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의 원어민 교사 만족도
원어민 교사 15명 심층인터뷰
학생들 능력있는데 실수 두려워해
15명 중 5명만 “내 수업 효과있을 것”
학생들 능력있는데 실수 두려워해
15명 중 5명만 “내 수업 효과있을 것”
우리나라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원어민들의 뇌구조를 그린 그림이 논란이 됐다. 한국 비하, 마약, 학위 위조, 돈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영어를 가르치러 한국에 온 원어민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얼마나 부정적인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국, 한국인, 한국 학교에 대한 그들의 생각은 어떨까. 한국의 초·중·고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원어민 보조교사 15명을 상대로 심층인터뷰에 나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들은 한국 교육의 약점으로 한결같이 “자기 스스로 삶을 관리할 능력을 기를 수 없다”는 점을 꼽았다. 캐나다 출신의 고교 교사는 “비판적으로 사고하거나 토론할 수 있는 능력을 배우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은 심지어 자기들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지도 못하는 것 같다”고 했다. “한국의 교육은 학생들을 시험에 잡아둠으로써 10대들의 비행을 줄이는 데는 확실히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국 학생의 영어 학습에 대해 한 교사는 “내가 볼 때 한국 학생들은 자기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영어를 잘하는데도 자신감이 없다”며 “영어를 공부할 때는 실수를 하는 게 당연하지만 한국 학생들은 실수를 하는 게 두려워서 영어를 말하는 데 소극적인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자신들의 수업이 한국 학생들의 영어실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5명만 그렇다고 대답했다. “처음에는 나를 피하던 아이들이 어느샌가 나한테 다가와 말이라도 걸려고 노력을 하는 것을 보면 분명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이었다. 반면 나머지 10명 가운데는 “40명이나 되는 대규모 학급에서 수업을 하는 것은 아무런 차이도 만들어 낼 수 없다”는 불만을 토로하는 교사도 있었다. 또 “내가 수업을 잘했는지 못했는지 담당교사로부터 아무런 피드백을 받지 못하는데 내 수업이 학생들한테 도움이 되는지 어떻게 알 수 있겠느냐”며 동료 교사의 비협조적인 태도를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한국 사람들은 외국인과 외국의 문화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전혀 교육받지 않은 사람들 같다”는 의견도 나왔다. “전혀 영어를 못한다고 선을 그으면서 우리와 의사소통하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며 “그런 사람들한테 어떻게 동료의식을 가질 수 있나. 나도 한국말을 배우기 싫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산 아하!한겨레 2기 학생수습기자 이원경 1기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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