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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똑똑한 자녀’ 비결은 스킨십

등록 2009-12-20 17:00

성적이 모자란 것은 곧 사랑이 부족하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 사진은 엄마가 자녀들과 함께 놀이하는 모습.
성적이 모자란 것은 곧 사랑이 부족하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 사진은 엄마가 자녀들과 함께 놀이하는 모습.
사랑욕구 충족돼야 공부욕구 생겨
많이 접촉하면 지적호기심도 유발
“아빠는 아침에 나가실 때 항상 저한테 뽀뽀를 해주셨어요. 저한테만 하면 엄마가 질투한다고 엄마한테도 꼭 해주셨고요. 텔레비전을 볼 때는 옆에 앉아서 손을 잡아주시거나 엄지 손톱을 만져주시곤 했어요.” 지난 2007년 문화방송의 ‘공부의 신’에 출연했던 이지혜(22·서울대 과학교육과)씨는 “부모님한테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은 결과가 좋든 나쁘든 항상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공부의 신’이 되는 길에 감춰진 이정표가 있다. ‘사랑’이다. 김미라 한국심리학습연구소 소장( 저자)은 “매슬로의 5단계 욕구 위계를 보면 하위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상위 욕구는 결코 생기지 않는다”며 “공부를 하고자 하는 욕구는 4단계 인지적 욕구인데 이는 3단계인 소속감과 애정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결코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애정 욕구가 채워질 때까지 공부에 전념할 수 없다는 말이다. 똑똑한 자녀를 원하는 부모들이 귀담아들어야 할 대목이다.

특히 부모-자녀 사이의 스킨십은 학습의 기본이 되는 지적 호기심을 유발하는 중요한 계기라는 연구 결과가 많다. 어미가 어르고 만져서 키운 침팬지와 어미 없이 혼자 큰 침팬지의 차이를 발견한 실험이 그렇다. 김미라 소장은 “어릴 적 스킨십이 있었던 침팬지는 주위에 새로운 게 생기면 호기심을 갖고 달려들지만 그렇지 않은 침팬지는 거들떠보지 않는다”며 “많이 만져 준 아이들이 신기한 것이 생겼을 때 ‘만져봐야겠다’는 지적 호기심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갓 태어난 쥐를 실험자들이 매일 일정 시간 데리고 논 뒤에 발견한 결과도 놀랍다. 이런 쥐들은 늙어서도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퇴행성 변화가 심하지 않고 나이에 견줘 뛰어난 지능을 유지한다고 한다(<우리 아이 머리에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가운데, 리즈 엘리엇 지음, 궁리).

반면 어릴 적 충분한 스킨십이 없는 아이들은 두뇌에 심각한 손상이 생긴다는 실증도 있다. 1990년대 루마니아에서 수천명의 아이들이 한꺼번에 창고에 수용돼 아무런 손길도 받지 못하고 길러졌다는 것이다. 이 아이들을 대상으로 검사를 하자 뇌 전체에 걸쳐 활동이 현저하게 줄었다는 결과가 나왔다(<그것은 뇌다> 가운데). 최정금 최정금학습클리닉 원장(<집중력을 높이는 유아놀이> 저자)은 “스킨십이 없으면 정서 발달에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기억과 언어를 담당하는 부위도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물론 스킨십 만능론은 5살 이하 유아한테만 유효하다. 사춘기 아이들한테는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 서천석 아이사랑연구소 원장은 “무조건 만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만지고 싶은 감정이 드는 게 중요하다”며 “사춘기에 들어서면 스킨십에도 한계가 있으므로 정서적 안정을 위한 다양한 고민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재환 교사(<좋은 부모 되기 40일 프로젝트> 저자)는 “우리 첫째딸은 스킨십보다는 칭찬을 해주는 것을 더 좋아하고 둘째딸은 스킨십을, 아내는 시간을 같이 보내주는 것을 사랑의 신호로 여긴다”며 “사람들은 누구에게나 자기한테 맞는 사랑의 언어가 따로 있다고 하는데 이걸 찾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진명선 기자 ed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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