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영의 국어능력교실
허재영의 국어능력교실 /
[난이도 수준-중2~고1] 93. 우리말에 담긴 뜻
94. 속담의 형성과 기능 ※‘허재영의 국어능력교실’은 이번호를 끝으로 연재를 마감합니다. ※ <보기>의 관점을 고려할 때, 속담의 형성 과정이 다른 것은?
<보기> 속담의 발생은 특정한 역사적 사례에 대한 묘사로부터 형성되는 경우와, 일상으로 자주 발생하는 일반 사례에 대한 묘사로부터 형성되는 경우의 두 가지 경로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심재기, <국어 어휘론 신강>(집문당) ① 뺑덕어멈 외상 빚 걸머지듯: 빚을 잔뜩 걸머지고 헤어나지 못하는 모양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② 송도 말년의 불가사리라: 고려 말에 불가사리라는 괴물이 나타나 못된 짓을 많이 하였으나 죽이지 못하였다는 이야기에서 나온 말로, 몹시 무지하고 못된 짓을 하는 자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③ 평양 황(黃) 고집이다: 옛날 평양에 황가 성을 가진 사람이 일이 있어 서울에 왔다가 친구의 초상을 만나 조문을 가게 되었는데, 이번은 친구의 조문을 하러 온 것이 아니라 하여 급히 평양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올라와 조문을 하였다는 이야기에서 나온 말로, 완고하고 고집 센 사람을 이르는 말.
④ 의주를 가려면서 신날도 안 꼬았다: 큰일을 하려고 하면서도 조금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⑤ 춘향이 집 가리키기: 집이 어디냐고 묻는 이 도령의 질문에 춘향이가 대답한 사설이 까다롭고 복잡했다는 데서, 집을 찾아가는 길이 복잡한 경우를 이르는 말. 속담이나 관용 표현은 민중의 삶과 의식을 반영한다. 이런 말들이 형성될 때, 특정한 역사적 사건이나 이야기가 배경이 되는 경우가 많다. ①은 <심청전>에 등장하는 뺑덕어멈의 성격에서 비롯된 속담이다. ‘뺑덕어멈의 세간하듯’이라는 표현도 자주 쓰인다. ②는 고려 말의 불가사리 설화에서 비롯된 속담이며, ③에도 평양의 ‘황가’로 불리는 고집스러운 노인과 관련된 설화가 있다. ⑤는 <춘향전>에서 파생된 속담이다. 이에 비해 ④는 서울에서 의주까지 거리가 멀기 때문에 만들어진 말이다. 역사적 사건이나 흥미로운 이야기, 또는 문학 작품에서 속담과 관용 표현이 만들어질 수 있으므로, 이런 표현은 시대와 사회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변화될 수 있다.
※ 다음은 지명을 포함한 관용 표현이다. 이러한 관용 표현이 형성될 수 있었던 이유를 잘못 설명한 것은? ① 평안감사도 제 싫으면 그만: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저 싫으면 억지로 시킬 수 없을 때 쓰는 말로, 평안감사라는 직책이 선망의 대상이었을 때 형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② 백두산이 무너지나 동해수가 메어지나: 양쪽의 힘과 기세가 서로 비슷함을 나타낼 때 쓰이는 말로, 백두산이 무너질 리 없고 동해수가 메어질 리 없으므로 형성된 말임을 알 수 있다.
③ 안성맞춤: 요구하거나 생각한 대로 잘된 물건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경기도 안성에 유기를 주문하여 만든 것처럼 잘 들어맞는다는 데서 유래한다.
④ 금강산도 식후경: 아무리 재미있는 일이라도 배가 불러야 흥이 나지 배가 고파서는 아무 일도 할 수 없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금강산의 산수가 빼어나기 때문에 만들어진 말이다.
⑤ 한라산이 금덩어리라도 쓸 놈 없으면 못 쓴다: 아무리 귀중한 재물일지라도 그것을 쓸 줄 아는 사람이 있어야 제 진가를 발휘한다는 말로, 한라산에서 광물이 많이 나기 때문에 형성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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