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진보성향의 곽노현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법학과·前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가 제18대 서울시 교육감 출마를 알리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박명기·이삼열 후보 경선불참으로 ‘반쪽’ 평가도
진보 진영의 서울시교육감 단일 후보로 곽노현(56·사진) 한국방송통신대 법학과 교수가 선출됐다.
196개 교육·시민운동 단체들로 이뤄진 ‘2010 서울시 민주진보 교육감 범시민추대위원회’는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내부 경선을 실시해 곽 교수를 진보 진영 단일 후보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내부 경선에는 곽 교수 외에 이부영·최홍이 서울시교육위원 등 3명이 참여했으며,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50%, 추대위 참여 단체 활동가들로 구성된 시민공천단 투표 30%, 추대위 운영위원 투표 20%를 합산해 1위 후보를 뽑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곽 교수는 이날 후보 수락 연설에서 “엠비(MB)식 경쟁교육이 아니라 단 한 명도 포기하지 않는 책임교육, 한줄 세우기로 열등감을 내면화하는 점수경쟁 대신 천 줄 세우기로 누구나 자신의 적성과 진로를 개발할 수 있는 개인 맞춤형 교육으로 나아가자”고 말했다.
서울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곽 교수는 1991년부터 방송통신대 법학과 교수로 재직해 왔으며,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지난해에는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추진한 경기도 학생인권조례제정 자문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5일 박명기 서울시교육위원이 경선 시기와 방식 등에 문제를 제기하며 경선 불참 선언을 한 데 이어, 이날 투표 직전 이삼열 전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사무총장까지 불참을 선언해 ‘반쪽짜리 단일화’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전 사무총장은 “경선 시기와 방식이 나한테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해 사퇴했다”며 “공식 후보 등록일(5월13일)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보수 쪽의 단일화 추이를 보면서 다시 한 번 단일화 여부를 논의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 교육위원도 이날 ‘이삼열 후보 사퇴에 대한 입장’을 내 “근본적으로 민주적 공정 경선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하고 추대위를 떠나기로 결정한 것”이라며 “사퇴한 이 후보를 포함해 모든 민주개혁세력의 진정한 후보 단일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추대위 쪽은 “경선 방식은 각 후보들이 합의했던 사항이며, 후보들은 ‘승복 서약서’를 쓰기도 했다”며 “후보 단일화가 된 만큼 추대위 참여 단체들은 민주적인 경선을 통해 선출된 곽 교수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곽 교수 쪽도 “이미 경선을 거쳐 단일 후보를 선출한 마당에, 나중에 또다시 단일화를 추진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설령 단일화를 시도한다고 하더라도 응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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