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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씨×’ ‘존×’…대부분 남녀 성기 빗댄 은어

등록 2010-01-24 21:32수정 2010-01-24 21:56

동부초등학교 백승아 교사는 욕을 주제로 수업을 따로 한다. 그는 “아이들이 쓰는 욕의 어원과 의미 등을 가르쳐주면 욕을 자제하는 등 일시적으로 효과가 나타난다”고 했다. 2009년 3월, 한국방송의 <케이비에스(KBS) 스페셜>에서 초등학교 5, 6학년 20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보면 72.2%가 “욕의 뜻을 모르고 쓴다”고 대답했다.

청소년들이 자주 하는 욕은 크게 세 가지다. 그중에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낱말은 ‘씨×’ 이다. ‘씨×’은 ‘씹할’을 소리 나는 대로 적은 것으로 여기서 ‘씹’은 여자의 성기를 의미한다. 따라서 씨×은 남녀가 성관계를 한다는 의미가 된다. ‘존나’ 역시 많이 쓰인다. ‘존×’는 남자의 성기를 의미하는 단어인 ‘좆’에서 유래가 되었는데, 이 단어에서 유래된 다른 욕들 역시 일상적인 대화에서 많이 쓰인다. ‘지×’은 사전에도 있는 말로 ‘마구 법석을 떨거나 분별없이 하는 행동’을 뜻한다. 과거 ‘간질’을 ‘지×병’이라고 한 데서 유래했다.

왜 욕에는 성적인 요소가 많을까? 산마을고등학교 윤영소 교사는 “남녀 성기는 은밀한 부분이기 때문에 이를 욕설로 하면 상대가 모욕감과 수치심을 더욱 크게 느껴 사람을 공격하는 데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윤 교사는 또 “청소년기에 성과 관련된 욕을 많이 하게 되면 성의식이 왜곡돼 성을 단순한 유희로 간주하게 될 위험이 있을 것”이라며 뜻도 모르고 쓰는 욕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김지희(발산중 2년)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감정전달 수단으로 사용

외국 10대들도 일상처럼

나라마다 언어는 다르지만 욕은 어디에나 있고 의미 역시 어디나 비슷하다. 특히 청소년들이 많이 쓰는 욕은 욕을 쓰는 의미뿐만 아니라 의도나 목적 역시 만국 공통이다.

네덜란드, 미국, 영국, 일본, 중국 등 5개국 청소년 5명을 취재한 결과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많이 쓰는 욕과 비슷한 점이 많았다. 미국의 fuck이나 중국의 屌(diu)도 성관계를 의미한다. 또 조사한 결과를 보면 ‘엄마와 성관계하는 놈’이라는 뜻의 욕은 여러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우선 욕의 뜻이 그랬다. 애덤(17·영국)이 얘기해준 “aneech’ arthek” (당신의 가족을 모두 강간해버리겠다)와 같이 강도가 상상을 초월하는 욕도 있었다.

반면 네덜란드의 로드(18)는 “우리는 신성모독의 성격을 지닌 욕이 다른 나라보다 비교적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국의 청소년들도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처럼 욕에 뜻을 담지 않는다. 감정을 실을 뿐이다. 5명의 외국 청소년은 “우리는 욕을 사용(use)하는 게 아니라 말(say)한다”고 했다. 국제학교에 다니는 크리스(17·미국)는 “우리가 파티에서 ‘hey ya motherfucker, enjoy the party’(야 거기 엄마랑 성교하는 놈아 파티나 즐겨라)라고 말하지만 이 말을 듣고 화를 내는 사람은 없다”며 “신나고 친근한 감정을 전달하는 말로 ‘파티에서 재미있게 놀아’ 정도로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했다. 웨이원(18·중국)은 “욕의 뜻은 나쁘지만 우리가 그런 뜻을 전달하기 위해 욕을 쓰는 것은 아니므로 사용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욕을 하는 이유는 우리나라 학생들과 비슷했다.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서’라는 답이 많았다. 미국의 크리스는 “또래친구의 압박 때문”이라고 했다. 말할 때 내용을 강조하기 위해 영화의 특수효과처럼 쓴다는 학생들도 있었다. “This shit is hot!”(이거 정말 굉장한데!)이나 “Who the fuck are you talking about?”(도대체 누구를 얘기하는 거야?)에서 shit과 fuck은 문맥을 과장하고 강조하는 구실을 한다.

외국의 청소년들도 일상에서 습관처럼 욕을 많이 쓴다고 했다. 애덤과 웨이원은 욕을 학교나 영화와 같은 매체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접했기 때문에 말할 때 욕을 습관적으로 쓰게 된다고 했다. 반면 긴다이치 류노스케(19·일본)는 “일본에서는 욕이 나쁘다는 인식이 강해서 욕을 거의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구현경(경기외고 2년), 안지윤(원묵고 1년) <아하!한겨레> 2기 학생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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