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분쟁조정위 ‘이사 선임’결과…대학들 “우려 현실화”
학내 분규로 임시이사가 파견된 사립대의 정상화 방안을 심의하는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가 22일, 재단 비리 등으로 물러난 세종대와 조선대의 옛 재단 쪽 인사들을 두 대학의 정이사로 선임해 대학교수 등 구성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지난 1일 새로 구성된 2기 사분위가 보수 성향 위원들로 대거 교체되면서, 조선대 등은 그동안 옛 재단 쪽이 학교에 복귀하는 길이 열리지 않을까 우려해 왔다.
사분위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세종대의 정상화 방안을 심의한 결과 7명의 정이사를 선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과부와 사분위는 이날 선임된 정이사의 명단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7명 가운데 5명이 회계부정 등으로 물러난 옛 재단 쪽의 추천을 받은 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분위는 이날 회의에서 조선대의 정이사로 옛 재단 쪽 추천을 받은 정순영 전 동명정보대 총장을 선임했다. 정 전 총장은 1기 사분위에서 한나라당 추천을 통해 위원으로 활동했다. 지난 1일 옛 재단의 추천을 받은 주아무개 변호사가 정이사로 선임된 데 이어 이날 옛 재단 쪽 인사가 추가로 선임됨에 따라, 조선대의 정이사 9명 가운데 3명이 옛 재단 쪽 인사로 채워지게 됐다.
이날 결정에 대해 두 대학 쪽은 학교 정상화를 염원해 온 대다수 대학 구성원들의 기대를 저버린 결정이라며 반발했다.
손태환 세종대 교수협의회 회장(경제통상학과 교수)은 “2기 사분위가 보수적인 인사들로 꾸려질 때부터 우려해 왔던 상황이 현실화됐다”며 “정상화를 기대해 왔는데 다시 옛날과 같은 사태가 빚어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조선대의 한 관계자도 “옛 재단 쪽 인사는 단 한 명도 정이사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대학 구성원들의 확고한 뜻”이라며 “교수협의회·총학생회 등과 논의해 옛 재단 쪽 정이사 출근 저지 등 강력한 반대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분위는 이날 2003년부터 학내 분규를 겪어 온 동덕여대에는 9명의 임시이사를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진명선 기자, 광주/정대하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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