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현실, 경계는 어디인가

허재영의 국어능력교실

허재영의 국어능력교실 /
[난이도 수준-중2~고1]

86. 섬세한 읽기와 작품 감상
87. 인문 정신과 언어 예술의 관계
88. 풍속화에 담긴 뜻

※ <보기 1>의 관점에서 <보기 2>의 작품을 감상한다고 할 때 보일 수 있는 반응으로 적절한 것은?

<보기 1> 예술은 넓은 의미에서 기술에 속한다. 기술이란 어떤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이론적인 지식과 방법을 말한다. 이런 의미에서 예술도 기술과 마찬가지로 어떤 것을 만들어내려는 일정한 의도를 전제로 한다. 애초부터 예술의 개념과 본질은 이처럼 기술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으면서 형성되어 왔다. 궁극적으로 예술은 무엇인가를 ‘만든다, 제작한다, 창조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무엇을 제작한다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 실용적인 목적을 지니며, 인간의 생활에 도움이 되는 유용성을 기본으로 한다. 이처럼 예술 작품 역시 인간 삶의 유용성을 목적으로 하여 제작된다.

<보기 2> 임금은 아버지요/ 신하는 사랑하시는 어머니요/ 백성은 어리석은 아이라고/ 하실진대 백성이 사랑을 알리라/ 대중을 살리기에 익숙해져 있기에/ 이를 먹여 다스릴러라/ 이 땅을 버리고 어디로 가겠는가/ 할진댄 나라 보전할 것을 알리라/ 아아, 임금답게 신하답게 백성답게/ 한다면 나라가 태평을 지속하느니라.

- 향가 ‘안민가’를 현대어로 풀이함

① 이 작품은 주술적 의미가 담겨 있을 거야.

② 이 작품에는 백성을 교화하고 바른 정치를 하고자 하는 뜻이 들어 있네.

③ 이 작품에는 음악, 무용, 언어적인 요소가 모두 어우러져 있군.

④ 이 작품은 유교 철학이 널리 번진 조선시대 이후에 쓰였을 거야.

⑤ 이 작품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오던 것을 기록한 것으로 보여.

예술을 감상하는 데는 여러 가지 관점이 있을 수 있다. <보기 1>은 예술의 실용적인 목적을 서술한 글이다. 어원적으로 ‘예술’이라는 말 속에는 ‘기술’이라는 뜻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이는 생활이나 실용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뜻이다. <보기 2>는 충담사가 지은 향가 ‘안민가’를 현대어로 풀이한 것이다. 실용적인 관점에서 안민가를 감상한다면, 백성을 교화하고 바른 정치를 염원하는 작가의 의도를 추론할 수 있으므로 ②가 적절한 반응에 해당한다.

※ 아래 글을 참고해 ‘예술’과 ‘기술’을 구분하는 기준이 무엇인지 한 문장으로 쓰시오.

예술 작품은 인간이 만든 것이지만 그렇다고 인간이 만든 모든 것을 예술 작품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배를 건조하고 구두를 만들고 집을 짓고 농사를 지어 농작물을 수확하는 일과 같은 노동은 분명 기술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이런 행위를 예술이라 하지는 않는다. 어떤 대상을 예술 작품이라 하는 데는 여타의 인간 행위와는 다른 예술 행위만의 특수성이 존재한다. (중략) 모든 제작 활동을 예술이라 할 수 없으며, 기술과 구별되는 예술만의 특성이 존재한다고 인식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적어도 근대에 이르러 ‘순수 예술’이라는 개념이 정립되기 전까지 예술과 기술은 혼재되어 있었다. 그러나 근대에 이르자 예술 외적인 목적에 이용되는 유용성의 개념이 예술로부터 점차 사라지면서 순수미라는 개념이 자리 잡게 되었다. - 양건열, 예술이란 무엇인가

<아름다움과 예술>(웅진)

‘허재영의 국어능력교실’ 답안

예술은 다른 제작 활동(기술)과는 달리 미를 추구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허재영 단국대 교양학부 교수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