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주도학습은 혼자 하는 공부는 아니다. 오히려 공부를 이끌어가는 힘을 자기 내부에서 찾는 과정을 뜻한다. 시행착오 과정을 통해 자기주도학습력을 결정적으로 높일 수 있는 시기가 여름방학 기간이다. <한겨레> 자료사진
아이가 꿈·목표 세우고 공부하는 이유 깨달아야
알아서 계획 세우고 점검…선행보다 기초학습을
알아서 계획 세우고 점검…선행보다 기초학습을
아이들 스스로 공부하는 힘, 곧 자기주도학습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이 날로 높아진다. 이는 배우는 것만큼이나 아이 스스로 익히는 과정이 함께할 때 비로소 공부가 아이들 것이 될 수 있고,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 입시에서 입학사정관제가 확대되고, 외국어고·과학고·자율고 등에서 입학사정관이 참여하는 ‘자기주도학습전형’이 도입되는 것도 한몫을 한다. 학생을 선발하는 기준이 설익은 지식의 양보다는 아이들 것으로 소화된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힘을 더욱 우선시하는 변화에 학부모들도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방학은 아이들이 스스로 공부하는 힘을 기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학기 중에 시간에 쫓겨 아이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계획하고 실천하는 자기주도학습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방학 때는 이렇게 할 수 있는 기회가 넓어지기 때문이다. 자기주도학습은 거듭된 시행착오 속에서 아이들 것으로 만들어지는데, 방학은 시행착오를 허락할 수 있는 시간 여유가 충분하기도 하다. 또 자기주도학습능력의 기초가 되는 ‘읽고 생각하고 쓰는 힘’ 등을 올릴 수 있는 데 기여하는 독서나 글쓰기 등의 교육을 할 수 있는 시간들도 확보할 수 있다.
자기주도학습의 기초는 자존감이다. 송인섭 숙명여대 교수는 “공부 잘하는 아이로 키우려면 먼저 자존감부터 높여야 한다”고 말한다. 자존감은 목표가 분명하고 그 목표를 성취하려는 의지이기도 한데, 이런 자존감은 곧 성공으로 이끄는 사고방식이기도 하다. 때문에 아이들한테 자기주도학습능력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먼저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아이 스스로 깨닫도록 해야 한다. 무엇이 되고 싶다는 진로의 설계, 진학하고자 하는 고교나 대학 등을 생각할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이다. 윤선생영어교실 국제영어교육연구소의 박희경 선임연구원은 “우선 아이가 자신의 꿈과 목표에 대해 명확한 이미지와 비전을 갖도록 돕는 게 우선이다”라고 강조했다.
자기주도학습은 말 그대로 아이가 학습을 계획하고, 시행하고, 평가하는 과정을 스스로 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이 모든 과정을 아이 혼자 끌어가면서 자기 것으로 만들어 내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학부모들은 방학 때 ‘아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시스템 등의 체계적인 환경’을 제대로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즉, 학원을 고르더라도 자기주도학습을 이끌고 있는지 살펴봐야 할 뿐만 아니라, 스스로 공부해 소화할 수 있도록 익히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이때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다이어리나 플래너 등을 활용해 목표와 계획을 세우고 이 계획대로 실천하는지를 기록하도록 하며 주기적으로 제대로 수행했는지를 평가해 보도록 하는 것이 좋다. 그런데 학부모가 나서 아이들의 학습계획을 일방적으로 세우는 것은 금물이다. 학부모의 기대에 맞지 않더라도 목표는 아이 스스로 눈높이에 맞춰 세우도록 해야 한다.
방학 때는 국어·영어·수학 등 이른바 주요 과목을 중심으로 공부의 목표를 세우게 된다. 그런데 시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선행학습을 하기보다는 기본에 충실하고 이들 과목을 잘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교육 프로그램을 시도해 보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국어는 독서, 수학은 추론이나 논리력, 영어는 의사소통능력 따위를 말한다. 박 선임연구원은 “영어의 경우 방학 때 영어 노출량을 충분히 확보하면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높이게 되고 이는 다른 과목에 대한 자신감으로 확대된다”고 말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당연히 스스로 세운 계획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다. 그럴 때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질책보다 성과가 미흡하더라도 계획대로 한 부분에 대한 칭찬이 우선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박 선임연구원은 “이번 여름방학 동안 아이들 개개인의 학습 유형을 잘 살펴 아이들 스스로 장단기 목표를 세워 실행해 가도록 하고 작은 성공이라도 체험하도록 기회를 준다면 누구나 자기주도학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란 기자 rani@hanedui.com
이란 기자 rani@hanedu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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