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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간절한 꿈은 숨겨진 능력발휘의 열쇠

등록 2009-12-27 15:57

남관희의 학부모코칭
남관희의 학부모코칭
남관희의 학부모코칭 /

지난여름에 서울을 방문했던 ‘폴 포츠’라는 영국의 성악가가 있다. 우리나라의 장기자랑 비슷한 영국의 ‘브리튼스 갓 탤런트’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재작년에 성악가로 순식간에 변신한 사람인데 그처럼 극적으로 성악가의 길로 들어선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처음 예심에서 허름한 양복과 부러진 앞니의 볼품없는 외양, 자신 없는 듯한 표정을 가진 그가 오페라 아리아를 불렀을 때 관객들은 술렁이다가 환호하기 시작했고 심사위원들까지도 자신의 눈을 의심하는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평범한, 아니 평범하다기보다는 좀 모자란 듯한 핸드폰 세일즈맨의 성공스토리였기에 전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었다.

나는 그의 성공스토리를 접하면서 이런 생각을 해봤다. 만약에 핸드폰 판매점 매대에서 일하는 ‘폴 포츠’가 내게 약 5년 전쯤 오페라 가수가 되고 싶다면서 코칭을 요청했다면 나는 어떻게 코칭했을까? 말하기 부끄럽지만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아세요? 꿈 깨세요’라는 생각이 마음 밑바닥에 깔려 제대로 돕지 못했을 것 같다. 현실을 직시하도록 돕는다는 명분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을 것이고 성공 가능성보다는 실패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좀더 실현 가능성이 있는 다른 길을 모색하도록 하지 않았을까?

‘에노모토 히데타케’라는 코치는 그의 책 <마법의 코칭>에서 ‘모든 사람은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는 말을 코칭의 철학으로 들었다. 모든 사람은 정말 무한한 가능성이 있을까? 코칭 강의 중에 참가자들에게 그렇게 믿느냐고 물으면 대부분 그렇다고 한다. 정말 그렇게 믿느냐고 재차 물으면 ‘사람마다 좀 다르기는 하지만…’이라며 살짝 꼬리를 내린다. 머리로는 그래야 할 것 같지만 가슴으로 완전히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이다.

버지니아 사티어라는 가족치료 전문가는 <명상록>에서 우리 모두가 가진 무한한 자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우리가 어디 가든지 가지고 다니는 자원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이 자원들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 안에 이미 갖추어져 있는 자원들입니다. 우리가 보고 듣고 만지고 맛을 보고 냄새를 맡으며, 생각하고 느끼고, 움직이고 말을 하고, 또한 무엇보다도 지금 이 순간 가지고 있는 많은 것들 가운데 적절한 것을 찾아내서 선택하는 능력들을 의미합니다.”

‘폴 포츠’의 무한한 자원은 바로 오페라 가수가 되고 싶다는 꿈, 그 꿈의 간절함, 그리고 그 꿈을 위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는 행동, 그리고 무엇보다 그런 행동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들이었던 것이다. 이렇게 우리 모두에게는 단순하지만 아주 강력한 자원이 있다. 꿈과 그 꿈의 실현을 위한 행동을 선택하기만 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

그렇지만 그런 선택을 하는 데 늘 주저해오던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바뀔 수 있을까? 이런 사람들을 위해 사티어는 다음과 같은 말로 위안을 준다. “더 이상 적절하지 않은 자원은 옛날의 어떤 순간에는 필요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이제 그들에게 축복을 해주고 내보내야 합니다. 우리가 아직 가지고 있지 않은 자원이라 할지라도 앞으로 발달시킬 수 있는 용기와 창의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이러한 과정이 바로 성장의 과정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코치로서 부모가 해야 일이 무엇인지 확실해진다. 첫째는 우리 아이가 지금 당장 선택을 주저한다면 아직 그에게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보고 이해하는 것이다. 둘째는 아이가 선택만 하면 잘할 수 있을 것이고 또한 새로운 선택을 할 용기와 창의성이 있다는 것을 믿는 것이다. 셋째는 꿈을 갖도록 동기부여 하는 것이다. 꿈에 대한 동기부여 없이 그저 행동만 강요한다면 그가 가진 무한한 자원의 반의 반도 활용하지 못할 것이다.

남관희 한국리더십센터 전문교수/한국코칭센터 전문코치

khnam@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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