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첫 조사 결과 ‘문제풀이
서울시내 초등학교 3곳 가운데 1곳이 오는 13~14일 치르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에 대비해 수업 시간에 문제를 푸는 등 수업을 파행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교육청은 8일 서울시내 초·중·고교의 31.7%에 해당하는 401곳을 대상으로 ‘특별 장학’을 벌인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그동안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 교육운동단체들이 개별 학교의 수업 파행 사례를 모아 발표한 적은 있었지만, 교육청이 직접 실태 파악에 나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특별 장학은 곽노현 교육감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200여명의 장학사가 학교를 방문해 교사 1861명과 학생 3701명을 직접 면담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점검 항목은 △교육과정 파행 운영 △문제풀이 수업 △강제 자율학습 △강제 보충수업 △모의고사 실시 등 5가지다.
특별 장학 결과, 이 5가지 항목 가운데 하나라도 적발된 초등학교는 56곳으로 조사 대상 전체 초등학교(149곳)의 37.6%나 됐다. 적발된 학교들은 예·체능 과목 시간에 수학 등 일제고사 과목을 가르치거나, 수업 시간에 정상 수업을 하지 않고 기출문제를 푸는 등 교육과정을 파행 운영했다. 일제고사 대비 모의고사를 통해 답안지 작성 연습을 한 곳도 있었다.
중학교는 조사 대상 151곳 가운데 30곳(19.8%), 고등학교는 101곳 가운데 3곳(2.9%)만 적발돼, 파행이 상대적으로 덜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중·고교생들 가운데는 학업성취도 평가에 대비해 학원에서 ‘일제고사 대비 특별반’을 수강한 사례도 있었다고 시교육청은 밝혔다.
이준순 시교육청 중등교육정책과장은 “앞으로는 파행 수업 사례가 적발되면 해당 학교를 감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교조 충남지부도 이날 ‘일제고사 파행 실태조사 자료’를 공개했다. 자료를 보면, 아산교육청은 장학사들이 관내 모든 초·중학교를 다니며 보충수업을 하는지 확인하는 등 일제고사 대비 문제풀이를 독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산 ㅇ초교와 예산 ㅅ초교 등 10여곳에선 밤 9시까지 학생들에게 야간 학습을 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도내 거의 모든 중학교가 저녁 8~9시까지 보충수업을 실시하고 있다고 충남지부는 밝혔다.
한편 충남도교육청은 ‘노는 토요일’인 10일 일부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을 등교시켜 문제풀이 수업을 하려던 계획이 알려져 학부모 등의 비판을 사자, 해당 학교에 이를 취소하도록 조처했다.
진명선 기자, 대전/전진식 기자torani@hani.co.kr
진명선 기자, 대전/전진식 기자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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