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이지의 수학 돋보기
중학생, ‘공부하는 힘’이 열쇠다
장이지의 수학 돋보기 /
4. 문장 안에 ‘식’ 있다
학생들이 가장 싫어하는 문제 유형은 단연 ‘문장제’다. ‘문장제’란 긴 문장으로 이루어진 활용문제를 가리키는데, 거리구하기, 돈계산과 같은 실생활 문제를 수학 개념을 활용해 풀라고 요구한다. 그런데 문제는 길고, 응용까지 돼 있는 탓에 해당 단원을 공부한 아이들도 해석과 적용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곤 한다.
중학교 수학엔 방정식, 부등식, 함수와 관련된 실생활 문제가 많이 나온다. 이런 문제는 구조를 파악한 뒤, 조건을 수식으로 만들면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평소에 읽기 훈련이 안 된 아이들은 어려워할 수도 있다. 이럴 땐 주요 조건 단위로 글을 짧게 끊어 읽자. 예를 들어 ‘① 휘발유 10ℓ로 120㎞를 달리는 자동차가 있다. ② 이 자동차에 휘발유 50ℓ를 넣고 ③ x㎞를 달린 뒤 ④ 자동차에 남은 휘발유의 양을 yℓ라 할 때, ⑤ y를 x에 관한 식으로 나타내시오.’와 같이 끊어 읽으면 ‘①~④를 이용해 ⑤를 푸시오’란 형태로 간단히 정리할 수 있고, 구조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다음엔 각 조건들을 최대한 간단하게 수식으로 표현하자. ①에서 ‘㎞당 소비량’은 ‘10÷120=1/12’로, ③에서 ‘이동 거리에 따른 소비량’은 ‘(㎞당 소비량)×x’로 표현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50ℓ에서 ‘소비한 양’을 빼면 y값이 결정된다는 것을 이용해 ‘50-(1/12)×x=y’란 식을 구하면 된다. 좌변과 우변이 나타내는 물리적 성질 또는 단위가 같은지 검토하면 끝.
‘문장제’에선 모든 문장이 한두 개의 수식으로 표현할 수 있는 조건들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 아주 예외적으로 필요 없는 조건을 주는 경우도 있으나 극히 드물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따라서 ‘주어진 모든 문장을 수식으로 표현하겠다’는 자세로 문제에 도전하자.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수식들을 문제의 의도에 맞게 재배열하자. 수능시험의 수리영역에서 출제되는 고난도의 문제를 풀 때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 단지 중학교에 비해 문제가 더 길어지고,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숨겨진 조건들도 찾아내야 하는 어려움이 더해질 따름이다. 하지만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다. 평소 문장제를 풀 때 ‘문장 안에 식 있다’란 생각으로 연습하면 고등학생이 돼 더 복잡한 문제들도 해결할 수 있다. 장이지 1318 교육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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