌트를 주는데 그 과정에서 풀이 과정을 정확하게 숙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짝 점검은 서로 풀이 과정을 확인해주는 것인데 풀이 과정을 반드시 적어야 하는 서술형 문제를 대비할 때 좋다.

학습동아리를 하는 학생들이 간과해서는 안 되는 사실은 반드시 혼자 하는 공부가 전제돼야 한다는 점이다. 백수연 교사는 “학습동아리에서 문제를 풀기 전에 혼자서 문제를 풀려고 노력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며 “개별적인 자기주도학습이 일어나야 함께 모여 공부할 때 능률이 올라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명선 기자 edu@hani.co.kr

◎ 학습동아리 운영 방식

1. 개별적인 학습이 우선되어야만 모둠활동이 가능하다. 특정 과목을 먼저 공부한다.

2. 단순한 개념을 암기할 때는 ‘플래시카드’를 활용하고, 분량이 많거나 서술적인 개념은 두 명씩 짝이 되어 서로 풀이 과정이나 이해한 내용을 확인하는 ‘짝 점검’의 방법을 쓴다.

3. 문제집을 푸는 등의 사고력이나 이해력이 필요한 공부를 함께 할 때는 한 명씩 나와 칠판에 풀이 과정을 적으며 설명한다. 나머지 학생들은 ‘브레인스토밍’을 하면서 친구의 설명이 옳은지 그른지 꼼꼼히 확인한다.

제공: 장슬기 안산 동산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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