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룡의 진학 상담실
유성룡의 진학 상담실 /
Q 올해 수능시험이 쉽게 출제되어 정시 지원이 과열될 것이라는 얘기를 들어 걱정입니다. 더욱이 입시기관들이 내놓은 배치표의 지원 예상 성적이 꽤 높을 뿐만 아니라 배치표별로도 점수 차이가 커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조언 부탁드립니다. 대학들이 나누어준 입시 안내 책자를 보니까 지난해 정시모집 합격자의 수능시험 성적 결과를 발표한 곳이 많던데 그 점수에 맞춰 지원하면 될까요?
A 2010학년도 정시모집의 지원 경쟁이 치열해지는 이유는 수능시험이 쉽게 출제되어서라기보다는 고3 수험생이 2009학년도보다 6만7000여명이나 더 늘어난 데 비해, 4년제 대학의 정시모집 인원은 2009학년도에 16만6570명이었던 것이 2010학년도에 15만8625명으로 7945명 줄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수능이 쉬워진 만큼 눈치 경쟁은 치열해질 것입니다.
그러나 너무 겁을 먹지는 말았으면 합니다. 현행 수능시험의 활용 점수는 절대평가(원점수)가 아닌 상대평가(표준점수, 백분위)입니다. 문제가 쉽든 어렵든, 내 성적은 전체 응시자 가운데 어디쯤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불이익을 당할 염려는 없습니다. 또 최근 대학들은 영역별 반영비율을 달리해 학생을 선발합니다. 총점은 같아도 영역별 성적은 저마다 다를 테니 여기서도 변별력이 생깁니다. 자기가 잘 본 영역을 높게 반영하는 대학을 찾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가·나·다’군 세 번의 지원 기회를 활용할 전략을 세우는 것도 중요합니다.
입시기관의 배치표 성적이 높은 것은 수능시험 응시자가 많아진 영향이 더 큽니다. 배치표 급간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는 대학의 모집단위별 인원과 점수대별 수험생 수인데, 올해 수능시험 응시자가 무려 8만8990명이나 늘었습니다. 배치표는 과거 수험생들의 지원 현황과 예상 지원을 바탕으로 만들기 때문에 100% 맞힐 수는 없습니다. 입시기관마다 표본 집단이 달라서 배치 점수에 차이가 나기도 합니다. 따라서 좀더 근접한 배치 점수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여러 개의 배치표를 종합해서 평균을 내보는 게 좋습니다. 물론 배치표의 급간은 대학마다 다양한 수능시험 반영 방법을 고려하지 않고 총점을 기준으로 단순히 구분한 결과이기 때문에 절대적 기준으로 삼는 데 무리가 있습니다. 당장은 대학별 수능시험 반영 방법과 수험생의 수능시험 영역별 점수를 고려해 산출되는 온라인 배치표를 참고하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인터넷 동영상 강의 업체가 제공하는 입시 서비스를 활용하면 됩니다. 학교 진학 담당 선생님과는 꼭 상의해보길 권합니다.
끝으로 대학에서 발표한 전년도 입시 결과를 그대로 믿어서는 절대 안 됩니다. 올해처럼 수험생이 크게 늘어난 해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대학이 발표한 입시 결과를 보면 대부분 표준점수와 백분위로 보여주는데, 이들 점수는 지난해 응시생들이 제출한 수능 성적을 상대평가로 산출한 점수를 토대로 한 것으로 올해 수능 성적과 크게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대학이 발표한 2009학년도 수능시험 언어영역 성적이 백분위로 96이었다면, 이는 등위(누적 인원)로 2만3615등 정도였습니다. 2010학년도에는 대략 2만5600등으로 2000등 이상 내려갈 것입니다. 언어영역 실제 응시 인원이 63만7660명으로 2009학년도 55만8852명보다 7만8808명이나 더 늘어난 까닭입니다. 이때는 백분위 96을 96.4쯤으로 보는 게 옳습니다. 만일 대학의 모집 정원이 감소했다면 점수를 더 높게 봐야 합니다.
2009학년도 수능시험 영역별 성적 등위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지난해 12월에 발표한 ‘2009학년도 수능시험 채점 결과’ 자료에 있는 영역별 누적 인원을 보면 됩니다. 이렇게 파악한 영역별 등위를 오는 8일에 발표될 ‘2010학년도 수능시험 영역별 누적 인원(등위)’과 비교해 파악하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유성룡 입시분석가/이투스 입시정보실장
2009학년도 수능시험 영역별 성적 등위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지난해 12월에 발표한 ‘2009학년도 수능시험 채점 결과’ 자료에 있는 영역별 누적 인원을 보면 됩니다. 이렇게 파악한 영역별 등위를 오는 8일에 발표될 ‘2010학년도 수능시험 영역별 누적 인원(등위)’과 비교해 파악하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유성룡 입시분석가/이투스 입시정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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